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6번째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시흥·광명 지구 토지를 발표 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나머지 3기 신도시에서도 발표 직전 토지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현재까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곳은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광명시흥, 과천과천, 안산장상 등으로, 아파트 등의 주택과 달리 정책에 변화가 크게 없는 토지가 특정 시점에 거래가 급증한 것인 만큼 사전 정보 유출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1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11월 인천 계양구의 매매, 증여, 교환, 판결을 포함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336필지로, 당시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 월평균 거래량인 약 87필지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이로 부터 한달뒤인 2018년 12월. 국토교통부는 인천 계양구 동양·박촌·귤현·상야동 333만㎡에 1만7천가구, 3만9천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같은 시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2018년 12월 하남시의 순수토지 거래량은 472필지로, 전달 228필지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남양주는 2017년 12월에 1천321필지가 거래되며 당시 월간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곳은 각각 2018년 12월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고양창릉과 부천대장 또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고양창릉이 있는 고양시 덕양구는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월평균 100~200필지의 거래량을 보이다 5월 들어 300건대로 증가했고, 부천은 2019년 1~2월까지 100필지 안팎의 거래량을 이어가다 3월에 233필지로 뛰었다. 정부는 2019년 5월 2차로 고양창릉지구와 부천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최근 LH 직원 땅 투기 논란이 불거진 광명시흥지구에서도 직전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해당 지구는 지난달 24일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광명시흥지구는 LH 직원들이 땅을 사기 시작한 2017년부터 토지 거래 시작이 들썩였다.광명시 순수토지 거래량은 2016년 893필지로 1천 필지를 밑돌았다가 △2017년 1천36필지 △2018년 1천665필지 △2019년 1천715필지 △2020년 2천520필지로 해마다 증가했다.시흥시는 LH 직원들이 움직인 2017년에 순수토지 거래량 9천243필지 기록하며 역대 최다를 썼다.현재 정부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2013년 12월 이후 토지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부천 대장지구 위치도./부천시 제공
2021-03-10 윤혜경
부동산과 금융 세재 정책을 다루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주요부처와 산하기관 소속 고위공직자 상위 10명의 재산 평균은 3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부동산 재산은 3억원으로, 부동산정책을 수립하는 주요부처 및 산하기관에 재직하거나 몸 담았던 공직자가 국민의 11배에 육박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개한 '부동산정책 수립 고위공직자 부동산 분석' 결과를 보면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의 주요부처 산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07명의 1인당 재산은 신고가액 기준으로 20억원이며 이중 부동산재산은 1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10명은 인당 평균 33억원을 신고했다. 대부분 국토부와 기재부 요직을 거쳤던 인물이다. 1위는 75억원의 부동산재산을 신고한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차지했다. 김 이사장은 국토부 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난 바 있다. 2위에는 부동산재산이 39억2천만원인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이, 3위에는 31억7천만원의 부동산재산을 소유한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10명 중 7명이 전·현직 국토부·기재부 출신이라는 게 경실련 측 설명이다. 고위공직자 107명 중 39명(36%)은 다주택자였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7명에 달했으며, 이중 공기업 사장이 3명이다. 장호현 한국은행 감사(4채)와 최창학 당시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4채),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3채), 김채규 당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3채), 채규하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3채),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3채), 백명기 조달청 차장(3채) 등이다. 다주택자 대부분이 서울 강남과 세종시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세종시 아파트는 공무원 특별분양을 통해 취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주택자가 세종시 특별분양을 받아 다주택자가 됐다면 명백한 특혜에 해당한다.강남4구에 집을 가진 공직자도 많았다. 107명 중 39명이 강남에 집을 가지고 있었고, 39명이 총 42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경실련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에 집권 여당과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매각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차관, 실장, 공기업 사장 등 공직자들은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며 "부동산정책을 다루는 국토부와 기재부, 금융위 등에서는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를 업무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만들어낸 투기 조장대책에 불과한 8·4대책은 당장 철회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자들을 임명하고 근본적인 집값 안정책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국토부와 기재부 산하 공직자 부동산재산 상위 10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6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고위공직자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6일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8-06 윤혜경
"경기도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국 광역과 기초 지자체를 통틀어 최초로 주택을 여러 채 소유한 경기도 고위공직자에게 실거주 외 주택을 모두 처분하도록 권고했다.이 지사는 지난 28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 부동산 주요 대책'을 발표했다.먼저 부동산 정책의 신뢰회복을 위해 그는 "부동산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 부동산정책 결정에 관여하게 되면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면서 "고위공직자는 주거나 업무용 필수부동산 이외 일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협조를 구하고 입법실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법만을 기다릴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도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시군 부단체장, 도 공공기관 등의 상근 임원과 본부장급 이상 간부(경기주택도시공사는 주택정책기관이라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처장급 간부까지 포함)를 대상으로 1주택 초과 주택을 연말까지 처분하도록 했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할 경우에는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내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 전보, 성과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며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는 재임용(임기연장), 승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도청 소속 4급 이상 공직자 332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94명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택 소유자가 69명으로 가장 많았고 3주택 소유자는 16명, 4주택 이상 소유한 공직자와 임원도 9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지사는 이날 소속기관별, 시군 부단체장, 소방재난본부, 공공기관 임원 등 소속 단체별로 다주택자 현황을 일일이 설명하며 정책시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경기도 기본주택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투기수요를 축소하는 방안도 내놨다. 주택의 신규공급만큼 중요한 것이 주택매입수요를 줄이는 것이므로 안정적이고 필요한 수준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매입 대신 임차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장기공공임대형은 역세권 등 가장 좋은 입지에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초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거주 조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건설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한 기존 임대주택과는 차별화된다. 무주택자 누구라도 도심의 역세권에서 30년 이상 안정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게 하도록 원가보전이 가능한 수준의 적정 임대료가 책정될 예정이다. 주택 면적과 품질도 중산층 이상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임대 조건부 분양형은 토지와 주택 소유권을 모두 분양자가 갖는 현행 아파트 분양형식과 달리, 토지소유권을 사업시행자가 보유해 투기 우려가 없고 일반 분양아파트 대비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를 통해 3기 신도시에 시범사업으로 도입하고, 사업성과를 분석한 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또 주택법 등 관련 법률 및 시행령 개정, 용적률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율 인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공이 소유한 채 30년 이상 장기간 임대하고 건축물은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경기도 사회주택' 시범사업도 시작한다.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방안으로 내놓은 지역 화폐형 기본소득(기본소득토지세)은 경제정책이자 복지정책의 방안으로 내놓았다.이 지사는 "우리나라 부동산 불로소득은 GDP의 22%인 346조원에 이른다. 공동의 자산인 토지로부터 생겨난 불로소득 일부나마 조세로 환수해 구성원 모두가 고루 누리게 해야 한다"며 "현재 0.16%에 불과한 토지보유세 실효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0.5% 수준까지 올려도 경기도에서만 6조3천억원의 세수 증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기자회견 후 자신의 SNS를 통해 "부동산 폭등에 따른 자산가치 왜곡과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문제다. 토지의 유한성에 기인한 수요공급 불균형이 주원인이지만,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없애고 도민들께서 안정된 주거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도민 10명 가운데 7명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백지신탁제'에 동의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가 지난 25일 18세 이상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0%는 고위공직자에 대해 실거주 1주택 외 주택소유를 금지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처.부동산 백지신탁제 인식 조사결과 그래프./경기도 제공
2020-07-30 이상훈
청와대가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공직자에게 실거주하지 않는 집은 처분하라는 권고를 내린 가운데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20% 이상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 단독주택 등을 보유한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총 13명으로, 전체(48명)의 27%가 다주택자인 셈이다.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고위공직자 정기재산 변동사항'을 보면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진 48명 중 다주택자는 지난해 같은 조사(18명) 대비 5명 줄어든 13명으로 조사됐다.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채씩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8명에 달했다. 김조원 민정수석을 비롯한 4명은 수도권 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이었다.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지방에만 3주택을 보유했다.노 실장은 배우자 공동명의로 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아파트(67.44㎡) 1채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22.86㎡) 1채 등 아파트를 2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김외숙 인사수석, 김광진 정무비서관, 김애경 해외언론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강성천 산업정책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등 8명이 지방과 수도권에 각각 1주택씩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박진규 비서관의 경우 배우자 공동명의로 된 과천시 내 아파트(124.10㎡·7억6천700만)와 본인 명의의 세종시 어진동 소재 아파트(110.59㎡·4억3천500만원) 외에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오피스텔 1채를 공동명의로 소유했다가 최근 매매를 한 것으로 신고했다. 재산 내역 신고 무렵에 매도계약을 마쳤고, 소유권 이전 절차에 있다고 설명했다.수도권 내 2주택 소유자는 4명이었다.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 등이다.김조원 민정수석은 본인 명의로 8억4천800만원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아파트(84.74㎡) 1채와 배우자 명의로 9억2천만원의 송파구 잠실동 소재 아파트(123.29㎡) 1채를 각각 신고했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본인 명의의 서울 은평구 응암동 소재 다세대주택(84.91㎡·1억8천900만원) 1채와 본인 명의의 구리 교문동 소재 아파트(122.58㎡·4억300만원) 1채를 신고했다. 은평구 다세대 주택의 경우 철거 후 현재 재건축 중이다.이호승 경제수석은 본인 명의로 성남 분당구 정자동 소재 아파트(159.26㎡·6억2천300만원) 1채와 배우자 명의의 분당구 금곡동 소재 아파트(27.50㎡·1억7천만원) 1채를 각각 신고했다.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은 배우자 공동명의로 된 서울 강서구 등촌동 소재 아파트(134.94㎡·6억7천200만원) 1채와 배우자 명의의 등촌동 소재 다른 아파트(37.67㎡·1억8천700만원) 1채를 각각 신고했다.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충북 청주에만 배우자 공동명의로 아파트 2채와 단독주택 1채 등 총 3채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청와대와 총리실, 18개 정부부처, 금융위원회와 그 산하기관, 국립대학 등 소속 공무원 546명 중 총 27명의 다주택 보유 공무원이 작년이나 올해 초 집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강남 3구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2020-03-26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