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용인 등지에서 위장전입을 부추기는 '빌라 스와핑'이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수법 외에도 '업계약' 등 부동산 불법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빌라를 0원으로 매입하는 신종수법 빌라 스와핑 외에도 광주와 용인 등지에서는 업계약 체결과 신용대출을 통한 무입주금 빌라 매매 또한 성행하고 있다.이는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적음에도 불구, 저렴한 가격을 미끼로 한 신축 빌라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비즈엠 취재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지난달까지 광주와 용인 지역에서 사용승인(준공)된 다세대주택(빌라 등)은 각각 2천232동, 748동으로 조사됐다. 보통 4층짜리 빌라 한 동에 8가구가 거주한다고 하면 광주는 1만7천856가구, 용인의 경우 5천894가구에 달하는 수치다.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감가상각이 빨리 진행돼 집값이 떨어질 수 있어 건축주 입장에서는 빠른 처분이 절실하다.이렇다 보니 업계약 등 각종 불법을 동원한 신축 빌라 분양이 만연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신축 빌라 분양을 전문으로 하는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실제 입주금 따로 없이 대출만으로 살 수 있는 매물만 중개해드린다"며 "매수자 신용등급에 따라 주택 담보 대출 100%로 살 수도 있고, 등급이 낮으면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대출을 받거나 전세 자금 대출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불법이지만, 가능하다. 대출은 1금융권(금리 2~3%대) 상품으로만 진행해 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현재 신축 빌라 분양업계에서 돈 한 푼 없이 무주택자 신세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수법은 이랬다.만약 1억원 대 신축 빌라의 경우 실제로 거래할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해서 전액 주택 담보 대출로 매매를 진행하는 방법이다.이른바 업계약으로, 실제 매매가격보다 높게 계약서를 작성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를 최대한 많이 받는 방식이다. 다만 최근에는 세금 부담으로 건축주들이 기피하고 있다.그다음은 빌라의 감정가를 높게 받아 주담대를 높이는 편법이 등장했다. 이 경우는 빌라의 가치와 함께 교통·학군 등도 고려되다 보니 모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례별로 다를 수 있다.최근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무입주 매매는 주담대와 함께 신용대출을 받는 불법이다. 이 역시 매수자의 신용도에 따라 신용대출 금액과 금리 부담이 달라진다. 이런 수법을 총 동원해도 대출이 불가피한 경우 최후 보루인 빌라 스와핑이 등장한다. 이처럼 법의 사각지대 속에 신축 빌라 분양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을 일일이 다녀야 적발할 수 있다 보니 인력난 등으로 단속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실제 신축 빌라 분양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광주와 용인의 최근 10년간 업계약 등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적발 건수를 확인한 결과 각각 총 1천59건, 1천959건에 불과했다. 1년에 100~160여건 정도 단속한 것인데, 이마저도 시민 신고를 받은 다음 조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무입주금 매매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불법이 동원되는 건 사실이지만, 단속이 없어 적발될 일은 거의 없다"면서 "지자체는 물론 돈을 빌려주는 은행에서도 서류상 문제가 없다면 위장 전입에 대한 조사를 따로 하지 않는다. 무입주금 빌라 분양이 성행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털어놨다.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전입 신고에 대해선 서류상으로만 확인할 뿐 현장을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국토부에서 일정 기준을 정해 의심 되는 사례를 적발하면 지자체에서 사실 확인 등을 통해서 적발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용인에 분양 중인 한 신축 빌라의 모습.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6-24 이상훈
정부가 지난해부터 투기수요를 잠재우고 부동산 안정화를 이루겠다며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는 문재인 정부의 22번째 대책이 발표됐다. 이런 가운데 용인·광주 등 규제가 덜한 수도권 일대에서 '무입주금' 신축 빌라 분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입주금 0원으로 빌라를 매입하는 신종수법 '빌라 스와핑'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돈 한 푼 없이도 신축 빌라를 살 수 있다고 해 알아봤더니 위장 전입을 해야 하네요."용인, 광주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무입주금 신축 빌라 분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무입주금이란 입주금(계약금, 보증금 등) 한 푼 없이 주택 담보 대출(주담대)과 전세 자금 대출 등을 통해 빌라를 매입할 수 있는 조건이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과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는 '신축 빌라 분양 실입주금 0원'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현수막에 적힌 연락처로 분양 상담을 의뢰하자 10분도 채 되지 않아 공인중개사를 만날 수 있었다. 광주와 용일 일대 신축 빌라 분양을 전문으로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무입주금이 가능한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업계약'을 통해 주택 담보 대출(주담대)을 100% 받거나 주담대와 신용대출, 아니면 주담대와 전세 자금 대출을 동시에 실행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 중개한 신축 빌라를 보신 후 괜찮으시면 상담을 도와드리겠다"며 현장으로 안내했다.분양가 1억원 대 매물을 거래할 경우 주로 이용되는 업계약은 실제로 거래할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해서 분양가 100%를 주담대로 받아 매매를 진행하는 방법이다.광주시 문형리에 분양 중인 C 빌라는 전용면적 60㎡, 지상 4층, 2개 동, 15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2층과 4층이 분양가 2억1천500만원에 무입주금 매물로 나와 있었다.A씨는 "얼마 전 무입주금을 원하는 손님들이 왔는데 신용등급이 6~7등급이어서 분양가 2억1천500만원을 주담대(65%)와 전세 자금 대출(35%)로 진행하기로 해 계약했다"며 "업계약도 가능하지만, 이자가 저렴해서 전세 대출까지 이용하는 분들이 느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빌라 매수 시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동시에 실행해 100% 무입주금을 맞추는 이른바 '빌라 스와핑'은 위장전입을 통해 전세 대출을 교환하는 방식이다.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각자 매수할 집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고, 서로의 집에 교차로 전세 계약을 맺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는 것이다.위장전입 부분을 걱정하는 모습을 내비치자 그는 "계약서만 쓰면 법무사가 1금융권에서 대출이 나올 때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며 "전세 대출을 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해야 하는데 단속이 거의 없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 전세 대출을 받아 떼일 염려도 없다"고 안심시켰다.용인 처인구에 있는 신축 빌라 분양 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현장에 도착하자 건축주 대신 분양을 담당하는 분양업체 실장이 반갑게 맞이했다.전대리 일대에 지상 6층, 8개 동, 64가구 규모로 지어진 이 빌라는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정확한 대출 가능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다.하지만 분양가 2억2천500만원 전액을 대출로 매매할 수 있어 분양 시작 한 달 만에 4가구를 제외한 전 가구가 계약을 마쳤다.실장은 "D동과 E동 4층이 계약 가능한 매물인데 비슷한 조건인 매수자가 대기 중이어서 결정만 하면 바로 매매할 수 있다"면서 "위치도 좋고 무입주금 빌라라 문의도 많아 이번 주 내로 분양이 끝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들 지역에서 만난 다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신축 빌라 분양이 많아지면서 빌라 스와핑을 전문적으로 하는 중개사들이 생겨났다"며 "광주와 용인 처인구 등지에만 십여 곳이 넘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용인, 광주 등지에 '무입주금' 신축 빌라 분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빌라 스와핑' 구조 그래픽./비즈엠DB
2020-06-24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