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수원~인천 복선전철(수인선) 전 구간이 완전 개통을 앞둔 가운데 역 주변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에 수억원대 프리미엄이 붙는 등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다.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기획부동산 움직임이 감지되는가 하면, 개통 호재에 따른 시장 반응도 미미해 상반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수원 오목천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얼마 전 수인선 역세권 아파트인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 조합원 입주권에 피 4억원이 붙어 거래됐다"며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는 꾸준한데 워낙 조합원 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수원 권선구 오목천동 482의 2 일대 총 93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의 조합원 물량은 142가구뿐이다. 이날 현재 기준 조합원 입주권 시세를 보면 전용면적 59㎡는 2억~2억5천만원, 전용 84㎡의 경우 3억5천만~4억원에 프리미엄이 붙었다.지난해 6월 시세가 2억원대 머물렀던 오목천역 주변에 10년 이상 된 단지들 역시 1억2천만~2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올해 3월 '오목천동청구2차' 전용 84㎡가 지난해 같은 기간(2억3천만원)보다 2억원 이상 오른 4억3천300만원에 매매됐다. 작년 7월 2억9천만원에 거래된 '남광하우스토리' 전용 84㎡도 지난달 1억2천500만원 오른 4억1천500만원에 손바뀜했다.그는 "아파트값뿐 아니라 단독주택 가격도 2배 이상 올랐지만, 수인선 개통 후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 속에 관망세로 접어들었다"며 "주변에 1만 가구 미니신도시급 도시개발사업인 효행지구까지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오목천역 일대는 날아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지난 1995년 협궤노선 폐선으로 단절됐던 수원과 인천을 25년 만에 철도로 다시 연결하는 수인선의 3단계 구간 완전 개통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역세권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사업비 9천500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20㎞를 잇는 해당 구간은 수원·고색·오목천(봉담)·어천·야목·사리·한대 앞 역을 지난다. 이 중 수원역과 고색역, 오목천역은 수원시에, 어천역과 야목역은 화성시, 사리역과 한대앞역은 안산시에 각각 속한다.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 합동점검을 완료하고 올 초부터 개통 전 종합시험운행 첫 단계인 사전점검에 착수했으며, 현재 시설물검증과 영업 시 운전을 진행 중이다. 수인선 개통 호재는 집값은 물론 개발제한구역 내 땅값도 춤추게 하고 있다. 역 주변에 아파트가 없는 어천역 일대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어천역 조성 소문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조금씩 오르더니 올해는 개통 소식에 작년보다 무려 20% 이상 급등했다"며 "그린벨트라 사실상 개발이 어렵지만, 인천발 KTX 직결사업과 어천지구 개발사업 등 대형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어 거래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인천발 KTX 사업은 총 사업비 3천936억원을 들여 수인선 송도역~초지역~어천역 34.9㎞ 구간에 6.3㎞ 노선을 새로 더해 경부고속철도와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어천지구는 화성 매송면 숙곡리, 어천리 일대 74만4천㎡에 공동주택 등을 조성하는 택지개발사업이다.어천역 주변 3.3㎡당 땅값의 경우 임야는 10만~50만원에, 농지는 60만~100만원, 1종 주거지역 대지는 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숙곡리와 어천리 등지의 토지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달 50건 이상씩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월별로 보면 지난 1월 어천리 산 5x 일원 임야 463㎡가 6천500만원에 매매되는 등 61건이, 2월에는 숙곡리 산 5x 일원 임야 99㎡가 2천40만원에 팔리는 등 62건, 3월 숙곡리 1xxx 답 244㎡(7천252만원) 등 54건, 4월 야목리 산 7x 임야 165㎡(3천218만원) 등 58건, 5월 야목리 산 4x 임야 165㎡(4천150만원) 등 74건, 지난달에도 숙곡리 산 4x 임야(5천146만원) 등 총 97건에 달하는 거래가 진행됐다. 특이한 점은 전체 거래 중 80% 이상이 기획부동산의 사기수법으로 주로 이용되는 지분거래였다.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린벨트 임야를 매매하는 이들은 기획부동산이 대부분"이라며 "어천역 일대에도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개발 호재를 미끼로 과장 광고해 싼값에 산 땅을 공유지분으로 비싸게 파는데 산에 있는 나무 하나도 맘대로 뽑을 수 없는 게 그린벨트"라고 주의를 당부했다.이들 지역과 달리 수인선의 마지막 구간인 한대 앞 역 주변은 6·17 부동산 대책 여파가 지속되는 모양새다.안산 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역을 도보로 누릴 수 있는 아파트가 '늘푸른금강아파트'와 '푸른마을 2·3·4·5단지'인데 전용 84㎡ 기준으로 실거래가는 3억 후반대이며, 호가는 4억원 초반까지 형성돼 있다"며 "이는 대책 발표 전 외지 투자자들이 현장 투어를 다니며 끌어 올린 시세다. 몇 년 전 시세인데 지금은 거래는커녕 문의도 뜸하다"고 씁쓸해했다.이어 "주변 단지들이 구축 아파트인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수인선 개통 시기가 여러 차례 늦춰지면서 호재가 시장에 반영되지 않아 크게 오른 단지는 없는 것 같다"며 "다만 개통 후 눈앞에 지하철이 다니면 시장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종합시험운행과 시설물 점검 등이 별 탈 없이 끝나면 오는 9월 12일 마지막 3단계인 수원~한대 앞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수인선은 단계별로 추진됐다.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2012년 6월), 2단계 송도~인천 구간(2016년 2월)이 우선 개통한 바 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수원~인천 복선전철(수인선) 노선도.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오는 9월 수인선 전 구간이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오목천역 주변 역세권 단지./이상훈기자 sh2018@biz-m.kr오는 9월 수인선 전 구간이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어천역의 모습./이상훈기자 sh2018@biz-m.kr인천발KTX 직결사업 전체 노선도./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수인선 한대 앞 역 역세권 단지인 안산 사동의 '늘푸른아파트'./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7-27 이상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둔 올해 상반기 아파트 청약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20일 직방이 한국감정원 청약결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아파트 청약시장 분석결과를 보면 1순위 청약경쟁률은 전국 27.7대 1, 수도권 34.5대 1, 지방 19.9대 1로 집계됐다.특히 수도권의 경쟁률이 눈에 띈다. 2019년 하반기 경쟁률인 16.6대 1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이중 서울은 44.2대 1을 기록한 지난해 하반기보다 2배 가까이 오른 75.6대 1로 조사됐다.1순위 청약미달률 역시 지표가 개선됐다. 1순위 청약미달률은 2020년 상반기 전국 9.5%, 수도권 6%, 지방 13.5%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전기 대비 13.4%p, 11%p씩 낮아졌다. 특히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서울, 인천, 대전은 1순위 청약미달률 0%를 기록하며 청약열기를 반영했다.청약가점 커트라인이라 할 수 있는 평균 최저가점은 낮아졌다. 전국 47.1점(2019년 하반기 49.8점), 수도권 48.8점(2019년 하반기 51.5점), 지방 44.4점(2019년 하반기 47.6점)으로 조사됐다. 분양 단지에 따라 당첨 가점선이 다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월과 5월에 '매교역푸르지오SKVIEW'와 '흑석리버파크자이'에서 청약가점 만점자(84점)가 나오기도 했으나, 부산(최저 7점)과 경기(최저 8점)에서는 한 자릿수 가점의 당첨사례도 있었다. 입지 등 여건이 좋고 인기가 많았던 단지에는 가점이 높은 신청자가 몰리면서 단지별로도 양극화가 나타났다.2020년 상반기에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을 보인 아파트는 부평역한라비발디트레비앙(인천 부평구 부평동)으로 251.9대 1을 기록했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며, GTX-B노선 신설계획 및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로 인해 관심이 높았다.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쌍용더플래티넘거제아시아드(부산 연제구 거제동)가 230.7대 1,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부산 해운대구 중동)가 226.5대1로 2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은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공공분양 아파트인 과천제이드자이(경기 과천시 갈현동)가 193.6대 1을 기록했고, 역세권 입지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인 분양가로 공급된 동탄역헤리엇(경기 화성시 오산동)이 149.5대 1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청약결과를 보였다.연초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청약시스템이 이관하면서 1월에는 분양이 진행되지 못했고 그 이후로도 코로나19로 인해 아파트 분양물량이 많지 않았지만 청약시장은 뜨거웠다. 수요자들의 신축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로 인해 로또 청약으로 불리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7월 말 예정돼 있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수요도 상반기 분양시장 열기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은 분양가가 저렴한 반면 최대 10년의 전매제한 뿐만 아니라 최대 5년의 거주의무기간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수요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조건이다.직방 관계자는 "분상제 시행 이후,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는 중도금대출이 불가능해 자금여력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분양가 인하로 인해 허들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입지 등 여건이 좋고 인기 있는 사업장에 청약수요가 쏠리는 양극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권역별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 추이. /직방 제공
2020-07-20 윤혜경
앞으로는 국민주택이 아닌 민영주택도 분양물량의 7~15%를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할당해야 한다.국토교통부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영주택 생애최초 특별공급 시행 및 국민주택 공급 비율 25%로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민영주택에도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시행하기로 했다. 특별공급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을 위해 물량을 떼어내 공급하는 제도다.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아파트를 제외한 전용면적 85㎡ 이하에 적용된다. 그간 민영주택은 기관추천, 다자녀, 노부모, 신혼 특별공급은 있었지만 생애최초에 대한 물량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공공택지에서는 15%, 민간택지에서는 7%를 배정해야 한다. 국민주택에서는 기존 20%에서 25%로 비율을 높인다.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완화된다. 국민주택의 경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를 유지하되, 민영주택은 130% 이하까지 확대된다. 도시근로자 2·3·4인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130%는 469만원, 731만원, 809만원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 대해 분양가 6억원 이상 주택에 한정,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30%까지 완화한다. 맞벌이는 140%까지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을 기존 9천가구에서 3만가구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 이전부터 추진되던 공공택지에도 사전청약제를 적용해 2021년 사전청약물량을 3만호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국토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 등 수도권에 추가 중소규모 택지를 발굴한다.기존 택지에선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재건축을 활성화하고자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공공재건축'도 추진한다.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 규제 개선에도 착수할 계획이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10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7-10 윤혜경
정부가 이달 13일부터 서민·실수요자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출 규제를 10%포인트 우대 적용한다. 또 생애 최초 특별공급 비율을 확대하고, 신혼부부의 소득기준을 완화하는 등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보완대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22번째 부동산 대책이다.우선 정부는 서민·실수요자에 대해서는 규제지역의 LTV와 DTI를 10%포인트 우대한다. 소득기준은 부부합산 연 소득 8천만원 이하,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경우는 9천만원 이하로 완화됐다. 해당 기준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 일괄 적용된다.또 잔금대출 규제 경과조치도 보완했다. 지난 6·17 대책으로 규제지역 지정·변경 전까지 입주자 모집이 공고된 사업장의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전 대출 규제를 적용한다.다주택자는 규제지역 지정·변경 전까지 대출받은 범위 내에서만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서민·실수요자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생애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감면한다.현재 신혼부부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 시 취득세 감면혜택을 연령·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확대 적용한다. 취득세의 경우 1억5천만원 이하는 100% 감면하고, 1억5천만원 초과~3억원(수도권 4억원)이하의 경우 50% 감면한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의 소득기준도 완화했다. 공공분양 소득요건으로 분양가 6억원 이상 신혼희망타운에 대해서는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 130%(맞벌이 140%)까지 확대한다. 분양가 6억원 이상 민영주택에 대해서는 최대 130%(맞벌이 140%)까지 소득 기준 완화한다이와 함께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생애 최초 특별공급 적용 대상주택 범위와 공급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국민주택 공급은 기존 20에서 25%까지 확대하고,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중 공공택지는 분양물량의 15%, 민간택지는 7%를 배정한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의 소득 기준은 국민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 유지하되 민영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 이하까지 확대한다.청년층 포함한 전·월세 대출지원도 강화한다. 전세의 경우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버팀목 대출금리는 1.8~2.4%→1.5~2.1%로 0.3%포인트 인하한다. 보증금은 7천만원→1억원, 지원한도는 5천만원에서 7천만원으로 확대한다. 일반 버팀목 대출 금리도 2.1~2.7%에서 1.8~2.4%로 0.3%포인트 인하한다. 월세는 청년 전용 보증부 월세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보증금의 경우 1.3%, 월세 1.0%로 세율을 적용한다. 일반 월세 대출 금리도 0.5% 포인트 내려 1.0~2.0%로 잡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6.17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불안 우려가 가시지 않은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 "가장 확실한 것 중 하나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실수요자 보호,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이라는 3대 기조는 초지일관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견지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주택담보대출 창구. /연합뉴스DB10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7-10 이상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2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을 6%대 이상으로 대폭 인상해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수준의 과세와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던 세제혜택이 축소되는 방안이 담겼다.10일 오전 11시 30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이번 대책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제 대책이다. 여당 내에서 "다주택 자체가 고통스럽게 느껴질 만큼의 중과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만큼 종부세 최고세율 두배 수준 인상, 양도세율 중과 등의 과세를 통해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취지다.당정은 주택 매입 후 단기간에 매도하는 경우는 투기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세율을 올리기로 했다. 현행 1년 미만 보유 주택 양도세율은 보유한 주택 수에 관계없이 40%지만, 앞으로는 70%로 인상된다.예를 들어 양도차익이 5억원이라면 기존에는 세금으로 2억원을 냈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3억5천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1년 이상~2년 미만 주택을 매도할 때의 양도세는 현행 6~42%에서 60%로 올린다.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양도세율도 함께 오른다. 1년 미만은 기존 50%에서 60%로, 1~2년은 40%에서 50%로 인상한다.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규정도 강화된다. 현행 양도세율에서는 2주택자와 3주택자에게 각각 10%p, 20%p를 중과하는데, 이를 20%p, 30%p로 올린다는 방침이다.3주택 이상자에게 적용하는 종부세 중과세율도 최고 6%로 오른다. 지난 12·16 대책으로 추진됐던 4%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현행 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인 과세표준은 0.6~3.2%이지만 이를 구간별로 1.2~6.0%의 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1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5~2.7%로 기존을 유지하기로 했다.논란이 된 임대아파트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도 개편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 시 취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중과·종부세 합산 과세 면제 등의 혜택을 준 것이 다주택자 절세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판단해서다.이에 따라 아파트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혜택은 폐지하되, 빌라·다가구주택 등의 임대사업은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임대사업자는 투기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1주택자와 무주택자에게는 세 부담 완화와 함께 생애 최초 주택구입 지원 강화, 서민·실수요자 소득요건 완화, 청년층 포함 전·월세 대출지원 강화 등의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더불어 이미 발표된 수도권 주택 공급에 근본적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신속히 마련,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당정은 이날 발표된 부동산 대책 중 세법개정안을 7월 임시국회 내 처리할 방침이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과 삼성동 일대. /연합뉴스10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7-10 윤혜경
투기세력을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대중들은 하반기 주택 매매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달 12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직방 앱 접속자 4천9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거주지역의 주택시장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절반에 달하는 1천748명(42.7%)이 '상승'할 것으로 응답했다.수도권 거주자 상당수는 거주지의 주택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42.6%, 44.3%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락 전망은 36.9%, 36.3% 수준이었다.반면 인천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절반에 가까운 43.1%가 하락을 전망했다.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36.5%다.광역시는 40.9%가 상승, 37.7%가 하락을 예상했다. 지방은 45%가 상승, 39.6%가 하락을 전망했다.설문 조사 중 21번째 부동산 규제인 6·17 대책이 발표됐다. 올해 들어 8번째 규제다.대책 전후 전체 응답자의 답변 차이는 없었지만, 지역별로는 응답의 차이가 있었다. 서울과 경기는 상승 전망이 감소한 반면 인천과 광역시, 지방은 상승할 것이란 비율이 늘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상승 전망이 높아졌단 분석이다.주택보유 여부에 따라서도 주택 매매시장을 바라보는 견해가 달랐다. 유주택자는 49.7%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무주택자 49.1%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하반기 매매시장이 상승할 것이라 전망한 1천748명 중 34.9%는 상승 이유로 '저금리 기조로 부동자금 유입'을 꼽았다. 이어 '교통·정비사업 등 개발호재(14.6%)', '선도지역, 단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동반 상승(12.8%), '신규 공급물량 부족(11.4%)' 순이었다.매매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이었다. 하락 응답자 1천541명 중 35%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으로 주택 매매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이어 '부동산 대출 규제(27.4%)',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고 생각돼서(13.7%)'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직방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완화 종료 등 달라지는 정책이 많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여유 자금 유입이 계속될 전망이다"면서 "다만 6·17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주택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 주택시장의 방향성은 유동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17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연천 등 일부 접경 지역을 제외한 경기, 인천 모든 지역과 대전, 청주를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으며 수원, 성남 수정, 안양, 안산 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남동·서구, 대전 동·중·서·유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사진은 수원시내 아파트 숲.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6·17대책 전후 하반기 주택시장 매매 전망 지역별 응답 비교. /직방 제공
2020-07-01 윤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