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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후로 3년간 거지같이 살며 2억을 모았더니 집값이 4억 더 올랐습니다."집을 장만하기 위해 부지런히 돈을 모았으나 최근 집값이 폭등하면서 매입을 꿈꾸던 집은커녕 그보다 못한 주택으로 갈까 고민중인 신혼부부의 사연이 무주택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억을 모았는데 4억이 올랐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신혼부부 A씨에 따르면 이들은 집을 사겠다는 목표 하나로 최근 3년간 2억원을 모았다.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사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장만한 돈이었다. A씨 부부가 목표한 금액은 4억원이다. 결혼 초기비용 2억원과 그간 모은 돈 2억원으로 어렵게 목표를 달성했다. 드디어 '내 집'을 마련한다는 생각에 들떴던 A씨 부부.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었다. 3년 전 4억4천만원대였던 아파트가 현재 8억4천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들 부부가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좇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던 그 3년간 주택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다. A씨는 "수도권 전체적으로 다 이런 상황"이라며 "부지런히 (돈을) 모았는데 더 못한 곳으로 가게 생겼다"고 한탄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3.3㎡당 아파트값은 2017년 1월 2천625만원에서 2020년 1월 4천156만원으로 1천531만원 올랐다.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상승액(344만원)의 4.5배 수준이라고 경실련은 설명했다.문 정부 들어 아파트 공시가격도 대폭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3.3㎡당 공시가격은 3년간 1천842만원에서 2천980만원으로 1천138만원(62%) 올랐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마찬가지다. KB부동산 리브온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경기도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7년 1월 3억2천81만원에서 2020년 10월 4억3천85만원으로 1억1천4만원(34.3%) 올랐다. 실거래가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추정하는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최근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11월 2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0.3으로 지난해 12월 30일(100.2)대비 10.3%p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 탓에 최근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의 신조어) 대출'해서 아파트를 산다는 웃지 못할 말도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 이후 주택값이 상승세가 계속된 것을 학습한 이들이 더 오르기 전에 빚을 내서라도 주택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서울에 있는 집은 하루라도 빨리 영끌해 사는 게 이득", "허리띠 졸라매고 아껴 살아 한푼두푼 모아봤자 살인적인 집값 상승세 못 따라 잡는다" 등 집값 상승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으로 당분간은 집값이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보유억제, 매도억제, 매수억제 정책이 계속되면 수요가 있는 수도권의 공급이 제한되기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서울 내에서도 양극화가 가속화돼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현상이 나타나 강남3구 등 서울 핵심 지역들의 아파트 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6·17대책과 7·10대책 이후 거래 시장의 분위기는 확실히 숨을 고르는 것으로 판단되나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 일부 지역은 최고가 경신 사례가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및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를 받쳐주는 하방 경직성 등이 있어서다. 특히 부동산 투자를 대체할 대체 투자처 부재도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강남권 일부는 거래시장이 숨을 고르지만, 서울 외곽 및 강북은 중저가 매물에 실수요자 유입 등 강남과의 갭 메우기 현상이 동반되며 가격 강보합이 유지되고 있다. 전매규제가 너무 강력해 서울 신축 아파트 유통매물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새 아파트 희소성을 높이고 있다"며 "거개량은 좀 감소하겠으나 집값은 강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전문가들은 '영끌 대출'을 해서 집을 사는 현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서 회장은 "내 집 마련을 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은 자금동원 및 자금상환능력을 고려해 본인에게 맞는 주거입지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격에 얽매여서 외곽지역을 선택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영끌을 하더라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에 분석을 잘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함 랩장은 "집값의 60~70%인 전세금 정도를 소유하고 있고, 지불 가능한 능력 내에서 내 집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최근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기준이 완화되고 민간택지에 생애최초 특별공급물량이 신설된만큼 3040세대는 기존주택 매입보다는 분양시장 검토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 다만, 신혼 및 생애최초 특별공급 자격이 안 되고 가점 수준이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내년 상반기 기존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 한층 무거워진 보유세와 거래세를 회피하려는 매물 출회가 올해보다 내년 상반기에 다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아이클릭아트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서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이렇게 아파트가 많은데 왜 내 집은 없을까?'무주택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생각일 것이다. 특히 아파트가 밀집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최근 청년층의 주거 빈곤 문제가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내 집 장만'을 하려면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7년 가까이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숨만 쉬고 7년여간 돈을 모아야만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1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전국 6만1천170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한 결과다.조사 결과, 생애 최초 주택 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6.9년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1년에서 다소 단축된 수치다. 수도권에서 첫 주택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7.4년이며, 광역시는 7.1년, 도 지역은 6.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인 자가 보유율은 전년보다 0.1%p 오른 61.2%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수도권은 54.2%로 지난해보다 0.1%p 떨어졌다. 광역시도 0.2%p 하락한 62.8%를 기록했으나 도 지역이 71.2%로 전년 대비 0.9%p 올라 전체 자가 보유율 상승을 견인했다.전체 가구의 5.3%(106만 가구)는 국토부 장관이 정하는 '최저 주거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구 기준의 최저 주거 기준은 주거면적 43㎡에 방 3개다.이른바 '지옥고'로 불리는 지하, 반지하, 옥탑방에 거주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1.3%(26만5천가구)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7만6천가구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자가점유율이 늘고 최저주거 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낮아지는 등 주거복지 정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국민의 주거 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주택시장 안정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사진은 최근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인 송도국제도시 6.8공구의 아파트 모습. 조재현기자 jhc@biz-m.kr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기반 강화방안을 발표한 지난달 6일 서울 송파구 한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