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부동산 중개수수료'  (검색결과   12건)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들은 왜 문을 닫았을까

"사장님, 문이 다 닫혔네요? 옆 들도 다 닫았네. 들 단체로 야유회라도 간 거에요?" 지난달 29일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 소재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동문 인근. 줄줄이 문 닫은 중개업소를 본 입주민이 한 공인중개사 대표에게 전화를 걸며 한 말이다. 입주민의 말처럼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단지 내 상가에서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해오던 중개업소들은 모두 간판불을 끈 상태였다.단지 내 중개업소들이 단체로 야유회라도 간 것처럼 한날한시에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밖 공인중개사들은 그 이유가 '불시 조사'에 있다고 전했다. 고등동의 한 대표 공인중개사는 "얼마 전에 갑자기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단지 내 을 대상으로 조사가 나왔다고 들었다"며 "어디서 나온 건지는 모르는데, 왜 갑자기 조사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다시 단지 내 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다수 이 블라인드를 내리고 대면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단 한 곳은 문을 열고 손님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해당 중개업소 관계자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들은 자초지종은 이랬다. 이틀 전인 27일 오후 3시께 성남시 수지구청, 중원구청 소속 공무원이 교차점검을 한다며 일대 을 불시에 방문했다는 것. 단지 내 전부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한 곳만 콕 찍어 △바뀐 중개요율표 게시 △ 공제증서 게시 △사업자등록증 게시 여부를 살펴봤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거래 계약서와 확인설명서를 작성했는지 살펴봤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교차점검 이후 중개업소들이 문을 닫은 것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점검 기간이 11월 말까지로 알고 있다. 현재 어차피 거래도 없고 이러다 보니 다들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지역 업계에 따르면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매탄위브하늘채',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아이파크시티 7단지' 주변 중개업소도 불시에 조사가 이뤄졌다. 이런 불시 점검이 계속되는 상황에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언제 조사가 나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문을 열기가 두렵다는 것. 수원시 매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저희 쪽은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망포와 영통 쪽은 단속이 뜬 걸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 내 시·군·구끼리 교차점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탄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아직 이 근방은 소식이 없었지만, 다른 곳은 점검했다고 들었다"며 "다들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정부의 대출규제로 거래마저 잠겼다"면서 "여기에 상한 요율도 인하해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왜 갑자기 경기도만 단속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수원시에 따르면 경기도 내 시·군·구는 중개업소 교차점검 중이다. 수원시 팔달구는 오는 5일까지 성남시 수정구로 교차점검을 나간다. 교차점검은 관할구에서 지정해 명단을 제출하면 그 명단대로 나가는 방식이다. 명칭사용 적정여부, 등록증 게시 여부, 중개확인설명서, 계약서 보관의무, 소속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고용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에서 중개사무소를 점검하는 것보다 교차점검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세밀하게 점검할 수 있다. 투기과열 지구 내에 있는 중개사무소가 교차점검 대상"이라고 말했다. 교차점검에서 적발된 경우에는 어떤 조치를 취하냐는 질문에는 "과태료 처분 및 업무정지 또는 등록취소 행정처분 예정"이라고 답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 소재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단지 내 전경. 대다수 들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2021.10.29.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수원시 팔달구 고등동에 위치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동문. 2021.10.29.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11-02 윤혜경

복비 2배로 받는 등 성남서 공인중개사 불법행위 60건 적발

이른바 '복비'로도 불리는 를 2배로 받는 등 불법행위를 했던 성남시 8개 업소가 경기도·성남시 합동 단속에서 덜미를 붙잡혔다.12일 경기도는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성남 수정·중원구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단속한 결과, 8개 업소에서 중개보수 초과 수수, 중개의뢰인과 직접거래 등 6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경기도와 성남시는 최근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불법 중개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를 토대로 성남 수정·중원구 공인중개사 사무소 10곳을 우선 단속 대상으로 선정했다.단속을 통해 8개 사무소에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미보관 24건, 서명·날인 누락 14건, 중개보수 초과 수수 13건, 직접거래 3건, 고용인 미신고 3건, 기타 3건 등 총 60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주요 사례를 보면 A 공인중개사는 수정구 소재 단독주택 매매 중개를 하면서 수수료로 0.5%인 357만5천원 이내에서 의뢰인과 협의를 해야 했으나 2배인 700만원을 수취했다. 수정구의 B 중개사무소는 중개보조원인 부인 소유의 물건을 매매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에서는 개업공인중개사 등이 일방의 거래당사자가 돼 중개의뢰인과 거래계약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경기도는 중개보수 초과 수수, 직접거래, 명칭 사용 위반 등 18건에 대해 6개 업소를 고발할 예정이다. 나머지 42건(8개 업소)도 성남시를 통해 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아울러 의도적으로 계약서의 계약일을 수정하는 등 거래 거짓신고가 의심된 135건은 거래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인터넷 표시 광고 위반 의심 6개 업체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홍지선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 및 불법 중개행위 근절을 위해 공인중개사사무소 지도·점검을 실시했다"며 "앞으로도 투기과열지역 및 시장교란행위 지역 등을 중점적으로 불법 중개행위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재개발이 진행 중인 성남시 수정구 신흥2구역(빨간색 점 안) 과거 모습. /성남시 제공

2021-07-12 윤혜경

계약서부터 공증까지…조선시대 거래 살펴봤다

지금과 큰 차이 없는 조선의 거래매매계약서, 공증 등 소유권 지키려 노력2021년 대한민국에서 집을 구하는 모습은 이렇다. 손품과 발품을 팔아 매물을 찾고 그 매물을 보유한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매물이 있는지 확인한 뒤 방문한다. 이후 공인중개사와 동행해 실제로 본다. 집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을 떼 매물의 이력을 살핀 뒤 집주인(매도인·임대인)에게 계약금을 주고 매매 또는 임대차계약을 한다. 이때 입주일을 설정한 뒤, 입주하는 당일 잔금을 치르면서 중개사에게 일정 요율의 (복비)를 지급한다. 복비가 들어오면 중개사는 실거래 신고를 하는 등 나머지 업무를 진행한다.대부분의 거래는 중개사를 끼고 진행해 절차가 간단한 편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편화된 지금은 정보가 방대해 중개사 없이 매도인과 매수자, 임대인과 임차인끼리 거래를 진행하기도 한다.그렇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했던 조선시대때는 어떤 방법으로 거래를 했을까. 이 해답을 알기 위해 수원광교박물관을 찾았다.여성과 노비도 거래 가능했던 조선거래 시 매매계약서 작성…현재와 상당 흡사조선의 공인중개사 '가쾌'가 매도·매수 도와수원광교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어떻게 거래를 진행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조선 움직이다' 테마전을 진행하고 있다. 테마전 주제는 크게 '거래방법'과 '공증' 두 가지로 나뉜다.거래방법은 결제 수단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분제도가 매우 엄격했던 조선에서도 여성은 물론 노비도 거래가 가능했다. '홍씨 밭 매매 명문'과 '막진 밭 매매 명문'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과거도 현재의 매매 계약서처럼 △거래일시 △매수자 △거래 이유 △거래 대상·대략 위치 △권원(權原) △거래가 △거래하며 넘겨줄 기존 작성 문서 수량 △거래종류 △사표(사방 경계) △분쟁 시, 해당 계약서로 해결할 것 △매도인·증인·대서인 등 거래 참여자 등의 내용을 포함한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현재의 매매계약서와 공통점이 많다.홍씨 밭 매매 명문은 1722년 김진창의 아내 홍씨가 최태악에게 고양 부원면에 있는 자번이 식(食)인 12부(負) 규모의 밭을 매도할 때 작성한 계약서다. 계약서에는 홍씨의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본인의 명의로 양득우 아내 애열에게서 매수해 경작하였으나, 현재 '과부의 몸으로 생계가 곤란'해 최씨에게 동전(상평통보) 100냥에 매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밭 동쪽으로는 둑이 있고, 남쪽에는 최기충의 밭이, 서쪽에는 작은 길이, 북쪽에는 한백종의 밭이 있다는 세부 위치도 적혀있다.매매 계약서에는 독특한 요소도 있었다. 바로 홍씨의 손바닥 인장이다. 매매계약서에 홍씨의 오른손바닥 모양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서명 역할을 한다. 글을 쓰지 못하면 홍씨처럼 손바닥 모양을 그리는 것으로 서명을 대체했다고 한다.막진 밭 매매 명문은 여자 종 막진이 남동생인 안개에게 밭을 매도할 때 썼다. 해당 계약서는 홍씨 밭 매매 명문보다 125년 앞선 1597년에 작성됐다. 계약서를 살펴보면 막진이 긴급한 자금수요 이유 때문에 아무개로부터 매수한 밭을 오승목 15필에 안개에게 매매한다는 내용이다. 계약 증인은 오빠인 안모씨이며, 이영건씨가 글을 대신 써줬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선시대의 노비는 거래와 같은 경제활동 혹은 법률행위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문서인 셈이다.밭뿐만 아니라 집, 산, 묘지, 염전, 어장 등 다양한 이 거래됐으며, 거래 유형도 △영매(매도) △상속 △증여 △상환 △환퇴 △전당 △전세 △소작 등 종류가 많았다. 또 지금의 공인중개사처럼 을 사고 파는 것을 도와주는 '가쾌(집주름)'도 있었다. 가쾌에게도 적정의 수고비(수수료)를 지급했다고. 누구나 할 수 있었던 가쾌영업은 조선 후기~대한제국 무렵부터 자격요건을 갖춘 이들만 할 수 있게 제한했다.이처럼 조선시대 매매계약서는 현재와 공통점이 많다. 특히 지금의 '등기부등본' 역할을 하는 권원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권원은 어떤 행위를 법률적으로 정당화하는 근거를 말하는데, 매수하며 넘겨받은 기존 작성 문서들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적법하게 거래가 됐는지, 미래의 해당 토지와 관련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소유권을 지키려는 노력이 과거에도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거래 후 관아에 '공증' 요청해 증명과거도 사기·무주택 설움 존재했어"자산 지키려는 마음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나라에서 증명해주는 공증도 있었다. 매수인이 매매계약서와 함께 공증해달라는 문서인 청원서를 관아에 제출하면, 관아에서 매수인과 계약에 대한 증인, 글을 써준 사람인 대서인을 불러 조사를 한다. 이때 계약 당시의 상황을 진술서로 작성하게 하는데, 계약 내용이 일치하면 관아에서 공증확인서를 써준다. 이후 매매계약서와 공증청원서, 진술서, 공증확인서를 순서대로 붙인 다음에, 문서를 연결한 부분마다 도장을 찍으면 절차는 끝난다. 공증 문서는 관청에서 보관하고 있어, 문서를 잃어버리더라도 재발급이 가능했다.막진 밭 매매도 공증으로 남아있다. 1957년 막진이 안개에게 판 밭은 1962년 안개가 변경에게 되팔았다. 이 땅은 1684년 하시대가 단종원에게 팔았고, 1700년 8월에 단종원이 홍사명에게 밭을 매도했다. 이때 홍사명은 증인과 대서인 등 3인의 매매 사실 진술서를 제출, 한성부로부터 밭의 소유권을 공증받았다. 홍사명의 밭은 1975년 홍창해가 조번재에게 매도했는데, 이사실 또한 공증서로 남아있다. 막진의 밭이 조번재의 소유가 되기까지의 기록이 남은 것이다. 조선시대의 토지대장이다.나라에서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공증이었지만,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는 적었다고 한다. 공증 발급받을 때는 수수료를 내야 했는데, 대상 가격에 비례해 수수료가 책정되는 방식이라 수수료가 비싸서다. 게다가 공증 과정도 복잡해 매매한 문서에 새로 거래한 문서를 줄줄이 붙이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한다.대한제국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공증도 제대로 된 양식을 갖추게 된다. 고종이 광무개혁 때 발급한 지계가 바로 그것인데, 양식에다 빈 부분을 채우는 형식이다. 지계를 통해 이나 전답의 소유권 증명을 강화하려는 취지였다. 이와 더불어 한성부게시라고 하여, 규모가 큰 거래 시 신문에다 소유권을 획득했다는 공고를 내 이의 제기를 받는 절차도 진행했다.결론적으로 조선시대 거래는 지금과 큰 차이는 없다.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지키려는 노력은 아날로그냐 디지털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수준인 셈이다.이러한 열망 때문일까. 조선시대도 매매계약서 위조 등 ' 사기'가 왕왕 있었다고 한다. 문서를 위조하거나 도장을 위조해서 거래하는 등 조선시대에서는 문서위조 자체가 워낙 많았다는 것이 수원광교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양반행세를 하려 엄격하게 관리되는 국새까지 위조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조선시대에도 무주택자의 설움은 있었다. 조선후기에 접어들면서 도시화가 가속돼 집을 구하기 힘들었다는 기록이 많다. 하층민은 움막을 지어서 사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한양에서 일하는 상층민도 집을 사기 힘들었다고 한다. 입지에 따라 의 가격이 달라졌으며, 그 당시에도 '자가'를 소유한 이는 극히 드물었다.이명종 수원광교박물관 학예연구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과거와 현재의 거래 차이점은 크게 없다"며 "과거에도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관습이나 제도를 만들어 거래를 하고, 공증해 자산을 지키려고 했다. 이러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설명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좌) 1722년 김진창의 아내 홍씨가 최채악에게 고양 부원면에 있는 밭을 매도할 때 작성한 매매계약서. (우) 현재 사용되는 표준 매매계약서.수원광교박물관 입구에 설치된 '조선 움직이다' 테마전 현수막이 흔들리고 있다. 2021.6.14.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왼쪽이 막진 밭 매매 명문. 1597년 여자 종 막진이 자금수요 이유로 남동생인 안개에게 밭을 매도할 때 쓴 매매 계약서다. 2021.6.14.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수원광교박물관 '조선 움직이다'는 방문객들이 조선시대 공증 체험을 할 수 있게 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체험관에 붙은 공증 예시. 2021.6.14.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대한제국 전답관계 양식. 2021.6.15.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1-06-15 윤혜경

'반발vs환영' 정부 율 개선안, 중개사끼리도 의견 분분

최근 정부가 율 개선에 나선 것을 두고 중개사들끼리도 환영과 반발로 분위기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환영한다는 중개사들은 "'협의'라는 조건 때문에 흠집을 잡아 수수료를 깎는 고객이 많은데, 고정요율이 적용되면 잡음이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반발하는 중개사들은 "과당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를 무작정 낮추는 것은 생존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는 중개서비스 대비 중개보수 부담이 크다는 대다수 국민의견과 국민권익위원회 '주택의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 권고안을 적극 검토해 중개서비스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권익위의 권고안을 조사, 연구용역 등을 거쳐 6~7월 중으로 최종 개선안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가 손질되는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현행 수도권의 매매 중개보수요율은 총 5단계로 나뉜다. △5천만원 미만 0.6%(최대 수수료 25만원) △5천만원 이상~2억원 미만 0.5%(최대 수수료 80만원) △2억원 이상~6억원 미만 0.4% △9억원 이상 0.9% 이내에서 협의 등이다. 2억원 이상 주택 수수료 구간부터는 별도의 한도액이 없고 상한요율만 있다.권익위는 중개보수 요율체계와 관련해 4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거래구간별 누진차액(공제/가산) 활용방식 △'구간별 누진공제액' + '초과분, 상·하한요율 범위 내 협의' 혼용방식 △단일요율제 매매(0.5% 이하, 전월세 0.4% 이하) △상·하한요율(0.3~0.9%) 내에서 중개사가 결정 등이다.권익위의 권고안 중 가장 유력시된 안은 1안이다. 매매의 경우 현재 5단계인 거래금액 요율을 7단계로 세분화하는 안이다. △6억원 이하(0.5%) △6억원 초과~9억원 이하(0.6%)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0.7%) △12억원 초과~18억원 이하(0.4%) △18억원 초과~24억원 이하(0.3%) △24억원 초과~30억원 이하(0.2%) △30억원 초과(0.1%)다. 금액이 커질수록 요율이 작아지는 구조다. 여기서 누진차액이 적용된다. 12억원 이하 주택은 일정 금액이 공제되는 반면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가산된다. 6억원이 넘고 9억원 미만 주택은 60만원이, 9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주택은 150만원이 공제된다. 6억원 이하 주택은 공제되지 않는다.가산은 주택이 고가일수록 더 붙는다. 12억원 초과 18억원 이하는 210만원, 18억원 초과 24억원 이하 390만원, 24억 초과 30억원 이하 630만원, 30억원 초과 930만원 등이다.수도권에서 12억원짜리 주택을 매수한다고 가정해보자. 현행 중개보수요율은 9억원 이상 주택일 때 최대 0.9% 이내에서 협의다. 이때 요율을 0.9%로 협의했다면 매수인이 중개인에게 줘야 하는 수수료는 1천80만원이다. 똑같은 조건을 권익위 첫 번째 안을 적용하면 수수료가 달라진다. 12억원 주택의 요율은 0.7%고 150만원이 공제되므로 690만원을 주면된다.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도 권익위 1안을 적용하면 수수료가 절반 이상 싸진다. 현행 중개보수요율에서는 9억원 이상 주택은 무조건 0.9% 이내에서 협의이므로, 중개사와 0.9%로 협의했을 경우 내야 할 수수료는 2천700만원이다. 권익위 권고안의 보수요율을 적용하면 0.1%고 930만원이 가산돼 수수료는 1천230만원이 된다. 권익위 1안을 적용하면 임대차 수수료도 줄어든다. 현행 임대차 수수료는 △5천만원 미만 0.5%(최대 수수료 20만원)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 0.4%(최대 수수료 30만원)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0.3%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0.4% △6억원 이상 0.8% 내 협의로 책정한다. 1안의 임대차 수수료는 △3억원 이하 0.3%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0.4%(30만원 공제)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0.5%(90만원 공제)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0.4% △12억원 초과~18억원 이하 0.3%(120만원 가산) △18억원 초과~24억원 이하 0.2%(300만원 가산) △24억원 초과 0.1%(540만원 가산)로 책정한다.3억원짜리 주택을 임대한다면 현행방식의 는 120만원이고 제1안은 90만원으로, 30만원 저렴해진다. 6억원은(현행 480만원·1안 210만원) 270만원, 9억원은(720만원·360만원) 360만원, 12억원은(960만원·480만원) 480만원, 15억원은(1천200만원·570만원) 570만원 차이가 난다. 권익위 1안대로 요율이 바뀐다면 는 반토막 나는 상황이지만 중개사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의 한 대표 공인중개사는 "협의라는 조건 때문에 무조건 를 깎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9억원 넘는 주택 계약을 하게 돼 수수료를 0.5%만 달라고 해도 '당신이 한 게 뭐가 있냐'고 하며 0.4%, 0.3%로 깎으려고 하거나 안 주려고 한다"며 "수수료가 많든지 적든지 정액으로 정리돼 협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치솟아 9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많아 를 협의로 깎는 상황이 빈번해 고정요율이 적용되면 손님과의 마찰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요율이 고정된 주택들도 협상하려는 경우가 많다. 0.5%, 0.6% 수수료가 나왔는데도 그걸 다 받느냐는 식으로 얘기하며 고객들이 요율을 제시한다. 나중엔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인다"며 "우리는 재벌이 아닌 영세상인들이다. 고객이 를 주지 않았을 때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장치는 없다"고 한탄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소속 공인중개사는 "중개보수를 단순히 낮추면 그 피해는 임차인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직업보수가 떨어지면 진짜들이 떨어지고 공부도 제대로 안 하는 가짜들이 판쳐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 및 소속공인중개사는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행위를 해야 하지만, 직업의식 없이 대충 하는 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반응이 엇갈리는 공인중개사들과 달리 소비자들은 정부의 개선 의지를 일관되게 반기고 있다. 받은 서비스에 비해 수수료가 비싸게 느껴진다는 이유다. 이사를 앞둔 배모(29)씨는 "2억짜리 전셋집을 구했는데 수수료가 80만원이었다. 집을 여러 곳 본 것도 아니고 단 한 곳만 봤는데, 80만원을 줘야 한다. 지금 집에 곰팡이 등 하자가 있어서 문제가 많은데, 크게 조율이 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천시에서 집을 구했다는 전모(28)씨는 " 요율 조정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사람들이 요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단순히 수수료가 비싸서라기보다는 내는 돈만큼의 정보나 서비스를 받지 못해서다. 기브 앤 테이크가 적절하게만 이뤄졌더라면 이런 논의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품질이 개선돼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는 이미 중개사들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자격증이 없는 '중개보조원'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개보조원은 공인중개사무소에 소속돼 중개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들로,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 안내 등 단순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홍기원 의원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건수는 43건으로, 이중 29건(67.4%)이 중개보조원 사고 건수였다. 중개사고 3건 중 2건은 중개보조원이 낸 사고다. 한 공인중개사는 "자격증을 가진 중개사인지 자격증이 없는 보조원인지 일반인은 알기 어렵다. 중개사들은 행여 자격증이 박탈될까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그들은 돈만보고 과감하게 움직인다. 전문성이 없다"며 "업태부터 바꾸고 의식제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공인중개사 시험이 시작된 지 30년이 넘었다. 이제는 중개일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자격증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본다. 중개보조원도 일정 기한 내 자격증을 따지 못하면 일을 못 하게 해야 한다"며 "자격자만 할 수 있도록해 신뢰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한 에 붙어있는 중개보수 요율표.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매매 율 현황과 개선안. /박소연기자parksy@biz-m.kr수원시내 아파트 숲.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수원시내 한 중개업소.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수원시내 아파트 숲. /김금보기자 artomate@biz-m.kr

2021-02-18 윤혜경

유명 학원가 일대서 불법 방쪼개기로 주택 임대…대상은 학원 수험생

불법 방쪼개기로 주택을 임대하는 등 거래 탈세 혐의자 358명이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7일 국세청은 취득자금 출처와 부채상환 과정에 대한 검증을 위해 거래 관련 자료와 탈세의심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358명의 탈세혐의자를 포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앞선 조사 결과로 적발된 다양한 추징 사례를 공개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우회 증여나 편법 증여, 매출을 누락해 빼돌리는 방식의 탈세가 많았다. 유명 학원가 일대에 위치한 건물 2채를 불법 개조해 여러개의 객실로 나눈 뒤 학원 수험생 등에게 임대업을 영위하다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해당 사례의 경우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을 해준다는 방식으로 수입금액을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으로 수수료를 받은 뒤 신고를 하지 않은 중개업소도 있었다. 전매 제한 대상 분양권을 먼저 거래한 뒤 전매 제한 기간이 풀리면 실거래신고를 하는 불법전매 방법으로 시장을 교란한 해당 중개업소는 수수료를 현금으로 수취한 뒤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세금 당국의 조사대상이 됐다.또 사설 주식 정보업체를 운영하면서 회비를 현금으로 수령해 탈루한 뒤, 유학 중인 자녀나 근무사실 없는 배우자에게 인건비를 준 것처럼 꾸민 뒤 고급 아파트 취득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편법 증여한 사주일가도 있었다. 이렇게 주택을 불법개조해 임대하면서 현금 매출을 누락하거나, 를 누락한 중개업자, 법인자금을 유출해 주택을 취득한 사주일가 등 32명을 비롯해 고가주택과 상가 등 취득과정에서 분양권 다운계약, 편법증여 등 탈루혐의가 있는자 등 358명은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국세청은 "앞으로도 국세청은 거래 자료와 탈세의심자료를 상시 검증하고, 신종 탈루유형을 적극 발굴하는 등 세금탈루행위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김태호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에서 고가주택·다주택 취득자, 방쪼개기 주택임대사업자, 법인자금으로 주택을 취득한 사주일가 등 358명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임대사업자 불법 방쪼개기 사례. /국세청 제공

2021-01-07 윤혜경

[비즈엠Pick 머니톡]'10억집 복비만 900만원'… 김현미도 언급한 '중개보수' 이사철 전 손질될까

300만원과 900만원. 수도권에서 공인중개사를 끼고 6억원짜리 아파트와 10억원 아파트를 매매할 때 줘야 하는 다. 에 대한 소비자와 공인중개사 간의 입장차이는 극명하다. 소비자들은 집값이 상승하면서 수수료가 덩달아 올라 부담이 된다며 인하를 말하고, 중개사들은 과당경쟁으로 수익을 내는 중개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는 생존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정부가 현행 개선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소비자와 중개사 모두 만족할 만한 개선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1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장관은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시 수수료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개선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2014년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율이 6년 만에 개편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율은 지역과 거래 유형(매매·임대차)에 따라 다르게 계산한다. 수도권에서는 대부분 수수료율이 비슷하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와 인천에서 5천만원 미만의 주택을 매매할 땐 최대 수수료가 25만원(수수료율 0.6%), 5천만원 이상 2억원 미만은 최대 수수료 80만원(0.5%)이다. 2억원 이상 주택 수수료 구간부터는 한도액이 따로 없고 상한요율만 있다. 2억원 이상 6억원 미만 주택에는 0.4%의 상한 요율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주택에는 0.5%가 적용된다. 9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서울과 경기, 인천 모두 상한요율 0.9% 이내에서 중개인과 중개의뢰인이 서로 '협의'하는 것으로 정했다.각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한요율을 토대로 수도권에 시세 6억원인 아파트를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매수인은 상한 요율 0.5%를 적용해 중개사에게 300만원을 줘야 한다. 이때 중개사는 매수인뿐만 아니라 매도인에게도 를 받으므로 총 600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서울과 경기도에 시세 9억원짜리 집을 거래할 때는 매수인과 매도인 각각 810만원씩 중개사에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전세나 월세 등 임대차계약 수수료도 비슷한 방식으로 책정한다. △5천만원 미만은 최대 수수료 20만원(수수료율 0.5%)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 30만원(0.4%)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상한요율 0.3%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 0.4% △6억원 이상 0.8%내 협의다. 예컨대 수도권에서 보증금이 1억원인 전세임대차 계약 시 임차인과 임대인이 중개사에게 줘야 할 수수료는 각각 30만원인 셈이다.문제는 집값 상승에 따라 가 덩달아 상승한다는 점이다. 수수료를 결정하는 요율이 거래금액에 따라 책정돼서다. KB리브온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천50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월(8억3천173만원) 보다 18.43%(1억5천33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수수료율 0.9%를 적용받는 아파트가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도내 아파트 평균가도 상승했다. 지난해 8월 3억5천872만원에서 올해 8월 4억2천189만원으로 평균 매매가가 1년 새 17.61%(6천317만원)나 뛰었다.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소재, 해마다 매매가가 꾸준히 오른 '자연앤힐스테이트(2012년 11월 준공)'의 전용 84.49㎡을 예로 들어보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해당 단지의 전용 84.49㎡는 2013년 12월 5억4천400만원에 매매됐다 2014년 12월 5억9천500만원, 2015년 10월 평균 6억3천900만원, 2016년 12월 6억8천만원, 2017년 12월 평균 7억8천900만원, 2018년 10월 평균 10억3천만원, 2019년 12월 평균 11억7천250만원, 2020년 7월 평균 13억3천333만원에 거래됐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상한요율 0.5%가 적용됐으나 그 이후부터는 0.9%가 적용된 것이다.이를 중개보수로 계산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7년 12월 매매 당시 중개보수는 394만5천원(상한요율 0.5%)이었으나 올해 7월은 보수가 1천199만9천700원(0.9%)이다. 집값이 오르면서 동일한 집의 수수료가 3년도 채 안 돼 204.17% 증가한 것이다.소비자들은 가 높아진 것에 비해 서비스는 달라진 게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수원시 소재 세무사 사무소에서 일한다는 신세경(가명·26)씨는 "통상적으로 면적이 커질수록 복비가 더 비싸지는데, 이것부터가 솔직히 모순"이라며 "음식점이나 제조업의 경우, 만드는 데 걸리는 과정과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금액을 내는데 거부감이 없는데, 중개는 집주인에게 매물을 받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복비를 받는 거다. 받는 서비스에 비해 비용이 높게 책정됐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고 말했다.신씨는 이어 "세무일 하다 보면 중개업자들이 돈을 제일 잘 버는 것 같다"면서 "대부분 복비를 현금으로 결제를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 탈세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부천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예지(가명·27)씨는 "집을 구하러 다닐 때마다 받는 서비스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 계약에 대해서도 중개인이 지는 책임은 큰 거 같지도 않은데, 말 그대로 중개 역할밖에 안 하면서 왜 그리 많이 가져가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공인중개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플랫폼 등을 통해 광고비를 내고 나면 가져가는 게 많지 않은 영세한 중개업자도 많다는 이유다. 과다배출, 과당경쟁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수원에서 원·투룸 중개를 주로 한다는 공인중개사 A씨는 "지금도 매일매일 계약해야 일반 회사원 임금이랑 비슷한 수준"이라며 "광고료도 부담인 상황에서 일반 직장인 임금 맞추려면 정말 쉴 새 없이 돌아다녀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매물도 많이 없는 데다 돌아다닌다 하더라도 매일 계약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지금도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생각이 매일 든다. 여기서 수수료를 인하하면 상황은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상한요율 인하를 전제로 개편하는 것은 중개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서진형 대한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행 중개보수를 두고 국민은 비싸다고, 개업공인중개사는 저렴하다고 한다. 이런 괴리가 생기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정보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지불할 의사가 부족해서다"라고 말했다. 서 회장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도자가 6%의 를 내고, 일본은 매도자와 매수가 각각 3%를 지불한다. 0.4~0.9%대인 한국의 상한요율보다 곱절은 높은 셈이다.그는 "현재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커져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전문자격사의 보수에 대해 한 쪽에게만 피해를 요구해선 안 된다"라며 "중개사와 업계, 소비자 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전세대란 관련 사진. /비즈엠DB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서울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지난달 2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2020-09-02 윤혜경

[비즈엠 현장고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떴다방 불법 분양권 전매 기승

"피(프리미엄)는 지인분 통장에 먼저 넣어드립니다. 당첨된 통장은 전매기한이 끝난 6개월 후에 사용할 거고, 다운계약서도 그때 쓸 겁니다."재개발 사업으로 주목받는 수원 매교역 일대에 '떴다방'들이 기승을 부리며 불법 및 편법 분양권 거래가 판을 치고 있다. 분양계약이 채 끝나지도 않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분양권에 벌써 억대의 웃돈이 붙어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는 것. 지난달 27일에 당첨자 발표를 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전매제한은 6개월이다. 현재 이뤄지는 거래는 모두 불법이다.9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현장 인근에서는 중개업소들이 '팔달재개발 분양권', '분양권 전문' 등 분양권 불법 거래가 암시되는 문구를 커다랗게 써놓고 영업 중이었다. 이 중 한 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팔달6구역 재개발로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분양권 불법 전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A씨는 "당첨자 발표가 있던 날 피가 1억 6천만 원~2억 1천만 원 붙었는데도 거래가 됐다. 이후 금액이 계속 올라 매수세가 빠졌다"면서도 "현재는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10% 계약금을 내는 분양계약 이후엔 2억 원대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불법 다운계약서 작성도 성행분양권 중개비 부르는 게 값그는 이어 "팔달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제한이 있으나 투자할 가치는 크다. 특히 이곳은 광교신도시를 따라가는 아파트로, 아파트값이 11억~12억 원까지는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718만 원이다. 주력 상품이자 청약 경쟁(152.67대 1)이 치열했던 전용면적 84㎡의 평균 분양가는 5억4천100만 원~5억9천500만 원이다. 9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전용 94㎡의 분양가가 6억3천100만 원~6억9천300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웃돈이 5억 원 이상 붙을 것이라는 얘기다.중개업소들은 이처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하며 불법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또 거래금액을 실제보다 낮춘 '다운계약서'까지 쓸 것이라고 했다. 보유기간 1년 미만의 양도소득세의 세율은 55%에 달하므로 다운계약서를 써야 세금을 덜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때 매도인은 편법으로 낮춘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전가한다. 매수인은 억대의 웃돈에 이어 양도세까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상한요율이 정해진 주택, 아파트 등과 달리 분양권 불법 전매는 도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매도자에겐 300만 원, 매수자에겐 500만 원 가량 수수료를 받는다고 한다.'시세차익 기대' 수원으로 몰린 떴다방떴다방 활개로 합법 영업 중개소 피해이처럼 불법이 판을 치는데도 거래가 성사되는 이유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불법거래가 쉽사리 적발되지 않을 것이란 중개업자의 말도 매수자를 현혹한다. 전매제한 기한 전에는 권리확보서류와 현금으로 작업을 마친 뒤 전매제한이 풀리면 명의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한다는 설명이다.A씨는 "사장님이 500~600건을 (불법거래) 했는데, 한 번도 미스 난 적 없어요"라고 자신했다.다른 중개업소도 비슷한 상황이다. 인근의 B 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하려는 분들이 많이 왔다 갔다"며 "여기는 (전매제한이) 6개월로, 이후에는 합법이다. 합법을 가장한 불법"이라고 말했다.매교역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국 떴다방이 갈 곳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원으로 몰렸다는 얘기가 들린다"면서 "이들 때문에 합법적으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가 피해를 받고 있다. 지자체의 단속이 절실하다"고 한탄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9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현장 인근 중개업소 /박소연기자 parksy@biz-m.kr'="최근 951가구 모집에 7만4천519명이 몰려 1순위 청약 마감을 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인근에서 불법 및 편법 분양권 거래가 판을 치고 있다. /박소연기자 parksy@biz-m.kr'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견본주택 주차장에서 팜플렛을 든 여성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소연기자 parksy@biz-m.kr

2020-01-10 윤혜경

[비즈엠 생생현장]'미분양 무덤'은 옛말… 투자자 몰린 검단신도시, 분양권 '억대 웃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검단신도시에 최근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이상 기온이 감지되고 있다.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등 정부의 광역교통 정책 발표에 이어 '역세권' 주변 아파트 단지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되면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0월 '광역교통2030'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도시철도 5호선~김포 연장선(김포한강선)과 인천 2호선 김포 연장안이 반영됐다.서울 5호선 검단~김포 연장선은 서울 강서구 방화동부터 2기 한강신도시인 김포 양곡지구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또 인천 2호선 김포 연장선은 독정역에서 분기한 검단신도시 연장 노선을 김포를 지나 일산역과 탄현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이외에도 정부가 검토 예정인 GTX-D 노선 수혜지로 검단신도시가 떠오르는가 하면,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 사업도 빠르게 추진돼 오는 2024년 하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다.이런 교통 호재 속에 지난달부터 검단신도시 내 오는 2021년 입주를 앞둔 금호 어울림센트럴(1천 452세대)과 호반써밋 1차(1천 168세대), 유승 한내들 에듀파크(938세대) 3개 단지 분양권에 1년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자 억대 프리미엄(웃돈)이 붙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인천1호선 역세권인 이들 단지의 분양권 시세를 보면 지난달 26일 전용 85㎡(15층)가 4억 2천 24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된 금호는 프리미엄이 7천~1억원 정도 형성됐으며, 분양권 실거래가 평균이 4억 2천 759만원인 호반 1차는 5천~7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신설역과 거리가 좀 떨어진 유승 분양권 역시 2천~5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김포 풍무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8~9월까지만 해도 프리미엄이 1~2천만원 정도였는데 얼마 전 언제 착공할지도 모르는 교통 호재가 발표되면서 1억원은 있어야 분양권을 살 수 있게 됐다"며 "서울 등 외지에 있는 투자자들이 전화 한 통으로 현장 확인 없이 묻지도 않고 분양권을 사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분위기가 워낙 좋다 보니 매수자가 프리미엄뿐 아니라 44%의 양도소득세와 계약금, 거기에 까지 부담하는 조건으로 거래가 이뤄진다"며 "그래서 프리미엄 5천만원 짜리 분양권이라고 해도 1억원이 필요하다. 지금은 비싼 것 같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를 봤을 때 지금 매수해도 입주 시 1억원 이상은 더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렇다 보니 매수자의 부담을 줄 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계약서에 실제 거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적는 다운 계약서 작성이 암암리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인근에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다운 계약은 불법이지만, 검단신도시는 아직 거래가 활발하거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단속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면서 "또한 단속에 걸려도 과태료 몇 백만원만 내면 돼 분양권 거래 3건 중 2건은 다운 계약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미분양이 속출했던 검단신도시가 지난 10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과 서울도시철도 5호선 발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검단 신도시 전경. /강승호기자 kangsh@biz-m.com미분양이 속출했던 검단신도시가 지난 10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과 서울도시철도 5호선 발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검단 신도시 인근 . /강승호기자 kangsh@biz-m.com미분양이 속출했던 검단신도시가 지난 10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과 서울도시철도 5호선 발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검단 신도시 전경. /강승호기자 kangsh@biz-m.com

2019-12-05 이상훈

[비즈엠 인터뷰]'꿈의 직장' 때려치우고 플랫폼 '호갱노노' 차린 심상민 대표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국내 포털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 연봉이 높고 복지까지 탄탄해 선망의 대상인 이 두 직장을 그는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시장에 투명한 정보를 제공,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신념이 그를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2015년 8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기반으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를 설립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호갱노노는 아파트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 인구, 주변 인프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월 100만 명 이상이 접속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객관적인 자료 제공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겠다는 그의 꿈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자리한 호갱노노 사무실에서 호갱노노 설립자인 심상민(37) 대표를 만났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개발자를 하다 현재는 '호갱노노'로 아파트 종합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심상민이다.Q. 사명이 독특하다. '호갱노노', 무슨 뜻인가.'호갱'과 '노노'의 합성어로 호구 고객이 되지 말자는 뜻으로, 이케아(IKEA) 국내·외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사용한 이름이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했던 당시, 국내에만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얘기가 있었다. 개발자인 만큼 쉽게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사이트를 개설해 비싸게 파는 제품도 있고 오히려 저렴하게 파는 물건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렸다.그 이후 서비스를 실거래가, 호가 비교로 변경했다. 바뀐 서비스에서도 동일한 이름을 쓴 이유는 개발자로서 비대칭적 정보가 난무하는 모든 분야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겠다는 취지에서다. 결국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해 사용자를 이롭게 하는 것이 호갱노노의 궁극적인 방향이다.Q. 네이버와 카카오를 재직했다. 꿈의 직장을 제 발로 나와 호갱노노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예전부터 창업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학생 때 '중고장터'라는 서비스를 창업했었다. 중고나라가 나오기 전이었는데, 실력도 안 될뿐더러 인맥도 없어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보고 SKC&C에 입사했다. 입사 후에도 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네이버를 거쳐 카카오에 몸담고 있을 때도 쉬는 시간이나 주말에 항상 뭔가를 만들었지만 잘 안됐다. 그러다 카카오 재직 시절 만든 이케아 가격비교 사이트가 처음으로 반응을 이끌어냈고, 주변에서 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고민이 됐다. 아내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기 힘들었다. 5개월간 고민을 하다 안 했을 때 후회가 더 클 것이란 판단이 들어 시도해야겠다고 결심했다.Q. 데이터는 어떻게 얻나.호갱노노는 개발자 2명이 초창기 모델을 만들었다. 전국 서비스를 하는데, 둘이서 하다 보니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계가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등 20종 이상의 공공 데이터를 수집해 가공,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것들이 자동으로 돌아간다.Q.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이용하게 된 배경은.지금이야 대형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역과 기간을 설정하고 아파트를 선택한 뒤 매매와 전세 등의 카테고리를 골라야 테이블 형태로 실거래가가 떴다. 다른 기간의 자료를 보거나 다른 아파트의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가 있음에도 대형 포털사이트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사이트에서는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왜 그랬는지 정확히 설명하긴 힘들지만, 정보가 있어도 사용자들은 이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집을 구할 때도 실거래가를 모른 채 중개업소를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개인에게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아파트인데도 말이다.반면 해외에서는 특정 사이트에서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교통, 학군, 범죄율 같은 것들을 지도 위에 표기해 보기 쉽게 공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기술력, 정보가 부족해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기존 플랫폼이 계속 유지가 됐던 거다.따지고 보면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정보다. 개발자로서 이 데이터를 보기 쉽게 제공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정보를 제공하면 매우 큰 문제가 해소될 수 있겠단 생각에 지도 위에 실거래가를 표기했다. '이 아파트는 얼마다'라고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이후로 전체적인 산업이 정보 공개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다.Q. '아파트'에 주력하는 이유는.아파트만 해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저희가 실거래가, 학군, 학원가, 출퇴근 정보 등을 공유하지만 아직 제공하지 못한 정보도 많다. 앞으로 공개할 기능을 일일이 설명하진 못하지만 사용자에게 아파트 가격이 형성된 배경에 대한 정보를 다 줄 생각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아파트에만 몇 년 더 매달려야 할 듯하다.향후 방향은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되는데,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의 경험을 바꿔주고 싶다. 중개업자와의 거래 등 기존 산업에서 주는 경험보다 한 차원 나은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장은 굉장히 큰돈이 오간다. 특히 요즘은 집값이 상승해 로 수천만 원이 오가기도 한다. 그런데 서비스나 질은 기존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 산업이 발전하지 못해 그렇다. 그래서 이 부분을 IT적으로 조금 더 나은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찾고 있다.Q. 설립 4년 차, 수익이 궁금하다.현재는 이렇다 할 수익은 없다.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우리는 호갱노노를 플랫폼 사업으로 생각한다. 플랫폼 사업은 수익이 나중에 나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도 창업 후 5년간은 수익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호갱노노는 아직 창업한 지 4년밖에 안 됐다. '아직은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는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Q. 방문자 수치는 어떻게 되나.정확한 말씀을 드릴 순 없지만, 직방에 인수된 후 매스마케팅을 하면서 월간 방문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 7월에는 구글스토어 전체 순위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Q. 직방 인수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일단 마음이 편해졌다.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케팅'이다. 호갱노노 직원 수가 14명인데도 불구하고 매스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직방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투자 등 다양한 부분을 직방에서 알아서 해준다. 저희는 오롯이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Q. 직원의 고용형태나 복지는 어떤가.현재 직원 14명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며, 최대의 복지는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대기업에 있어본 결과, 복지가 쏠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결혼을 한 사람이나 집이 먼 사람 등 선택적인 복지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래서 호갱노노는 복지를 '연봉'이라고 생각, 고연봉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밖에 자율출퇴근을 시행 중이다. 출근시간과 휴가일을 일일이 세지 않는다. 맡은 바 일만 잘하면 얼마든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한 달간 써도 상관없다. 이는 신입사원도 마찬가지다.Q. 호갱노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현재 호갱노노 직원 14명 중 10명이 개발자다. 이는 서비스의 품질과 편의성을 통해 사용자의 행태를 바꾸고 나아가 이 업에 대한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묘사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 불편하고 피해를 겪고 있는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기능을 만들고 그것을 알리는 게 우리가 당면한 과제다. 적어도 10년은 이런 것들을 해갈 듯하다.Q. 시장에서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제가 '지금 집을 구한다면 어떻게 할까'로 질문을 바꾸겠다. 우선 플랫폼과 여러 가지 앱을 통해 이른바 '손품'을 팔아 모든 정보를 통합한 뒤 지역을 먼저 정한다. 그리고 입주할 아파트를 고른 뒤 실거주자의 의견과 미래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를 수집한다. 여기까지 완료했으면 플랫폼을 떠나 오프라인으로 떠나 중개업소를 찾는다. 여러 곳의 중개업소를 방문해 실제 매물을 보고 현재 시세도 파악하고 중개업자만 아는 정보가 있는 지까지를 파악한 뒤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거다. 그래야 이 시장에서 '호갱'이 되지 않는다. 제 생각엔 그걸 가장 크게 도와주는 것은 '호갱노노'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아파트 종합플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박소연기자parksy@kyengin.com아파트 종합프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모습.실거래가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호갱노노 홈페이지 모습. / 호갱노노 홈페이지 캡처 종합정보 플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인터뷰 모습.아파트 종합플랫폼 '호갱노노' 사무실 모습.

2019-11-07 윤혜경

국토부, 내년 2월부터 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 본격 가동

내년 2월부터 중개업자의 부당 행위를 신고받아 처리하는 '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가 본격 가동된다.또한, 공인중개사가 계약을 중개할 때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계약자와 를 협의하고 확인 도장까지 받아야 한다.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이들은 경과규정 등을 거쳐 내년 2월 시행된다.우선 한국감정원에 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가 가동된다.이는 최근 정부가 신고센터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담아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이 시행된 데 따른 후속 입법이다.그동안 중개 과정에서 피해를 본 계약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신고했으나 구제가 활발하진 않았다.신고센터는 이미 공인중개사의 가격 담합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왔고, 내년 2월부터는 중개업자의 불성실 설명 등 다양한 부당행위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중개 물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그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가 500만원이다.또 계약자에게 설명은 했는데 자료를 주지 않거나, 반대로 자료는 제시했지만 설명은 부실하게 한 경우 과태료는 각 250만원이다.공인중개사는 거래에 내는 수수료, 즉 복비를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계약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확정해야 한다.이와 함께 계약 시 공인중개사는 계약자와 를 사전에 정확하게 고시해야 한다. 수수료는 최대 요율만 정해져 있고 구체적인 요율은 거래 당사자와 중개사간 협의를 통해 정하게 돼 있으나, 최대 요율이 중개사가 받는 고정 요율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새로운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는 중개사가 법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른 최대 수수료율을 설명하고 계약자와 협의를 통해 수수료를 얼마로 정했는지 정확한 내용을 기재하게 돼 있다.또 계약자가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됐는지 충분한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란도 신설된다./박상일기자 metro@biz-m.kr서울의 한 중개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2019-11-05 박상일

"매출 2.5배↑"…자취방 구하다 복비 안 받는 '집토스' 차린 이재윤 대표의 성공 비결

"한국에는 공인중개사가 정말 많은데, 왜 방 한 칸짜리 집을 구하려 할 때에도 믿고 갈 만한 곳이 없을까?"홀로서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일 것이다. 세입자가 허위매물에 '낚이는' 일이 빈번한 중개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비슷하다는 것을.세입자에게 중개수수수료를 받지 않아 여러 차례 화제가 된 '집토스'도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광고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닌, 믿을 수 있는 기업은 왜 없을까'라고 생각하던 20대 청년 세명은 '중개'라는 본질에만 초점을 둔 공인중개사무소 집토스를 지난 2015년에 개업, 이듬해 1월 주식회사 집토스를 설립했다.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직접 발로 뛰어 확보한 매물을 토대로 중개보수 없이 고객에게 성심성의껏 중개를 한 결과, 20대 청년 세명이 시작한 집토스는 설립 4년 만에 중개사 40명, 총 100명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개 서비스 앱인 집토스도 월 방문자가 10만 명에 달한다. 올해 안으로 직영으로 운영하는 중개사무소도 14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쉼 없이 달리고 있는 스타트업 집토스는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을 비롯해 메가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더웰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43억 원의 시리즈 A 투자유치도 마무리했다.비즈엠은 지난 2일 공인중개사와 고객 모두 웃을 수 있는 중개시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집토스를 이끌고 있는 이재윤 대표를 만나 현재까지의 발자취와 집토스의 청사진을 들어봤다.Q. 독자를 위해 본인 및 집토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학교 다니다가 친구 집을 구해 주려 '집토스'를 차린 이재윤(29)이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집토스'라는 앱을 바탕으로 직접 수집한 매물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를 보고 중개사무소로 오신 고객의 계약을 '무료'로 도와드리는 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Q. 를 받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유는?군대에 있던 23살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제대 후 복학 때문에 자취방을 구해야 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1학년 때와 마찬가지로 집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방 한 칸짜리 구하는데도 믿고 찾아갈 만한 곳이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친구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자취방을 직접 구해주는 을 개업하면 적어도 친구들은 우릴 믿고 쓰겠지'라고 말이다. 발로 직접 뛰고 중개를 해주면서 경험을 쌓자는 생각이었다. 친구들한테는 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계약하면 집주인에게는 수수료를 받으니까. 한쪽을 안 받아도 수익이 나니까 그렇게 했다. 원·투룸 중개는 향후에도 세입자에게 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Q. 집주인과 세입자 양측에 를 받지 않아도 회사 운영이 가능한가.결론만 말하자면 운영은 된다. 그리고 조금 더 수익을 내기 위해 두 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첫 번째는 박리다매고 두 번째는 경쟁력 향상이다. 궁극적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워서 한 건을 거래할 때 드는 비용을 점차 낮춰 계약률을 높이는 게 목표다. 현재는 매물수집부터 광고, 계약까지 중개사무소에서 거래 한 건을 성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 때문에 현재 지점 확장 등 규모를 키워나가면서 매물 수집이나 광고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있다.더불어 초기비용 투자를 해 자체적으로 매물 수집을 하고 있다. 이렇게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면 고객의 계약률도 올릴 수 있다고 본다.Q. 집토스의 매출이 궁금하다.자세히 말씀 드릴 순 없지만 매년 2배~2.5배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재 지점도 13곳으로 늘었고, 올해 안에 1~2곳 정도 지점을 더 오픈할 계획이 있다.Q. 운영시스템은 어떻게 되나.우리나라 중개시장은 굉장히 영세해 소속 공인중개사나 보조원이 도급계약을 한다. 기본급은 없고 인센티브를 몇 대 몇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집토스는 관행과 달리 중개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해 기본급(175만 원)과 인센티브15~30%)를 줘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고용된 분들이 지점에서 원·투룸 매물을 수집하면 사내 부서에서 온라인 사이트와 앱에다 직접 게시를 한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문의하면 중개사분들이 상담, 방문, 계약을 도와드린다. 집을 구하시는 분은 중개보수 없이 서비스를 받는다.Q. 세입자에게 를 받지 않아 기존 중개업자들의 반발이 있을 듯한데.이런 말씀을 하신다. "자격증 있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보수를 올릴 생각을 해야지 보수를 낮추면 어떡하느냐. 너희가 낮추면 우리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충분히 이해하지만, 변화가 없으면 발전도 없다고 생각한다.지금의 중개시장은 중개사도, 고객도 웃을 수 없다. 중개사는 많아지고, 광고업은 커져 월 수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개업 공인중개사를 하다 집토스에 합류한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광고 앱에 허위매물을 올려 고객에게 연락이 오게 만드는 등 단순 '모객'에 집중을 했다고 한다. 매물 수집, 광고, 중개 이 모든 게 파편화돼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있다.이걸 풀기 위해선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큰 기업이 나타나야 한다. 그 회사가 해야 하는 역할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고용된 인력은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며 고객의 만족을 우선으로 둔다. 그렇게 되면 고객은 그 브랜드를 믿고 중개사무소를 찾아 중개사로부터 만족할만한 중개서비스를 받는다.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중개업에서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모델을 만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집토스가 중개보수를 안 받는 건 추구하는 가치의 극히 일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중개하는 중개사도, 중개를 받는 고객도 행복한 시장을 만들고 싶다.Q. 앱이 등장하면서 고객의 편리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허위매물'이란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집토스에서는 허위매물을 어떻게 관리하나.집토스는 기존 서비스와 모델 자체가 다르다. 정보의 원천이 다르다. 매물정보를 올리는 주체가 다른 것이다.왜 기존 서비스에서 허위매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느냐면 우리나라는 한 매물을 한 에만 내놓는 경우가 미미하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월세가 60만 원인 'ㄱ'이라는 매물을 A, B, C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이 정확하게 60만 원으로 광고하면, 다른 에서 가격을 55만 원, 50만 원 이렇게 가격을 조금씩 바꿔서 광고 앱에 올린다. 광고비가 무료가 아닌 만큼 어떻게 하면 모객할 수 있을 매물 정보를 올릴까에만 혈안이다.그런데 집토스는 큰 이 자체 앱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직원이 발로 뛰어 집주인에게 받은 정보를 게시하는 거다. 구조상 광고 경쟁을 할 일이 없다.Q.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는 언제쯤 집토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나.현재 신대방, 관악 강남, 송파, 강동, 건대, 왕십리, 수유, 성신여대, 회기, 홍대, 영등포 등 원룸 밀집 지역 13곳에 집토스 공인중개사무소가 있다. 빨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만, 천천히 직영으로 하려다 보니까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Q. 집토스의 향후 계획은.집토스는 아직 '번데기'다. 우리가 원하는 나비가 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고, 본질에 집중하자는 집토스의 철학에 공감을 해주는 분들이 점점 모이고 있다. 저희는 그분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그분들이 행복하게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게 목표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세입자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공인중개사 '집토스'의 이재윤 대표의 모습. /박소연기자parksy@biz-m.kr수수료 없는 공인중개소 '집토스' 모습.수수료 없는 공인중개소 '집토스' 차와 팜플렛의 모습. 없는 공인중개소 '집토스' 댓글 서비스 모습.'집토스' 관악점의 모습.

2019-10-08 윤혜경

['청년고시' 공인중개사(상)]공인중개사 시험에 20·30 몰린다…이유는?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생이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최근엔 청년 응시생이 급증한 게 눈에 띈다. 한때 퇴직자나 경력단절여성의 노후대책으로 꼽혀 '중년 고시'라 불렸던 게 무색할 정도다. 청년들이 왜 사양산업으로 꼽히는 중개시장에 눈을 돌리는 걸까. 비즈엠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각과 실제 현장에서 뛰는 공인중개사의 목소리를 통해 이상과 현실을 살펴본 <'청년고시' 공인중개사 시험>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일 년에 단 한 번만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가 시작됐다. 1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 자격증·시험정보 포털 큐넷에 따르면 이날부터 2019년 30회 공인중개사 1·2차 자격증 시험 접수를 받는다. 마감일은 21일이며, 시험일정은 10월 26일이다.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에 20·30 청년층의 지원이 부쩍 늘고 있다. 시험 난이도가 높아져 매해 합격률이 하락하는 상황인데도 젊은이들이 공인중개사 시험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한국산업인력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공인중개사 시험은 1차 시험 응시생 13만8천287명 중 2만9천146명이, 2차 시험은 8만327명 중 1만6천885명이 합격했다. 1·2차 합격률은 각각 21.08%, 21.02%다. 이는 2017년 1·2차 합격률인 25.6%, 31%보다 각 4.52%, 9.98% 감소한 수치다.특히 1차 시험의 경우 2016년부터 합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5년에 27.9%의 합격률을 기록한 이후 2016년 26.6%, 2017년 25.6%, 2018년 21.08%로 꾸준히 하락했다. 1·2차 함께 응시했을 때 1차가 과락일 경우 2차가 합격점을 넘겼더라도 무효처리가 되기 때문에 1차 시험이 매우 중요한데, 1차 시험 합격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2차 시험 합격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차 시험 합격률 하락폭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해마다 합격률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응시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9만3천186명 △2016년 11만2천38명 △2017년 12만8천804명 △2018년 13만8천287명이다.20·30대 청년 응시생도 매해 늘어나고 있다. 1차에 시험에 응시한 20대는 2015년 1만728명, 2016년 1만3천270명, 2017년 1만5천158명, 2018년 1만5천533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1차 시험 응시 30대 역시 2015년 2만6천698명, 2016년 3만2천169명, 2017년 3만6천251명, 2018년 3만9천356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30대 응시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서, 2018년 공인중개사 1차 시험(총 응시생 13만8천287명)에서 20대와 30대는 각각 1만5천533명, 3만9천356명으로 1차 응시인원의 11.2%, 28.5%를 차지했다. 20·30대 응시자가 전체 응시자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공인중개사는 퇴직·은퇴 대책'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젊은 세대가 이처럼 공인중개사 시험에 무더기로 응시하는 이유는 '취업난'과 '수입' 때문으로 분석된다.이미 수치로 나온 바 있지만, 우리나라의 청년 취업난은 심각하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 연령에 해당하는 25세~29세 청년층 실업률이 9.3%에 달했다. 전체 실업률 4.0%의 2.3배가 넘는 것으로,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증명한다. 이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 '공무원시험'이다. 하지만 '공시족 30만명 시대'에 공무원시험을 통해 공무원으로 진출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자 대안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이 떠오르는 셈이다.아울러 상대적으로 높은 벌이를 기대할 수 있는 것도 공인중개사 시험에 청년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서울시 율 요율표를 보면 거래가 많은 2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중개대상물 매매·교환 상한 요율은 0.4%다. 공인중개사가 5억 원의 매물을 중개했다고 가정하면, 2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의 수수료율인 0.4% 적용해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200만 원씩 받기 때문에 한번에 400만원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했다고 밝힌 취업준비생 이소연(27) 씨는 "직장에 들어가도 금방 은퇴를 하는 경우가 많고, 주변 어른들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고 했다"면서 "특히 높은 거래 이익을 보는 공인중개사가 제법 된다는 말에 끌렸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어 "주변에 공무원시험 준비하는 사람이 반,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는 사람이 반 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사실상 정년이 없다는 점도 청년들이 공인중개사 시험에 관심을 두는 요인으로 꼽힌다. 2015년에 공인중개사 시험에 응시했다는 취준생 김지민(26) 씨는 "자격증이기에 공부해두면 도움이 될 거라는 엄마의 권유로 하게 됐다"며 "평생직장이란 말이 옛말이 되면서 안전장치 하나쯤 마련하는 셈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대학가에도 불고 있는 모양새다. 한 대학 교수는 "2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과를 막론하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공인중개사 자격증 시험 응시생들이 에듀윌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biz-m.kr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18년 공인중개사 응시수는 9만3천186명으로 4년 전 시험보다 4만5천101명이 늘어났다. 반면 합격률은 21.0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박소연기자 parksy@biz-m.kr수원의 한 고시학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biz-m.kr

2019-08-13 윤혜경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