환경부, 위원 15명 위촉·1차 회의시민연대 "현장 몰이해… 보이콧"환경부가 '경인아라뱃길 기능재정립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공론화위원회 위원 구성에 인천 사람이 적어 인천의 이해관계를 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환경부는 10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경인아라뱃길 기능재정립 공론화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제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15명의 위원들이 각 분야별로 위촉됐으며 아라뱃길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앞으로의 운영 계획을 논의했다.공론화위원회 구성은 올해 3월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의 1차 개선 권고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국토부는 아라뱃길 기능 재정립을 위해 전문가와 시민대표, 지자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 구성을 권고했다.그러나 위촉된 위원 중 인천 몫은 3명이다. 환경부는 물·환경·생태 분야 5명, 거버넌스 분야 4명, 물류 분야 3명, 관광·레저 분야 3명 등 15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인천에서는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물류 분야에 안승범 인천대학교 교수, 관광·레저 분야에 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 교수가 위촉됐다. 나머지 위원은 국토환경연구소, 문화연대, 환경운동연합, 대학교 소속이다.장정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은 "운하를 만들면서 인천지역사회를 찬반 갈등의 폭풍 속으로 몰아넣더니 이제는 기능재정립을 이유로 똑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방분권 확대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지역을 무시하고 현장에 대한 몰이해를 계속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 시민사회단체연대는 공론화위원회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올해 개통 7년 차를 맞는 경인아라뱃길은 해운물류기능을 상실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아라뱃길 물동량 실적은 378만7천t으로 계획 대비 8.7% 수준에 머물렀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2018-10-15 윤설아
KDI 예측 물동량, 실제와 큰 차이비전문 수공 운영·접근성 부족 등"인천항 두고 왜 경인항을…" 씁쓸경인아라뱃길의 물류기능 실패에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다. 전문가뿐 아니라 인천지역 물류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인천항을 두고 왜 경인항을 가느냐"였다.24일 경인일보가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08년 12월 '경인운하 수요예측 재조사, 타당성 재조사 및 적격성 조사' 보고서를 보면 경인항(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김포터미널)은 인천항 기능분담으로 꾸준히 물류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KDI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2011년 29만4천TEU(1TEU=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1개), 2020년 57만5천TEU, 2030년 93만3천TEU로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 해운항만물류정보센터 통계에서 경인항 컨테이너 실적은 개항 첫 해인 2012년 1만410TEU에 그쳤고, 2016년에는 3만4천464TEU에 불과했다. 그나마 30%는 빈 컨테이너다.경인아라뱃길 개통 이후 해양수산부가 내놓은 '2016~2020 전국항만기본계획'을 보면 경인항의 전망은 더 우울하기만 하다. 해수부의 2020년 컨테이너 예측 물량은 4만6천TEU로 KDI 예측치의 10분의 1도 안되고 모래·자동차·철강은 예측물량이 '제로'다. ┃표 참조경인항이 제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경인운하 사업 초기부터 개통일까지 이어졌다. 2009년 6월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 1천400여 명은 KDI 경제성 분석이 과장됐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이를 기각했다. "KDI가 타당성을 부풀리기 위해 자료를 조작·왜곡했다고 볼만한 사항이 없고,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2003년 경인운하의 경제성 '뻥튀기'를 적발해 사업중단을 지시한 감사원이 6년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경인항 물류기능 실패의 원인은 이미 시작부터 예측됐던 터라 새로운 분석조차 필요 없다는 것이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의 입장이다. 부족한 항만 배후인프라, 가까운 인천항에 비해 경쟁력 부족, 비전문 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의 항만 운영, 주운수로의 낮은 수심과 좁은 폭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실패 요인이 많다.컨테이너 전문 운송선사 흥아해운 이석률 인천지사장은 "항만배후 인프라가 부족한 경인항에는 화주들의 화물을 보관할 영업용 보세창고가 거의 없어 어차피 다른 지역 창고로 가야 하는데 육상운송료가 추가로 부담이 된다"며 "물류업계에서는 처음부터 경인아라뱃길 물류 사업을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인천대학교 경제학과 황성현 교수는 "인천항과 평택항 등은 물류 인프라가 매우 잘 갖춰진 지역이고 도로도 발달해 있어 화주 입장에서는 굳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사업 초기에도 이 같은 부분이 지적됐지만, 경제성 검증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사전에 이를 막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김주엽기자 kmj@kyeongin.com항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개통된 경인아라뱃길. 부족한 항만 배후인프라, 인근 인천항에 비해 경쟁력 부족 등으로 개통 5년 만에 물류기능을 실패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은 물류컨테이너부두의 기능을 상실한 채 중고차 주차장으로 뒤바뀐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7-05-24 김민재·김주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