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올해 상반기에 대거 시행됐지만, 세금을 때려도 집값이 안 잡힌다는 여당 대표의 말처럼 수도권 집값은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집값 매매가격 지수는 △1월 111.7 △2월 113 △3월 114.1 △4월 115.1 △5월 116.1 △6월 117.3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주택자와 단기거래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인상,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은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흐를 것으로 예상할까. 비즈엠은 창간을 맞아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위원과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등 전문가 3인에게 올해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묻는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집값이 오를까#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위원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시행 이후 불거진 전세매물 부족, 실수요자 대출 완화 등으로 매수 전환하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시중 풍부한 유동성과 대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 기대감, 청약시장 호조세 등이 맞물려 집값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상반기의 우상향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으로 공급자중심 시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지속적으로 상승한 집값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데다 하반기 수요자들의 관심이 3기 신도시 등 분양시장으로 일부 이전할 확률이 있어 올해 상반기 같은 상승률의 재현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작년 동기보다 거래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고급유효수요의 '똘똘한 한 채' 수요와 중저가 지역의 실수요자 유입위주 등 시장 트렌드가 이어진다면 매매가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중저가 지역이나 교통망 확충 예정지, 수도권 3기 신도시 주변 지역의 거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고, 지방은 연내 대전, 제주, 부산 등지로 견조한 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부동산 시장 불안 키운 요인#여경희 수석 크게 전세가격 상승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전세시장은 저금리와 세 부담에 따른 월세전환, 새 임대차법,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의 영향으로 매물부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셋값 상승과 연동해 매매시장의 강세가 이어진 부분이 있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후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이를 부추겼다고 평가된다. #서진형 회장공급부족, 기축 주택에 대한 규제, 양도세 강화,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로 재고주택(기존 주택)이 시장에 내오지 않고 있다. 시장에 동맥경화가 일어나 가격조절이 쉽지 않다. 양도차익의 70% 이상을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집을 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함영진 랩장금리 인상과 전셋값 상승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변수가 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기조로 볼 때 8월 또는 10월께 0.25%p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내년 초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주택담보대출은 3%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계대출의 금리 구간별 대출비중을 보면 현재는 3% 미만 대출이 79%인데, 향후 3% 초과 대출이 점차 증가하면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올해 7월 시행한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의 DSR 40% 규제와 더불어 대출총액이 낮아지며 단기투자목적이나 차액 목적의 거래가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면 주택거래는 좀 줄어드는 경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금리변화에 따른 시장 변수 외에도 내년 전세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2년 7월 전월세 갱신계약 종료 이후 임대료 급등 현상이 우려된다. 현재도 동일단지 동일평형에서 갱신권 계약과 신규계약의 임대료가 두 배 차이가 나는 이중가격이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이후 인구이동이 늘며 이사철이나 신규계약이 많은 지역위주로 임대료 인상지속될 수 있다. 특히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24만7천호수준으로 올해 22만3천호보다 다소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지만, 서울, 경기, 세종, 제주 등 입주량이 많지 않은 지역들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집값 안정화를 위해 나와야 할 정책#여경희 수석결국 주택이 부족한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다만, 신규공급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서진형 회장양도세가 대폭 완화돼야만 기존 주택이 시장에 공급된다. 이와 더불어 도심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해야 한다. 도심에는 토지가 없으므로 고밀개발이 답이다. 분양가 상한제도 폐지돼야 한다. 현재 분양가 규제로 '로또청약'을 유발하고, 집값 상승 기대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랩장금리인상 현실화에 대비한 부채 증가속도 조절, 부채 건전성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금리상승 리스크 완화 주담대 출시, 40년 모기지 출시처럼 향후 시장 변화에 대응해 한계차주에 대한 구조조정 또는 만기연장이 필요하다. DSR에 대한 로드맵의 이행도 중요하다. 차주별 DSR 40% 적용은 내년 7월에는 총 대출액 2억원 초과, 내후년에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에 대한 제도이행이 필요하다.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복합한 규제지역의 병합과 규제 단계에 대한 명확한 시장 시그널 제시도 필요하다. 현재 규제지역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고분양가관리지역, 미분양관리지역 등 종류가 상당한데, 제도끼리 중복되는 규제도 많아 상위규제 하위규제의 개념도 모호하다. 내년 가격이 조정되는 곳과 오르는 지역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규제의 수위를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1~4단계처럼 단계로 구분해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경기·인천 집값 전망#여경희 수석실수요의 매수 진입장벽이 낮은 서울 외곽(노도강, 금관구 등)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 중심의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서는 GTX등 교통망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서진형 회장하반기에는 서울<경기<인천 순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서울의 가격상승으로 밀려나는 수요자가 경기로, 경기에서 밀려나는 세대는 인천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함영진 랩장경기도와 인천지역의 시장 트랜드는 GTX 등 교통망 확장 기대감이 큰 지역이나 그동안 가격상승률이 비교적 높지 않았던 중저가 지역의 수요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봐야 할 경기도 지역#여경희 수석교통 호재와 재개발 등 주거환경개선 기대감이 있는 성남 구도심과 의왕이 주목할 지역으로 꼽힌다.#서진형 회장과천 하남이다. 경기도의 집값은 결국 서울에 대한 접근성에 따라 결정된다. 부수적으로 GTX 노선이 계획되는 지역도 눈여겨봐야 한다.#함영진 랩장경기도는 화성, 부천, 남양주, 시행, 평택, 용인, 의정부, 김포 등지 일대의 선방이 기대된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전문가 3인이 바라본 8월 이후 부동산 전망. /김동현기자kdhit@biz-m.kr수원시내 아파트 숲. /비즈엠DB역세권 개발로 관심이 높아진 인천 제물포역 주변. /비즈엠DB
2021-08-02 윤혜경
정부가 지난 7·10대책을 통해 세제특혜 논란이 일었던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를 손본다고 했으나, 기존 민간 임대사업자들로부터 '소급 적용'이라는 반발이 제기되자 결국 한발 물러섰다. 기존 민간 임대사업자가 의무임대기간의 절반만 채우면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 이와 더불어 거주 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도 적용해주는 등 그간 받아왔던 세제 혜택을 등록 말소때까지 유지해주기로 했다.또 다주택 처분 등을 위해 의무임대기간을 채우기 전 스스로 등록말소해도 이때까지 감면해 준 세금을 추징하지 않는다. 7일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민간주택특별법 개정에 따른 임대주택 세제지원 보완조치'를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7월 10일 오전 정부는 7·10 대책 발표를 통해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세제혜택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시 취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중과·종합부동산세(종부세) 합산 과세 면제 등의 혜택을 준 것이 다주택자들의 절세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아파트 임대사업자에게 주는 혜택은 폐지하되, 빌라·다가구주택 등의 임대사업은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임대사업자는 투기 대상이 아니라고 봐서다.그리고 지난 4일 '민간임대주택특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4년 단기 또는 8년 장기로 임대한 집주인에게 주던 세제감면 혜택을 폐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민간 임대사업자들은 저마다 볼멘소리를 냈다. 의무 임대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기존 세제혜택을 거둬들이는 것도 모자라 다주택 중과를 받는 경우가 생길 것이란 불만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구제책을 또 내놨다.우선 정부는 7·10대책으로 폐지한 단기 임대(4년)와 아파트 매입임대(8년)에 대해서 임대등록기간에 받은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법인세 및 임대주택 보유에 대한 종부세 세제 혜택을 유지해주기로 했다. 그간 제공됐던 △임대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시 필요경비 우대 △등록임대주택 중 소형주택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감면(30%, 75%)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종부세 비과세 등의 세제 혜택을 '임대등록일부터 자진·자동 등록 말소일'까지는 유지해주기로 한 것이다. 또 다주택 해소를 위한 주택 매각으로 자진해서 등록을 말소하거나, 의무기간이 만료돼 자동 등록 말소해도 그간 감면받은 세금을 추징하지 않기로 했다.이번 조치로 단기임대주택이 4년으로 말소돼 5년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나 장기 임대주택이 임대등록일과 사업자등록일이 달라 8년 요건을 채우지 못해도 구제 받을 수 있다.재건축이나 재개발로 등록이 말소돼 재등록이 불가능해도 종부세와 양도세를 추징하지 않는다. 다주택자의 빠른 주택 처분을 장려하려는 취지로, 임대사업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매각하더라도 의무 임대기간의 절반 이상을 채우면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현재 10~20%p)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의무임대기간을 충족시키지 않아도 거주주택에 대한 1가구1주택 비과세를 적용해준다.정부는 자진·자동 등록말소로 인해 의무임대기간을 충족하지 않고 임대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법인세 추가과세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자진말소는 임대주택 등록 말소 후 1년 안에 집을 팔아야만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미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아 거주 주택을 처분한 뒤 임대 주택이 자진·자동 등록말소되는 경우도 양도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그동안 단기와 장기는 각각 5년, 8년에 해당하는 의무임대기간을 채워야만 임대주택에 대해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중과세율(2주택자 +10%포인트, 3주택 이상자 +20%포인트) 및 법인세 추가세율(+10%포인트) 적용을 제외해줬다.이와 더불어 정부는 자진·자동 등록말소로 인해 의무임대기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임대사업자가 거주하던 주택을 임대주택 등록말소 후 5년 이내에 팔면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인정해주기로 했다.정부는 7월 11일 이후 등록분에 대해서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각종 세제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기재부는 "이번 보완책은 기존 사업자가 등록말소 시점까지 안정적으로 임대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 공사 앞에서 열린 '소급적용 남발하는 부동산 규제 정책 반대, 전국민 조세 저항운동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유형별 임대주택 폐·유지 여부. /기획재정부 제공7일 서울 여의도 63스카이아트에서 바라본 마포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2020-08-07 윤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