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무주택자들의 '내 집 장만'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까지는 규제지역 내 6억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과 연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할 때만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가 적용되지만, 내년 1월부터는 비주택 담보대출을 포함해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 40%를 적용한다. 기존 대출이 있었다면 내 집 마련은 더더욱 힘들어지는 셈이다. 아파트 청약은 더욱 만만치 않아졌다. 경쟁률이 치열해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리는 청약은 현재 당첨이 돼도 부담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분양 시행사와 시공사가 중도금 등 대출 알선을 해주지 않는다고 고지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현재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어렵다. 당첨자가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까지 자력으로 만들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잔금대출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지난 19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분양자들의 아파트 미입주 사유 중 34%가 '잔금대출 미확보'였다. 10명 중 3명이 잔금대출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한 것이다. 잔금대출 관련 문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주산연 측은 전망했다. 내년부터는 잔금대출도 차주별 DSR 산정에 포함, 수분양자가 시존 대출이 있다면 잔금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전반적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 그렇다면 무주택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비즈엠은 가장 현실성 있는 내 집 마련 전략법을 듣기 위해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거상 아실 공동대표를 만났다.유거상 대표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소위 '갭 투자'로 불리며 전세 임차인을 둔 매물을 매매하는 주택 매입 방법을 먼저 거론했다. 현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주택 매입 방법이긴 하지만, 당장 자본이 없어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부동산 시장에서 자본이 마련 안 됐을 때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 갭 투자다. 일단 당장 들어가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보유는 할 수 있으니까. 투기 목적이 아닌 실거주를 염두에 뒀을 때도 사용하는 방법이다. 전·월세로 살면서 내 집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자본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임대인(집주인)이 되는 거다. 지금처럼 대출 규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는 대출액도 작고, 상환금도 크다. 그런데 전세를 낀 매물을 사면 이자 나가는 게 없다. 매매값과 전셋값 차이를 이용해서 집을 미리 사두는 것이다. 대출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에 이런 수요가 커지고 있다. 당장 자본이 없어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전세 임차를 끼고 주택을 사는 방법뿐이다."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한 3억원짜리 구축 아파트를 매입한다고 가정해보자. 전세를 끼지 않은 매물을 살 때는 매수자가 주택값 100%를 마련해야 한다. 대출 시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제한되므로, 매수자는 최소 1억8천만원의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 이번엔 동일한 조건이지만 전세 임차인이 거주 중인 아파트 매물을 산다고 예를 들어보자. 이때 전셋값이 2억5천만원 이라면 매수자는 5천만원에 집을 살 수 있다. 소유한 자본이 적어도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그러나 현 정부는 이러한 갭 투자를 막기 위해 거주의무 기간을 두고 있다.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3~5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2~3년의 거주의무 기간이 있다. 때문에 갭 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마련하려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신규 아파트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유 대표는 "그런데 최근에는 갭 투자를 염두에 둔다고 해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본인 자본에 대한 검토를 많이 해야 한다"며 "무조건 사라는 게 아니다. 최종적으로 집을 팔기 전까지는 살고 있는 집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격 요건이 된다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신규택지 사전청약 일정이 있으니 청약을 해보는 방법도 있다"고 다른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이 있는 사업장의 매물을 매입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로또 청약에 당첨되려면 선택을 받아야 하지만, 정비사업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직장인이 대출을 받으면 3억원 정도의 빌라는 살 수 있다. 덤벼볼 수 있는 자본의 구간이다. 분담금은 나중에 대출받으면 된다"며 "정비사업은 분명히 주변 시세 대비 시세차익이 있기에 확실히 안전마진도 확보되고 새 아파트 입주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김포 '북변3구역 주택 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2억7천800만원짜리 매물을 예로 들었다. 해당 빌라의 감정평가 금액은 3천800만원으로, 조합 측은 해당 빌라를 가진 조합원들에게 전용 84㎡ 분양가를 3억8천만원에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빌라의 감정평가 금액은 3천8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분담금은 3억4천만원 가량이다. 즉, 전용 84㎡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데 6억2천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유 대표는 사업지와 인접한 아파트 시세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북변3구역) 주변 '한강메트로자이' 전용 84㎡가 11억원 정도다. 그럼 이 근처에 조성되는 재개발 아파트도 11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훗날 11억원이 될 아파트를 6억2천만원에 사는 것이니까 안전마진이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투자를 하는 게 재개발"이라고 설명했다.그에게 들은 정비사업지 선택 방법은 이렇다. 본인이 거주 중인 지역을 기준으로 현재 진행 중인 정비사업 구역 리스트를 파악한 뒤 교통, 학교, 편의시설 등 입지 분석을 통해 정비사업지를 고른다. 이후 개인 자본 여건에 따라 구역 내 매물을 비교 분석한 뒤 선택하면 된다.유 대표는 "정비사업 구역 중 내가 가진 자본으로 도전해 볼 만한 구역이 있는지, 빌라를 사서 입주권을 받았을 때 추가 분담해야 할 돈이 예산 범위에 합당한지 등을 살펴야 한다. 근데 이렇게 하려면 첫걸음이 구역 파악인데, 이게 쉽지 않다"면서도 "그런데 아실은 지도상에 정비구역 위치는 물론 정비사업 예정지도 표시를 했다. 공공주택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실을 통해 이런 비교를 하고 나면 '아, 어느 구역이 내가 실거주로 들어가기에 괜찮구나'라는 답을 알 수 있다"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재 가장 괜찮게 내 집을 마련하는 수단은 사업장이 잘 돌아가고, 진척이 많이 된 재개발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전경. 2021.5.2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아파트 실거래가 앱 '아실' 공동창업자 유거상 대표. 2021.10.26. /김동현기자kdhit@biz-m.kr유거상 아실 대표가 아실을 통해 보여준 김포시 북변동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구역들. /
2021-11-24 윤혜경
부동산 공부를 갓 시작한 일명 '부린이'도 알고 있는 공식이 있다. 바로 '교통 호재가 집값을 견인한다'는 것.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놓이는 곳의 집값이 꿈틀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통념 때문인지 김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GTX-D 노선이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김포시민의 염원과는 달리 김포에서 부천을 잇는 '김부선'으로 전락해서다. 이미 김포 집값에는 GTX-D 기대감이 반영된 만큼 집값 하락 우려도 쏟아졌다. 김포시민들이 GTX-D 노선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집값을 띄우려는 행위로 간주했다. 하지만 김포시민과 지역 중개사들은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집값이 아니라 불편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낸다는 것. 현재 김포는 인구가 50만명에 육박 하는데, 전철은 김포골드라인이 유일하다. 김포골드라인은 경전철로 일반 중전철보다 작은 데다 2량에 그쳐 출·퇴근 시간 혼잡률이 285%에 달한다. GTX-D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교통문제 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의 절실함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김포시민과 지역 중개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지난 25일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인근에서 만난 윤모(43)씨는 '김포시민에게 GTX-D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생존"이라고 답했다. 10년째 김포에서 거주 중인 윤씨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교통분담금을 걷어 만든 것이 김포골드라인인데, 시민들을 수송하기엔 너무 작다"며 "GTX-D 얘기가 나오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너무 당황스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강남뿐 아니라 안양 등 다른 곳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 다들 새벽 4~5시에 일어나 출근한다"며 "교통이 확충되기는 커녕 계속 소외됐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공인중개사들도 교통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GTX-D 얘기가 나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김포 집값'과 연결이 되는데, 김포 집값이 상승한 배경에는 GTX-D 보다는 '풍선 효과'가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앞서 정부는 2020년 6월 17일 김포, 파주, 연천, 동두천 등 일부를 제외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6·17 대책에서 수도권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일 때 김포가 제외되면서 투자 수요가 몰렸고, 결국 정부는 11월 19일 가격불안이 계속된다며 김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걸포동의 한강메트로자이 공인중개사 최남훈 대표는 "13년 전 오스타파라곤 3.3㎡당 분양가가 1천250만원이었는데, 2017년 분양한 한강메트로자이 분양가가 똑같았다. 10년 동안 가격이 안 올랐다는 얘기"라며 "김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배제된 이후에 잠깐 떴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어 "집으로 투자해 성공을 거둔 것은 1년이 채 안 된다"며 "김포골드라인도 이제 생겼고, 계속된 호재도 그다지 없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그러면서 "인근 파주 인구가 47만명이고 김포가 48만명이다. 파주 등 서울 주변 지역을 보면 GTX로 서울이 연결되지 않은 곳은 김포 뿐이다. 김포시민들이 화를 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양촌읍에서 5년째 중개일을 하고 있다는 진짜부동산 김준경 대표는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본인의 경험담을 사례로 들었다. 강남역에서 오후 7시에 약속이 있어 5시에 광역버스를 탔지만 약속에 늦었다는 얘기었다. 이후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몇 번을 갈아타야 하는 탓에 예상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했다.김 대표는 "향후 GTX-D가 다닐 것이란 기대감에 꾸역꾸역 참고 견디던 시민들인 만큼 실망감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안 지킨 부분들이 너무 많다. 원안대로 빠르게 신속하게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검토되길 바란다"며 "김포시민들에게 GTX는 집값을 올리는 수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김포골드라인 사우역 인근에 붙어있는 현수막. GTX-D 강남 직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1. 5. 2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김포시 걸포동에 소재한 오스타파라곤 아파트 인근에 'GTX-D 원안'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2021. 5. 2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김포시 걸포동에 위치한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전경. 2021.5.2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05-27 윤혜경
비가 부슬부슬 내린 25일 오전 7시 30분 김포골드라인 사우역 2번 출구 앞. 이른 시간인데도 발걸음을 재촉하는 김포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서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걷거나 뛰어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 이도 보인다. 이용객들 다수가 분주해 보였다. 그들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발열 체크를 한 뒤 7시 49분께 개찰구에서 카드를 찍고 김포공항 방면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바로 직전에 만차인 상태로 차량이 출발한 터라 비교적 승강장은 한산했다. 2~3분 뒤 지하철이 도착했다. 배차간격이 짧다고 느끼며 경전철에 몸을 실었다. 탈 때만 하더라도 공간이 있어 보였던 차량 내부는 곧 콩나물시루로 변했다. 객차의 크기가 1호선 등 일반 중전철보다 작은 경전철이고, 2량밖에 되지 않아 앞·뒤는 물론이고 양옆에 사람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중심이라도 잃으면 무조건 옆사람 발을 밟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사람이 꽉 찼다.한 정거장 뒤인 풍무역에 정차했을 때부터는 여기저기서 '악'하는 소리가 났다. 탑승객들이 이미 포화상태인 차량이었지만, 어떻게든 타겠다며 밀고 들어와서다. 안 그래도 좁은 공간이 더욱 비좁아졌다. 몸이 구겨지다시피 움츠러들었다. 민망할 정도로 앞·뒷사람과 밀착됐다. 다음 역인 고촌역까지는 불과 4분 거리지만 승객들 틈바구니에 끼어 하염없이 길게만 느껴졌다.고촌역 문이 열렸지만 내리는 이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반면 여기서도 타는 이가 많았다. 또 한 번 곳곳에서 '악 소리'가 났다. "다음 차 타세요!"라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 '얼마나 몸이 구겨질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무렵 문이 닫혔다.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앞·뒤·양옆 사람과 가까워졌다. 종이 한 장이 들어갈 틈도 없었다. 손에 쥔 휴대폰에서 진동이 느껴졌으나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천장에서 에어컨 바람이 나왔지만, 탑승객들이 내뿜는 열기를 식히진 못했다. 불편한 자세로 6분을 버티자 종점인 김포공항역에 도착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썰물처럼 탑승객들이 빠져나갔다. 사우역에서 김포공항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13분. 13분 만에 온 몸에 진이 빠져버렸다.잠시 넋을 놓고 있었을까. 다음 차가 김포공항역에 당도했다. 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또 다시 쏟아졌다. 2량짜리 경전철에서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이 내리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들은 빠르게 위층으로 사라졌다.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해 사우역으로 돌아갔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28분. 2분 후 다시 김포공항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오전 9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탑승한 영향인지 전보다는 승객이 적었다. 풍무역은 물론 고촌역에서도 탑승객들이 제법 탔지만, 비교적 쾌적하게 느껴졌다. 전과 동일하게 13분 뒤 김포공항역에 도착했다. 김포공항역에서 만난 김포시민 대다수는 해탈한 모습이었다. 서울 마곡지구에서 근무한다는 서모(49)씨는 "오전 7시 45분에 구래역에서 타는데, 최소 한 번은 보내야 탈 수 있다"며 "배차 간격은 괜찮은데, 차량이 2량으로 너무 작다"고 말했다. 이어 "퇴근길에는 무조건 서서 간다"고 덧붙였다. 서씨가 타는 구래역은 기점인 양촌역 기준 두 번째 역이다. 자녀의 집으로 가는 길이라던 한 할머니는 "딸한테 들어보니 다 서울로 출근해 사람이 많아 다 못 탄다고 들었다"며 "그 얘기 듣고 일부러 그 시간은 피한다. 노인들이 그 틈에 껴서 다니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사우역에서 만난 이들도 마찬가지. "항상 사람이 붐벼 일찍 나온다", "1~2대는 보내야 탈 수 있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2019년 9월 개통한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285%에 달한다. 인구 50만명 돌파가 목전인 김포시에서 철도 교통망은 김포골드라인이 유일해서다. 서울을 가려면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나 5호선, 9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지난 17일 장기역에서 김포골드라인을 탑승, 김포공항역에서 환승해 국회의사당까지 출근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날마다 두 번씩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즉석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전화를 걸어 "이 문제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전달하기도 했다.김포시민들은 GTX-D 노선이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김포에서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하는 노선을, 인천은 청라~영종 노선과 검단~김포 노선이 Y자로 만나는 형태를 건의했다.그러나 지난달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 공청회에서 발표된 GTX-D 노선은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한다는 내용이었다. 김포에서 강남까지 직결될 것이라 기대했던 김포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의 실망감은 범시민 서명운동으로 이어졌다.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GTX-D 강남 직결과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온라인 10만3천명, 오프라인 11만3천명 등 21만명의 김포시민이 참여했다. 김포 인구가 48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김포시민 2명 중 1명이 참여한 것이다. GTX-D 강남직결 범시민대책위원회 김천기 공동대표는 "김포의 교통상황은 산골 오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과거에 5호선 연장이나 광역버스에 대한 부분이 한 건이라도 해결됐다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심각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렇다 할 교통망이 없으니까 GTX-D가 더욱 부각됐다"며 "우리는 5호선이 됐든, 2호선이 됐든, 평면 환승이 됐든 다른 전철과 연계될 수 있는, 서울로 갈 수 있는 라인을 원한다"고 강조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인파로 가득한 김포골드라인 내부. 2021.5.25. /이혜린기자leehele@biz-m.kr사람으로 꽉 찬 김포골드라인 내부. 손에서 진동이 느껴졌으나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2021. 5. 25. /이혜린기자leehele@biz-m.kr인파로 가득한 김포골드라인 내부. 2021.5.25. /이혜린기자leehele@biz-m.kr김포골드라인 사우역 인근에 붙어있는 현수막. GTX-D 강남 직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1. 5. 2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05-26 윤혜경
"조정지역으로 묶이면서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지난 25일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김포 지역 집값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그는 "김포 집값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전세난 문제가 컸다"며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과 가까운 김포 집값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가 규제 '풍선효과'로 집값이 무섭게 오른 김포 지역을 최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은 아직 별다른 영향이 없는 모습이다.한국감정원 조사를 보면 김포 집값이 8~10월 3개월간 1.16% 상승했고, 이달 들어서는 2주간 4% 가까이 오르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조사한 결과 김포시 사우동 '풍무푸르지오' 전용면적 84㎡가 이달 18일 7억7천900만원(12층)에 매매됐다. 같은 면적이 두 달 전인 9월만 해도 5억9천800만원(9층)에 거래됐었다.주변에 있는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이달 8억원(22층)에 손바뀜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9월 초 7억원(27층)에 거래됐다. 2개월 사이에 1억원이나 올랐다.올해 9월까지 전용 84㎡ 기준 3억원대 시세가 형성됐던 장기역 주변에 있는 고창마을 '이지더원' 아파트 역시 11월 들어서는 2억원 오른 5억원대에 진입했다. 운양역 역세권 단지인 '운양푸르지오' 전용 84㎡도 이달 초 6억2천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이 9월에는 5억4천만원(7층)에 팔렸다.이처럼 집값 과열 현상이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옮겨붙자 정부는 지난 1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김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는 물론 부동산 전문가들은 규제 지역 지정 이후에도 집값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고촌읍 A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규제 지역 지정 전보다는 문의가 줄고 급매물도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단기간에 집값이 수천만원씩 떨어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수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풍무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대형 교통 호재가 있는 김포 정도의 도시라면 조정지역 지정에도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잠시 가격 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저평가됐던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규제 지역 여파로 거래량 감소는 있겠지만, 집값이 내림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김포가 규제 지역이 되면서 대출 시 6개월 내 실입주를 해야 하고, 양도세와 종부세 부담이 커져 주택 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저금리 부동자금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도 "서울에서 밀려오는 수요도 있고 주택 공급에 대한 시그널이 있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으로 인한 가격 조정은 있겠지만,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로 외지인 가수요가 줄어 거래 위축은 예상되지만, 서울에서 오는 전세난 회피수요도 있어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한편, 김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 원 이하 구간은 50%, 9억 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된다. 또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정부가 경기도 김포시(통진읍·월곶면·하성면·대곶면 제외)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자 이들 지역 아파트의 매물이 쌓이고, 매수 문의도 줄어들며 거래가 관망세로 돌아섰다. 22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김포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난 19일 대비 아파트 매물이 현재 3.7% 증가해 이 기간 경기도에서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0.11.22 /연합뉴스22일 오후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0.11.22 /연합뉴스22일 오후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0.11.22 /연합뉴스
2020-11-26 이상훈
"기존에 팔리지 않았던 매물들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팔겠다던 매물까지 거둬들이는 상황입니다."김포시 운양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6·17 부동산 대책이 호재로 작용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정부가 전날 경기도 대부분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한 가운데 이번에도 규제를 피한 김포, 파주 일대 부동산 시장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용인 처인구 일부, 남양주 일부, 인천 강화와 옹진 등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됐다.부동산 가격 불안 요인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데,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루도 안 돼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김포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과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2차'를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포한강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날 대책 발표 직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했고,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였다"면서 "김포 지역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었는데, 김포가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김포한강신도시가 그동안 저평가돼 있어서 싸게 나온 물건을 잡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분위기면 주말에 관광버스까지 동원한 투어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파주 운정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 부지 근처에 있는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와 전용 60㎡는 전날 각각 4억8천만원, 5억원에 실거래됐다.이는 전용 59㎡가 지난 6일 4억3천500만원(23층), 전용 60㎡가 지난달 30일에 4억5천900만원(11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정부의 전날 대책 발표 후 가격이 4천100만∼4천500만원 상승한 셈이다.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대책 발표 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오늘 아침에도 매도인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물건을 거둬들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강남과의 접근성과 교통 호재를 발판으로 한 판교·광교 신도시에 밀려 2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소외당한 곳"이라면서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김포 운양동의 모습. /강승호기자 kangsh@biz-m.kr파주시 동패동 운정 신도시에 조성 중인 GTX-A 노선 운정역 부지.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
2020-06-18 이상훈
"숲세권, 역세권, 학세권을 모두 갖춘 전원주택형 고급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김포 신도시에서도 가장 미래가치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지요."시원한 한강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 배우 윤상현과 가수 겸 작사가 메이비 부부의 3층짜리 단독주택이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되면서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곳은 한강 조망권과 자연환경 뿐 아니라 교통과 교육, 생활편의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이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오전 윤상현 부부가 사는 김포 운양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만난 방현석 이사는 "오는 7월 김포도시철도가 개통하는 데다 서울과 수도권의 접근성이 뛰어난 교통망을 갖추고 있는가 하면 녹지도 풍부해 최적의 주거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포 운양동의 제1종 일반주거지역(대지) 364㎡ 부지에 지상 2층(다락방) 규모로 지어진 윤상현 부부의 주택은 용적률 80%, 건폐율 50%로, 1층에는 넓은 거실과 주방이, 2층은 삼 남매가 쓸 3개 방이 있고,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음악 작업실이 마련돼 있다. 한강 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락방에는 가족의 힐링 장소로 꾸며져 있어 현재 땅값과 건축비 포함 대략 12억원 정도의 시세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윤상현 부부 집이 방송된 후 반짝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시장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이죠."방 이사는 "윤상현 부부가 사는 운양동 주변 19·28단독 100평 기준 땅값은 입지에 따라 6억5천~7억5천만원이며, 건축비 또한 6~7억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며 "윤상현씨 집은 12억원, 이 집을 공동명의로 반반 지어진 땅콩주택은 6억원 정도면 살 수 있다"고 전했다.전원주택형 고급 단지가 하나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운양동 주변에는 한강뷰와 공원 등 자연환경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가 가까워 도보로 통학할 수 있으며, 김포도시철도(운양역 개통예정)를 이용해 5호선, 9호선,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운양역에서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역까지 20분대 진입 가능하며, 지하철 5·9호선 환승을 통해 여의도·마곡·광화문·강남·홍대 등 서울 주요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한강로와 올림픽대로를 통해 여의도까지 20분대 진입할 수 있고, 광역급행버스 M버스 역시 쉽게 이용할 수 있어 뛰어난 교통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방 이사는 "지난해 말 김포 운양동 1286-7에 전용면적 84㎡(서비스 면적 포함 시 총 사용면적 약 297㎡), 총 104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단지가 가구당 7억6천만원에 분양했는데 모두 완판됐다"며 "갈수록 아파트 못지않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위치한 고급 단지에 대한 투자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5년 내 투자비 대비 두 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운양동 일대는 이처럼 뛰어난 입지적 장점을 기반으로 부동산 거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월 김포 운양동 1xxx 314㎡ 제1종 일반주거지역(대지)이 4억9천455만원에, 운양동 1xx 1천295㎡ 생산녹지지역(답)은 4억원에 실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이듬해 같은 기간에는 운양동 1xxx 381㎡ 대지가 7억2천141만원에, 운양동 1xxx 335㎡ 대지도 5억1천9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3월에는 운양동 1xxx 142㎡ 제1종 일반주거지역(대지)이 2억1천750만원에, 주변 대지 142㎡도 2억1천770만원에 손바뀜됐다.주변 아파트들의 경우는 전용면적에 따라 4~5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올 2월 한강신도시 e편한세상 전용면적 101.9㎡(중층)이 5억2천만원에, 3월에는 전용면적 121.7㎡(중층)가 5억2천만원에 거래됐으며, 같은 기간 풍경마을 한강 한라비발디 전용면적 105.2㎡(저층)이 5억1천500만원, 3월에는 전용면적 105.9㎡(저층)이 4억9천5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방 이사는 "공동주택과 달리 단독주택 단지의 경우 주변에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보안이 취약하단 생각 때문에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 나와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김포 한강신도시 주변이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곳 역시 부동산시장의 미래가치는 좋게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편집/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사진은 배우 윤상현과 가수 겸 작사가 메이비 부부의 집이 위치한 김포 운양동.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사진은 김포 운양동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19-04-16 강승호·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