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을 꾸미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이 단순히 생활하는 영역을 넘어 나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쾌적성과 심미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구가 강해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시공 견적은 혼란스럽다. 공산품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다. 인테리어 상담을 받을 때마다 모두 견적 가격이 달라 많은 소비자는 본인이 받은 시공견적이 합리적인지 의구심을 품는다.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인테리어 호구 되지 않는 방법'이 공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토탈 인테리어 매장을 20년째 운영 중인 박제민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수원지부장을 만나 최근 트렌드부터 견적과 비용 등 인테리어 전반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비즈엠 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영통지구에서 1997년부터 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제민이다. 4년째 인테리어경영자협회 수원지부장을 맡고 있다. - 요즘 어떤 시공을 가장 많이 하나. 제가 영통지구에서 일하다 보니 영통지구나 주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제가 처음 여기서 일했던 1997년에는 영통 아파트들이 신축이라 인테리어 문의가 없었다. 그러다 입주 8년 정도 지나서부터 공사 문의가 들어왔다. 그때는 도배와 바닥재, 싱크대 정도의 수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도배, 장판, 싱크대, 욕실, 조명등, 샤시, 목공 등 전체를 교체하는 '올수리'가 많다. - 올수리 견적은 어떻게 되나수리에서 가장 큰 부분이 창호다. 창호까지 교체한다고 하면 평균 3.3㎡당 150만원이 소요된다. 전용 84㎡는 6천만원 정도 견적이 든다. 물론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올수리가 아닌 부분 수리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올수리 기간은 보통 1개월 정도가 걸린다. - 가성비 좋게 인테리어 가능하나"1천만원에 인테리어가 가능하냐"고 묻는 고객님들이 있다. 물론 다 가능하다. 예산에서 포인트가 되는 주방과 욕실에 비중을 높게 잡고 나머지를 교체해도 분위기는 바꿀 수 있다. 싱크대도 브랜드와 비브랜드 다 할 수 있다. 주방부터 욕실, 수전 등 교체하는 인테리어 비용은 500만~1천만원이 가장 합리적인 것 같다. - 집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포인트 인테리어를 꼽자면가장 기본적인 게 도배와 바닥이다. 그리고 조명이나 전기 콘센트, 스위치다. 시간이 흐를수록 누렇게 변하는 경우가 많아 도배를 할 때 같이 갈아주는 게 좋다. 그다음에 욕실이나 주방이다. 주방 싱크대를 꼭 교체할 필요가 없다면 상·하부장에 시트지만 발라줘도 분위기가 바뀐다. 수전도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욕실도 타일이 멀쩡하다면 수전이나 양변기, 세면대만 교체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방문도 색감을 주면 집이 더 넓어 보인다. 벽지는 밝은 톤으로 하되 시트지로 방문 색을 바꾸면 공간도 넓어보이고 포인트가 된다. -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는?많은 고객이 '집이 넓어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화이트컬러로 집을 꾸미려고 한다'고 말한다. 근데 제가 봤을 때는 꼭 흰색으로만 시공하지 않아도 집이 넓게 보일 수 있다. 물론 흰색도 좋긴한데 벽지를 그레이나 오크로 시공하면 따뜻한 분위기도 나고 정돈된 느낌도 난다. 요즘은 그레이와 오크 두 가지 컬러를 섞어서 하는 게 트렌드다. - 인테리어 견적, 합리적인지 아는 방법은 요즘은 '오늘의 정보', '집닥' 등 인테리어 중개 역할을 해주는 업체가 많이 생겼다. 3곳에서 견적을 받아보면 어느 정도 평균 단가를 알 수 있다. 비교를 통해 적정한 금액이라고 생각한 곳에 시공을 맡기면 된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박제민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수원지부장. /김동현기자kdhit@biz-m.kr박제민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수원지부장. /김동현기자kdhit@biz-m.kr조명. /김동현기자kdhit@biz-m.kr
2022-01-28 윤혜경
"제가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을 바탕으로 대표를 맡게 됐을 뿐이다. 모든 조합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군포 산본신도시에 이어 특례시로 거듭난 수원시에서도 공동주택리모델링연합회(이하 연합회)가 공식 출범했다. 초대 회장을 맡게 된 이봉철 연합회장(매탄동남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비즈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와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25일 오후 2시 수원시 팔달구에 소재한 수원 화성박물관 1층에서는 연합회 발대식이 진행됐다. 이날 발대식에는 장현국 경기도의회장, 조석환 수원시의회장, 김상회 수원특례시발전연구소장, 이재준 스마트포용도시포럼 상임대표,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 이재훈 수원시 아파트입주자대표협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연합회는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득한 7개 단지와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8개 단지 총 15개 단지로 구성된다. 조합설립을 마친 단지는 신성·신안·쌍용·진흥, 삼성태영아파트, 신나무실주공아파트, 신명동보아파트, 삼천리권선2차아파트, 매탄동남아파트,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등이다. 현재 수원시는 주택의 70% 이상이 공동주택이다. 2025년이 되면 공동주택 중 60~70% 가량이 리모델링 대상 단지가 된다. 입주 30년이 도래한 1기 신도시 못지 않게 아파트 나이가 많다. 이 회장은 "리모델링 추진 중인 단지들은 재산가치 상승이 목적이 아니다.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이 절실한 단지들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서울, 용인, 분당, 산본 등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연합회를 결성해 리모델링 단지별 공동대책방안 내놓고 있다"며 "수원시에서도 시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조합장이 모였다. 리모델링 제도개선, 회원단지 기관협의, 수원시 조례에 명시된 전담부서 부서업무 지원 등 면밀한 검토와 주민 의견 반영 업무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현국 경기도의회장은 "적시적소에 연합회 발대가 이뤄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공동주택 주거비율은 63%에 달한다. 도시로 한정지으면 이보다 많을 것"이라며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된 공동주택 주거환경을 개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정치권에서도 수원시 내에서 리모델링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행정을 펼치겠다는 목소리를 냈다.조석환 수원시의회장은 "2026년이면 수원시 내 80% 아파트가 리모델링 대상 단지가 되는 상황"이라며 "2020년 채명기 의원이 '수원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한 바 있다. 조례에는 리모델링 사업을 시에서 지원하고 리모델링 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업무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으로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와 의견을 나누고 수원시가 재정적·행정적으로 지원할 내용을 담는 등 의회에서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시 제2부시장을 역임한 이재준 상임대표는 "현재 449개 단지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시에서 검토한 바로는 15개 단지가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대폭 규제가 완화돼 15개 단지가 아니라 40~50개 단지는 조기 착수해야 할 대상이라고 검토된다.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이봉철 수원시공동주택 리모델링 연합회 회장. 2022.1.25. /김동현기자kdhit@biz-m.kr성남분당 용인수지 등 1기 신도시 구축아파트에 이어 가까운 수원지역 구축 아파트사이에도 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다. 19일 기준 수원 영통·매탄 지역 14개 아파트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수원 영통지역 구축 아파트 밀집 단지. 2021.7.19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수원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연합회 발족식. 2022.1.25. /김동현기자kdhit@biz-m.kr
2022-01-25 윤혜경
'#인테리어 #홈인테리어 #집꾸미기' 인스타그램이 2021년 12월 간담회에서 발표한 올해의 해시태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인테리어가 과거에는 주방이나 욕실 등 단순히 집을 개조한다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꾸민다는 인식이 강하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60조원 상당. 2020년 시장 규모가 41조4천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44.6%나 성장했다. 인테리어 시장만 놓고 봐도 규모는 꽤 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주거용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13조4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작년 오피스텔 매매거래총액(13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노후 건축물이 늘어나고 쾌적성 향상을 위한 소비자 수요가 꾸준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커진 시장규모 만큼 인테리어 시공비용도 오름세다. 늘어난 수요에 따라 인건비와 자잿값도 덩달아 상승해서다. 아파트 전용면적 84㎡ 기준 '올수리' 가격이 6천만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시공 가격은 해마다 올라가는 추세지만, 견적비용이 적정한지 알기는 쉽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소위 '인테리어 호구 되지 않는 방법'이 공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천차만별인 인테리어 시공가격. 합리적인 가격으로 집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없는 것일까.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박제민 수원지부장은 "1인 가구, 신혼부부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소형주택을 기준이라면 1천만원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한다.먼저 박 지부장은 주택 연식에 따라 시공 범위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했다. 5년 미만의 주택은 도배, 장판, 조명 등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될 것이 많지만, 8년 이상부터 범위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15년 이상이 될 경우에는 도배, 장판, 싱크대, 욕실, 목공, 샤시 등 '올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준공된지 15년이 지나 손볼 곳이 많은 주택을 1천만원에 수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박 지부장은 "인테리어 비용은 꼭 바꿔야 하는 것을 기준으로 예산을 잡아야 한다. 부엌과 욕실이 비중이 크다. 부엌이 멀쩡하다면 시트지를 붙이거나 수전만 바꿔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욕실도 마찬가지다. 타일이 멀쩡한데 욕실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세면기나 수전만 바꿔도 된다"고 설명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재라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올수리를 고려한다면 예산의 절반을 부엌과 욕실에 사용하고, 나머지로 도배와 장판, 조명 등 부자재를 고려하는 게 쉽다고 조언했다. 박 지부장은 주방의 경우 미터(M)당 80만~100만원으로 간편 견적을 낸다고 했다. 신혼부부 가구 등 보통 2인 가구는 길이 2.4M의 싱크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견적을 M당 80만원으로 잡고 싱크대 상·하부장 교체, 벽면 도기타일 교체 시 230만~240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때 가스레인지냐 전기레인지냐에 따라 금액은 소폭 차이가 날 수 있다. 3구 가스레인지는 15만원, 전기레인지는 35만원 정도다. 즉, 주방은 최소 230만원 이상의 예산을 잡아야 하는 셈이다. 욕실 또한 250만원이면 타일부터 바닥, 세면대, 양변기 등 모든 자재를 바꿀 수 있다. 박 지부장은 "공용부분 견적을 낼 때 가로는 2.2M, 깊이는 1.6M를 표준으로 본다. 벽은 4면이 시공되므로 7평, 바닥은 1.5평이라고 견적을 낸다"며 "지금 가장 많이 시공하는 타일은 밝은 비앙코다. 화이트 테라조도 많이 사용한다. 두 타일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화이트 패널은 장당 4만원이다. 색상만 잘 선택해도 호텔 욕실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벽지는 어떤 제품으로 시공을 하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인건비가 차이가 나서다. 보통 많이 시공하는 친환경 실크벽지는 이음새 표시가 덜해 손이 덜가는 반면 일반 벽지는 이음새 티가 많이나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때문에 전자는 도배사 2명이서도 가능하지만, 후자는 4명이 필요하다. 벽지 비용을 절감하려다 되려 인건비가 더 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지부장의 설명이다. 전용 59㎡ 기준 도배 비용은 100만원 선이라고 한다. 장판도 어떤 제품을 고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장판은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두꺼워질수록 비싸고 얇아질수록 저렴해진다. 두께가 2.2mm 정도면 100만원 정도에 시공이 가능하다. 전용 59㎡ 기준으로 도배와 장판 합쳐 200만원으로 예산을 잡으면 되는 셈이다. 나머지 비용은 조명, 문 시트지, 손잡이, 콘센트 등 시공이 필요한 곳에 쓰면 된다. 거실 LED 등 교체는 기본 15만원 이상, 인테리어 조명은 개당 최소 25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화장실이나 방문에 붙이는 시트지는 M당 5천~1만원 수준이다. 시트지 시공이 부담된다면 셀프로도 가능하다.박제민 수원지부장은 "1천만원으로도 벽지 도배, 바닥 장판, LED 조명, 콘센트 스위치, 부엌 가구, 욕실 교체가 가능해 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며 "문 시트지 셀프 시공을 한다면 여기서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은 인테리어 중개 역할을 해주는 플랫폼이 많이 생긴 만큼 3곳 이상에서 견적을 받아보면 평균 단가를 알 수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화장실 인테리어. /김동현기자kdhit@biz-m.kr박제민 한국인테리어경영자협회 수원지부장이 주방 인테리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현기자kdhit@biz-m.kr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주방 상판. /김동현기자kdhit@kyeonginc.om벽지와 장판 책자. 책자를 보고 소비자가 고르면 된다. /김동현기자kdhit@biz-m.kr
2022-01-24 윤혜경
수원시 내 구축 아파트들이 속속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매탄동남아파트가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냈다. 지난해 4월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뒤 1년 4개월 만에 조합설립 인가를 획득한 것이다.10일 수원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영통구 매탄동에 소재한 매탄동남아파트가 지난 4일 수원시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신성·신안·쌍용·진흥, 삼성태영아파트, 신나무실주공아파트, 신명동보아파트, 삼천리권선2차아파트에 이어 수원시에서 6번째로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것이다.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려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설립해 3분의 2 이상의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후 관할 지자체로부터 설립인가를 받는 구조다. 현재 매탄동남아파트의 총 가구 수는 892가구다. 조합을 설립 요건을 충족하려면 67%에 해당하는 소유주들의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곳은 649명이 리모델링주택조합에 가입했다. 동의율 72.76%로 기준치를 넘겼다.1989년에 준공된 매탄동남아파트는 최고 15층, 4개 동, 892가구 규모다.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18%, 216%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조합 측은 수평·별동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3층~최고 15층, 4개 동(별동 6개 신축), 1천2가구 규모로 단지를 탈바꿈할 계획이다. 늘어난 110가구는 일반에 분양해 분담금을 낮춘다.면적도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는 전용 49.98㎡의 단일 면적인데, 리모델링 후에는 26㎡가량이 늘어나 76.10㎡가 될 전망이다. 기존 방 2개, 욕실 1개인 구조를 방 3개, 욕실 2개로 바꾸는 것이 조합과 조합원들의 꿈이다.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 남은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먼저 시공사를 선정하고 1차 안전진단에서 A~C 등급을 받아 통과해야 한다. 이후 도시계획 및 건축심의를 받아야 이주 및 철거, 착공 등에 돌입할 수 있다.조합원인 강모(39)씨는 "이제 시작이다. 1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는데, 빠르게 절차가 진행돼 살기 좋은 동남아파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리모델링 영향으로 해당 단지 가격은 오름세다. 올해 1월 2억4천~2억7천700만원에 매매되다 지난 7월 4억700만원에 실거래됐다. 반년여만에 최대 1억3천만원 오른 것이다. 호가는 4억1천만~4억7천만원 수준이다.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집값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매탄동에 소재한 부동산뉴스 공인중개사무소 김현곤 대표는 "리모델링을 이제 시작하는 단지로, 당분간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량도 많은 편으로 알고 있다"며 "분담금 얘기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은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동남아파트 정문 인근에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 현수막이 붙어있다. 2021.8.10. /강승호기자kangsh@biz-m.kr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동남아파트' 전경.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08-10 윤혜경
준공된 지 15년 이상 된 경기도 아파트들이 속속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재건축 대비 규제가 덜한 데다 사업기간이 짧아서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집값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주효하게 작용하고 있다.국토교통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는 총 62곳에 달한다. 이중 경기도에서 리모델링 추진 중인 아파트가 24곳(38.7%)을 차지한다. 이들 단지는 조합설립이 완료된 단지로,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를 더할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협회는 추산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사례도 있다.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단지는 지난 2월 22일 성남시로부터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탄생한 지 30년이 넘은 1기 신도시에서는 곳곳에서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데,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곳은 한솔마을5단지가 최초다. 1기신도시를 비롯해 경기도 내 준공 15년이 넘은 아파트 단지들이 노후화된 아파트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리모델링을 생소하게 느끼는 이들도 있다. 혹자는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게 리모델링 아니냐"라고 하고, 혹자는 "집을 넓히는 거 아니냐"라고도 한다. 곳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어 생소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이자 한솔마을5단지 설계를 한 이동훈 건축가를 만나 리모델링의 개념부터 리모델링 사업 절차, 이주 및 착공 시 금융적인 부분까지 리모델링의 'AtoZ'를 들어봤다.#비즈엠 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무한종합건축사무소 대표 이동훈이다. 현재 한국리모델링협회에서 리모델링 관련 법령 등을 종합 검토하고 건의하는 정책법규위원장을 맡고 있다.#리모델링의 정의는?포괄적으로 보면 '인테리어'도 리모델링의 범위에 포함되지만, 현재 주민들이 관심 있어 하고 곳곳에서 진행되는 리모델링은 주택법에 명시된 '대수선'과 '증축 행위'다. 쉽게 말하면 수선은 구조물의 해체나 건축 보강, 증설 등 구조를 손대는 행위를, 증축은 면적을 키우거나 층수를 높이는 것이다.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돼 있는데, 학술적으로 콘크리트의 수명을 10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리모델링은 쓸만한 구조물은 100년까지 쓰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골조는 그대로 남기되, 마감재나 설비 등 수명이 다한 부분은 싹 거둬내고 증축을 통해 면적 조정을 하고 기능 확보를 하면서 새로운 마감재, 새로운 설비를 세팅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현행 주택법상 전용면적 85㎡ 미만이면 전용면적의 40%까지, 85㎡ 이상은 30%까지 늘일 수 있다. 가구 수는 기존 가구의 15%까지 늘릴 수 있다.#'재건축' 아닌 '리모델링' 바람이 부는 이유성능개선에 대한 욕구가 크기 때문이다. 건축물은 20~30년이 지나면 표면적으로 노후화가 일어나는데 예전에는 쓸 수 있는 구조물까지 헐어버리는 재건축을 했다. 재건축도 아파트 성능개선의 좋은 방법의 하나지만, 쓸 수 있는 것들은 조기에 철거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다. 환경적인 문제도 있고. 쓸 수 있는 것은 쓰자는 인식이 넓게 퍼지면서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특히 재건축은 안전진단 등급 D(조건부 재건축), E(재건축)를 받아야 추진할 수 있는데, 준공된 지 40년이 지나도 등급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콘크리트의 수명이 100년이다 보니, 구조물에 대한 비중을 많이 두는 특성상 안전진단에서 통과되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소유주들 사이에서 '재건축을 기다리며 불편한 아파트에서 사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인식이 커지게 됐고, 재건축보다는 부족할 수 있지만 당장 성능개선을 할 수 있는 리모델링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주거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리모델링을 추진하려면? 리모델링은 준공된 지 15년이 지나면 추진할 수 있다. 리모델링을 하려면 반드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관리원으로부터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은 구조물을 재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조물이 튼튼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A·B 등급이 나오면 수직증축을, C등급은 증축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다. D나 E등급을 받으면 증축 리모델링은 할 수 없고 재건축을 해야 한다. 리모델링 안전진단은 구조물만 가지고 판단을 하지만 재건축은 마감재, 경제성 등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것이기에 내용은 차이가 있다.#리모델링 절차는?초기에는 행정절자가 단순했지만, 현재는 일반분양, 수직증축 등으로 행정이 복잡해졌다. 우선 리모델링을 하려면 최소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조합설립을 할 수 있다. 조합설립을 하는 게 리모델링의 출발점으로, 3분의 2 동의가 쉽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다.증축리모델링은 조합설립→안전진단→건축심의→도시계획심의→사업계획승인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리모델링은 건축심의가 중요하다. 리모델링의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건축심의라서다. 수평증축만 할 경우에는 허가권자에게 제출해 심의를 받으면 되지만, 수직증축은 심의단계에서 안전성 검토를 해야 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수직증축을 하더라도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검증이 끝나면 건축심의를 열고 진행한다.수직·수평 리모델링 모두 건축심의가 끝나면 도시계획심의, 경관심의 등 관련 심의 5~6개를 진행하는데, 해당 절차가 끝난 후에 리모델링 허가를 접수한다. 이때 가구 수가 30가구 이상 늘어나면 사업계획승인까지 같이 받는다. 이때 수직증축은 안전진단을 다시 한 번 더 거친다.허가가 떨어지면 굴토심의, 구조심의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이주 및 착공에 돌입한다. #증축시 면적은 얼마나 늘어나나. 전용면적 85㎡ 미만은 전용면적의 40%까지, 85㎡ 이상은 전용면적의 30%까지 늘어날 수 있다. 면적이 혼합된 단지의 경우 기존 면적에 늘어날 수 있는 최대 비율을 곱해 합한다. 이것을 총량이라고 하는데, 총량을 배분하는 것은 주민들의 자유다. 전용면적 84㎡를 예로 들면, 40%를 모두 일반분양으로 사용할 수 있고, 40% 모두를 자신의 집 늘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진행하는 단지들을 보면 총량의 20%는 집의 면적을 키우는 데 쓰고 나머지 20%는 일반분양하는데 사용한다. #면적에 따라 분쟁이 있을 것 같은데. 전용 85㎡ 미만과 전용 85㎡ 이상이 섞여있는 단지일 경우 소유주 전체가 면적의 절반을 집의 면적을 키우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을 일반분양으로 내놓는다고 하면 비례가 맞아서 계산이 간단한데, 집을 늘이고 싶다는 욕구는 보통 면적이 작은 평형에서 많다. 가령 85㎡ 미만들이 40% 중 30%는 집을 늘이고 10%만 일반분양에 쓰고, 85㎡ 이상은 30% 중 10%만 집 확장에 쓰고 20%를 일반분양에 사용할 경우 계산에 차이가 발생한다. 수익에 대한 배분은 일반분양에 대한 기여가 커야 수익을 많이 가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집을 넓히고 싶은 소형 면적이 분담금 총액을 많이 내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형 면적도 '3~4베이'가 될 수 있나.리모델링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두 가지 약점이 있다. 칸막이(베이) 변경이 까다롭고 층고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리모델링 아파트의 대부분은 벽식아파트인데, 벽식은 칸막이 변경이 까다롭다. 일부 조정이 가능하지만 평면은 현재 신축 아파트에 비해 자유롭지 못하다. 결론만 말하자면 베이를 증가할 수는 있다. 2베이 3가구를 3베이 2가구로 바꾸는 방법이다. 없어진 가구는 여유공간에 다시 만들면 된다. 대신 동의 규모가 길지 않고 측면에 공간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층고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 지은 아파트들의 층고는 2.6m가 대부분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예전에는 15층 이하 아파트일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가 아니었으나 지금은 모두 설치를 해야 한다. 리모델링은 골조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천장에 스프링클러를 설치, 일부 구간은 층고가 낮아진다. 배관이 지나가는 자리를 만들어야 하다 보니 체감하는 층고는 더욱 낮게 느껴질 수 있다.#리모델링도 재건축처럼 이주비가 나오나.일반적으로 이주비는 소유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LTV가 40%인 경우가 많다. 이 한도로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시공사들은 일부 이주비를 LTV 20% 한도 내에서 지원해주기도 한다.문제는 집을 담보로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에겐 이사가 참 난감한 문제다. 그래서 조합과 시공사가 금융사에 협의해 일종의 TF형태로 돈을 빌려와 한도가 초과된 분들에게 별도로 이주비를 빌려준다. 대신 이자율은 1금융권보다 높다.#분담금은 어떻게 책정되나. 내 집의 면적을 얼마나 키우는지에 따라 다르다. 보통 이렇게 계산하면 된다. 리모델링 후 30평이 된다고 하면, 주차장이나 커뮤니티 시설 등을 포함한 전체 계약면적은 50평 정도가 된다. 공사비가 5평당 5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공사비는 총 2억5천만원이 된다. 여기에 인허가 설계비 등 사업비까지 포함하면 약 3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그러나 이 돈을 전부 분담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분양 수입'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일반분양 15% 허용할 때 검토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분담금이 30%가량 절감된다. 통계에 따른다면 3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더라도 일반분양 수입이 들어온다면 2억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집값이 많이 올라서 삭감률이 조금씩 높아지는 상황이다.#당장 분담금을 부담할 여력이 없다면?'돈이 없는데 리모델링을 어떻게 하냐'라는 분들이 있는데, 금융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해결 가능한 문제다. 5억원 짜리 주택을 리모델링으로 1억5천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리모델링을 했으니 당연히 집의 가치는 상승해 집값이 8~9억원이 된다. 원가가 6억5천만원인데, 리모델링 후에는 8~9억원이 되는 것이다. 이때는 은행에서 옛날 5억원이 아닌 9억원의 가치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입주할 때는 준공된 아파트를 역으로 담보 잡아 대출을 하면 그간의 분담금을 부담할 수 있다. 결국은 금융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지금 당장 돈이 없어도 끌고 갈 수 있다. 물론 돈이 있는 분들은 입주시에 분담금이 얼마가 나왔든 간에 갚으면 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금융을 잘 이용해 다시 집을 근저당으로 해서 빌리면 된다.#리모델링 아파트 매수 시 체크해야 할 포인트조합이 설립돼 있더라도 사업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변수가 많다. 분당 한솔마을5단지도 2009년에 조합이 설립됐는데, 사업계획승인까지는 14년이 걸렸다. 한솔마을5단지처럼 허가가 나면 언제 아파트에 재입주 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장기전이 될 수 있다. 조합 내부에 대한 사항을 보고, 일정상의 큰 문제가 없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업계획승인까지 받은 아파트는 가격이나 미래에 대한 가치 정도만 판단하면 된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1기 신도시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승인을 받은 성남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경인일보DB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 2021.04,22.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동남아파트' 전경. 2021.04.08.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 2021.04,22. /박소연기자parksy@biz-m.kr리모델링 추진 중인 수원시 영통구 벽적골두산·우성·한신아파트. 2021.04.06.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04-23 윤혜경
열풍 분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성공 가능성 '글쎄'전국서 리모델링 성공 사례 고작 16건 불과부동산 전문가들,"내력벽 철거 여부 확정이 관건"최근 경기지역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그동안 성공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한국리모델링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방배동 옛 궁전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국내 최초의 단지 전체 리모델링 시대를 연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한 단지 중 마지막 단계인 입주까지 이뤄진 곳은 도곡동 옛 동신아파트, 청담동 옛 청담두산아파트, 청담청구아파트 등 총 16개 단지로 조사됐다.이중 도내에서 입주까지 한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상당수가 답보 상태이거나 아예 사업이 취소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실제 지난 2010년 당시 총 3천870가구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추진으로 이목을 끌었던 수원 정자동 동신아파트 1~3단지는 리모델링 주택사업 조합 인가를 받아 2012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하지만, 리모델링허가 신청서를 10년 가까이 제출하지 않아 2~3단지는 취소될 예정이며, 1단지의 경우 입주민 동의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취소 처분이 오는 8월까지로 연장됐다.이처럼 수원에서 유일하게 리모델링 주택사업 조합 인가를 받은 곳이었던 동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음을 보여줬다.수원시 관계자는"조합 설립 인가 후 수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조만간 인가를 취소할 예정"이라며 "CM주관사로서 선정된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과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리모델링 사업은 굉장히 필요한 정책이나 신축 아파트보다 사업성이 높지 않고 추가부담금이 커 주민 동의도 받기가 쉽지 않다"며"최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업을 추진하려는 단지들이 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리모델링협회는 사업 성과가 저조한 이유를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전했다.한국리모델링협회 관계자는 "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완공까지 한 단지는 서울에 있으며, 경기 지역에선 한 곳도 없다"며"여전히 재건축과 비교 대상이 되다 보니 인식이 좋지 않아 준공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선 내력벽(건물의 하중을 견디거나 분산하도록 만든 벽) 철거가 허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재개발·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떠오르고 있지만, 대안이 주류가 되기는 쉽지 않다"며 " 가구 간 내력벽 철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사업성 예측이 어려워 건설사의 시공사 입찰도 적극적이지는 않다. 시장 확장성은 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재건축이 어려우니 리모델링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내력벽 철거가 허용되지 않아 평면 설계에 한계가 있어 재건축 만큼 활성화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 결정은 지난 2015년부터 4년 넘게 끌어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애초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올 상반기 중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안정성 관련 용역이 지연돼 하반기로 결정을 연기했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지난 2010년 당시 총 3천870가구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추진으로 이목을 끌었던 수원 정자동 동신아파트의 모습./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5-12 이상훈
준공 15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들 사이에서 재건축·재개발 대안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열풍이 불고 있다. 공사 기간도 짧은 데다가 규제도 덜하기 때문이다. 특히 역세권 노후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소식은 집값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그러나 소유자의 동의를 받기가 어렵고, 사업성도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경기지역에선 리모델링 사업이 성공한 단지가 전무하다. 현황·대안 등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경기도 15년 이상 노후아파트 리모델링 '열풍'인·허가 절차 등 규제 까다롭지 않아 선호리모델링 소식에 집값 1억원 이상 오르기도 경기도 내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구성되는 등 리모델링 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이는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도시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달라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정비구역지정 가능성도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올 초부터 도내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를 살펴보면 수원에선 권선구 '삼천리 2차 아파트'와 영통구 매탄동 '동남아파트', 벽적골 9단지 '삼성·태영아파트', 신나무실 '주공 5단지', '민영 5단지'(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가 추진위를 구성해 활동 중이다.용인에서는 용인 풍덕천동 신정마을 8(현대성우 아파트)·9단지와 동부1차 아파트, 벽산1~5단지 아파트가 추진위를 꾸려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또 죽전동 '죽전 동성 1·2차' 아파트와 '대우넷씨빌' 아파트 3개 단지가 합동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군포에서도 산본역 주변에 있는 우륵주공7단지, 율곡주공3단지, 세종주공6단지 등에서 추진위를 발족하는 등 도내 곳곳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리모델링 사업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안·허가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또 공사 기간이 짧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시행절차는 준공 받은 후 15년 이상 지난 공동주택 입주자·사용자 또는 관리주체가 추진할 시 안전진단과 안정성 검토를 받은 후 건축심의(용적률, 높이 제한, 일조권 등 결정)를 거쳐 리모델링허가를 신청하면 정밀안전진단(수직증축형 리모델링에 한함) 통과 후 착공하면 된다.안전진단에서 B등급 이상이면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해지고 C등급 이상은 수평, 별동 증축이 허용된다.입주자대표회의 등이 추진할 경우에는 가장 먼저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을 지자체로부터 인가받아야 한다.리모델링은 전면 철거 대신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증축(수직·수평)하는 방식이라 용적률이 높아도, 준공 후 15년 이상 된 아파트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최근 1990년대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돼야 하는데 이럴 가능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요즘 분위기를 보면 입주민들보다 시공사에서 먼저 사업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 여기저기서 추진위가 구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대부분이 역세권 아파트인 이들 단지의 리모델링 소식은 집값 상승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1월 3억 후반대 거래되던 삼성태영아파트 전용면적 84㎡가 3월 1억원 가까이 오른 4억9천500만원에 매매됐다.지난해까지 4억원대 거래되던 현대성우아파트 전용면적 59㎡도 올 초 5억원대로 진입하더니 2월에는 5억6천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갱신했다. 또 우륵주공7단지 역시 지난해까지 전용면적 84㎡가 3억 중후반대 형성됐던 시세가 올 2월 4억1천만원에 거래되더니 최근에는 4억8천만원에 실거래됐다.리모델링 사업이 노후 아파트의 집값 상승에 견인차 구실을 한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용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재건축·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아파트가 주차 문제나 시설 개선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리모델링 뿐"이라며 "리모델링 움직임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투자자가 몰리면서 자연스레 집값도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수원 영통구 매탄동 '동남아파트'에 '동남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출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영통 벽적골 9단지 '삼성·태영' 아파트 단지 내 부착된 리모델링 추진위 현수막.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수원 영통 신나무실 5단지에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공식 출범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5-12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