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핵심인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값이 2배 가까이 뛰면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세입자(임차인)의 애타는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2억원에 계약한 전셋집이 임대차법 이후 4억원으로 껑충 뛰게 되자 집주인(임대인)이 자신이 살겠다며 임차인에게 집을 빼달라고 해, 임차인이 전세 난민이 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연이다.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국 전세 쫓겨나네요'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임대차 3법 입법 후 전세가 2억 가까이 오르더니 결국 집주인이 실거주할 것이니 나가라고 한다"면서 "너무 암담하고 화도 난다"고 한탄했다. A씨의 글은 순식간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A씨에게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누리꾼이 있는가 하면, 본인의 상황도 똑같다며 공감을 해주거나 조언을 해주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제가 아는사람은 집주인이 실거주한다고 해놓고는 몰래 전세계약을 했더라. 진짜 사는지 꼭 확인해보길"이라고 A씨에게 조언했다.그러나 그의 글은 돌연 삭제됐다. A씨의 사연이 불편했는지 몇몇 이용자들이 신고를 하면서 글 자체가 아예 차단됐다. 이후 A씨는 새로운 글을 다시 게재했다. 그는 "집주인에게 통보받고 열받아 쓴 글인데 일이 커졌다"며 "제 글은 제가 지우지 않았고 지금 들어오니 신고로 삭제됐다. 새벽에 억울해서 쓴 글이 이리 욕 먹을 짓이냐"고 하소연했다.그가 새로 올린 글에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다. 현재 그가 거주하는 곳은 인천 송도5공구인데, 2억원대에 계약한 34평대 전셋집 현 시세가 4억원이 넘는다는 내용이다.송도의 주거 중심 지역인 송도5공구는 '송도더샵센트럴시티'를 비롯해 '송도더샵그린스퀘어', '송도베르디움더퍼스트아파트',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송도에듀포레푸르지오',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등이 들어서 있다. 이들 단지는 '삼바'라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국뉴욕주립대·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가 들어선 인천글로벌캠퍼스, 현대아울렛 등 일자리와 학교, 편의시설 등이 인접하다. 이들 단지의 시세는 고공행진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2018년 9월 준공한 송도더샵센트럴시티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달 17층 매물이 보증금 3억8천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층 같은 면적이 지난 7월 3억3천500만원에 전세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전세보증금이 4천500만원 올랐다.매매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월 5억3천620만원에 매매된 해당 단지의 전용 84㎡ 31층은 올해 10월 7억5천5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다른 단지도 비슷한 양상이다. 송도국제도시베르디움더퍼스트아파트 전용 84.95㎡ 전세보증금은 지난 7월까지만해도 2억5천만~3억5천만원에 계약서를 쓰다 지난 10월 들어 4억원을 넘겼다. 현재는 4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임대차2법 시행 후 2억원 정도이던 전세매물이 최근에는 3억8천~4억원을 훌쩍 넘겼다는 게 송도동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새 임대차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를 뜻한다. 이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지난 7월 31일 시행됐다.계약갱신청구권제에 따라 임차인은 기존 2년 전세 계약 만료 전 전세 계약을 연장한다는 의사를 밝히면 2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이때 임대인은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연장 시 전세금이나 월세를 기존 계약 금액보다 5% 이상 올릴 수 없다.때문에 기존 임차인은 새 임대차법을 활용해 전세보증금의 5%를 올려주고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는 반면 새 임차인들은 전세품귀에 '반전세'를 선택하거나, 치솟은 전세값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고 있는 상황이다.A씨의 사례처럼 전세시세 상승을 이유로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겠다며 임차인에게 나가라고 하는 경우,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해 임차인은 꼼짝 없이 집을 비워줄 수 밖에 없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의 요구 등)에서는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했거나, 임차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거나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뤄지는 경우, 임대인 또는 직계존속이 실거주하려는 경우에 임차인의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임대인이 '실거주'를 내세운다면 계약갱신은 불가능하다. 다만, 임대인이 기존 계약의 연장을 거부하려고 허위로 실거주 주장을 한다면 처벌할 수는 있다.서진형 회장은 "임대인이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다시 임대를 놓는 것은 등록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게 확인이 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아이클릭아트송도5공구 '송도베르디움더퍼스트아파트'.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송도5공구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2020-11-17 윤혜경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담긴 새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물론 매물 구하기가 힘든 전세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약 3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인 0.21%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서울에서 전세값이 가장 많이 오른은 강남권이다. 아파트값이 0.06% 오르는 동안 전세값은 2.13% 뛰었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에 소재한 '대치삼성아파트' 전용면적 97.35㎡는 지난 10월 보증금 16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과 경기의 전셋값 상승률도 가파르다. 인천시 전셋값 상승률은 9월 막주 0.12%에서 △10월 1주 0.13% △10월 2주 0.23% △10월 3주 0.39% △10월 4주 0.48% △11월 1주 0.48%로 4주 만에 0.36%p 상승했다. 경기도 전셋값 상승률은 9월 마지막 주 0.19%에서 △10월 1주 0.17% △10월 2주 0.19% △10월 3주 0.24% △10월 4주 0.24% △11월 1주 0.24%를 기록했다.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갈수록 전세가격이 오르고 신규 전세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올해 또는 내년에 바로 입주 가능해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할 서울과 인천, 경기 임대아파트 3곳을 정리해봤다. 1. 서울 '독산역 롯데캐슬'롯데건설이 시공한 민간임대아파트 '독산역 롯데캐슬'은 내년 5월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1005번지 일대에 들어서는 해당 단지는 지하 4층~지상35층·8개동·91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은 59~84㎡으로 전 가구가 85㎡ 이하로 구성된다. 해당 단지는 지난 2017년에 공급됐으며, 내년 초 계약취소 분에 한해 추가 모집이 이뤄질 전망이다.2. 인천 '운서역 푸르지오 더 스카이'대우건설은 이달 중 인천 영종하늘도시 A12블록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아파트 '운서역 푸르지오 더스카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내년 8월 입주 예정이다.운서역 푸르지오 더스카이는 지하2층~지상25층·17개동·1천445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전용면적은 62~84㎡의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다. 단지 내에 입주민을 위한 라이프케어센터, 골프연습장과 사우나, 그리너리까페, 헬스케어센터, 선큰가든, 힐링존, 카셰어링, 피트니스센터 등이 들어서 쾌적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3. 경기 '평택 고덕 어울림스퀘어'금호건설이 지난 8월 공급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평택 고덕 어울림 스퀘어'는 입주 진행 중이다.고덕신도시 중심에 들어서는 평택 고덕 어울림 스퀘어는 지하 1층~최고 20층·13개동·66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전용면적은 69~105㎡으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폭넓게 구성됐다.해당 단지는 높은 조경면적비율(44%)을 적용해 단지를 공원처럼 꾸민 게 특징이다. 단지 내 물놀이 쉼터 등을 비롯해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춘 휴식공간을 조성했으며, 어린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비롯해 북카페, 피트니스센터, 주민나눔카페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이 도입됐다.해당 단지는 현재 계약취소 물량이 몇 건 있어 예비 임차인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추가모집이 이뤄지고 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올해·내년에 입주하는 '임대아파트' 3곳. /이혜린기자leehele@biz-m.kr금천구 독산동에 들어서는 민간임대아파트 '독산역 롯데캐슬' 조감도. /분양 홈페이지 캡처영종하늘도시 A12블록에 들어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아파트 '운서역 푸르지오 더 스카이'. /대우건설 제공고덕신도시에 들어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평택 고덕 어울림 스퀘어'. /분양 홈페이지 캡처
2020-11-12 윤혜경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품귀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약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5%로 조사돼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21%)의 7배에 육박했다. 한국감정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 변동률'을 기간을 설정해 누적 계산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비교 기간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권(동남권)으로, 아파트값은 0.0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셋값은 2.13%나 뛰었다. 강남권에선 강동구(2.28%)의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2.22%), 강남(2.10%), 서초구(1.93%)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대치삼성아파트 전용면적 97.35㎡는 지난달 24일 보증금 16억원(22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아이파크 전용면적 84.93㎡도 지난달 15일 보증금 15억5천만원(20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져 기존 최고가를 뛰어넘었다.다만, 강남권을 제외하면 서울시 내 다른 권역(서북권 1.42%, 서남권 1.12%, 동북권 1.28%) 등 다른 권역의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에 못 미쳤다. 경기도와 인천시 전셋값 상승률도 전주대비 각각 0.46%, 0.34%를 기록했다. 김포시가 1.21% 증가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이어 안양 만안구, 수원 영통구, 광주 순으로 나타났다. 5개 광역시는 울산(0.46%), 대전(0.38%), 부산(0.29%), 대구(0.29%), 광주(0.22%) 순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기존 세입자들은 정부·여당이 의도한 대로 새 임대차법의 혜택을 보고 있지만, 신규 임차인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전세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도 전세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당초 정부는 이날 부동산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임대주택 수천 호를 단기간에 공급하는 내용의 전세 대책 발표를 고려했으나 대책이 여물지 않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전세 문제와 관련해 보완할 점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대책을 발표할 수준으로 정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서울시 내 아파트 전경./연합뉴스새 임대차법 시행 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연합뉴스
2020-11-11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