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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승인… 주변시세 맞먹어 '초고가'강남권 재건축 단지등에 확산 전망정부 '상한가 규제' 속도 빨라질듯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억제해온 분양가가 준강남권인 과천 재건축 단지에서 천장이 뚫렸다. 주변 시세에 맞먹는 초고가 분양 등장으로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아파트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규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과천시는 지난 19일 과천주공1단지의 후분양을 승인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3천998만원에 달한다.정부가 시행을 검토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기 전에 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에 나선 결과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전체 층수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층수의 골조공사가 완성되면 등록사업자 2개 업체 이상의 연대보증을 받아 공증하는 경우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입주자 모집이 가능하다.이번 분양가는 과천에서 최고 비싸다. 종전에 가장 비싼 곳은 지난 5월 HUG의 통제하에 분양된 주공6단지 재건축(3.3㎡당 3천253만원)이었다. 심지어 이 분양가는 주변의 새 아파트 시세에 버금간다. 과천시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의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3.3㎡당 3천800만∼4천만원 선으로 과천주공1단지 분양가와 별 차이가 없다. 과천주공1단지의 선례에 따라 주변 시세와 HUG 분양가 상한선 간 격차가 큰 강남권 재건축 단지 등에 후분양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들 일부는 후분양을 추진하고 있다.이에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진 전망이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데, 후분양 조건을 갖추기 전에 상한제가 시행되면 현재 HUG가 제한하는 분양가보다 더 강력한 규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현재 민간택지 아파트는 HUG로부터 분양가를 통제받는다. 주변에 최근 1년 내 분양 아파트가 있으면 그 평균 분양가 이하로, 분양 후 1년 이상 지난 아파트만 있는 경우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에서 최대 5% 시세 상승이 반영된다. 다만 과천주공1단지처럼 후분양의 경우 조건을 갖추면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반면 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와 기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이 포함된다. 사실상 정부가 직접 분양가를 통제하기 때문에 후분양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천주공1단지의 고분양가 논란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 정책을 재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biz-m.kr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규제를 피해 후분양을 택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의 공사 현장. 분양가는 3.3㎡당 평균 3천998만원에 달한다. /대우건설 제공
전달 2400만원선 공급 준비하다국토부 장관 "높다" 발언에 연기더 낮추면 '로또분양' 비판 우려높아지면 '상한제' 역행 딜레마과천주공1단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벗어나 초고가 분양(7월 22일자 12면 보도)에 나서면서 인근에 공급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공공택지의 분양 셈법 또한 복잡해졌다.3.3㎡당(이하 평당) 2천만원대 초반으로 분양하면 '로또분양' 논란이, 그 이상으로 분양하면 '고분양' 논란이 불거질 것이 뻔해 진퇴양난에 빠졌기 때문이다.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공공택지인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공급되는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와 '과천푸르지오 벨라르테(504가구)'의 분양 일정이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두 곳 모두 분양가를 산정하지 못해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서다.앞서 '과천제이드자이'는 지난 5월, '과천푸르지오 벨라르테'는 지난달 평당 2천400만원 선에서 분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과천지역 공공택지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발언하면서 분양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그 사이 과천주공1단지는 HUG로부터 분양 보증을 받지 않아도 입주자 모집이 가능한 조건(층수 골조공사 3분의 2 이상 완성)을 갖추고 지난 19일 주변의 시세에 버금가는 평당 3천998만원으로 분양에 돌입했다. 이는 기존 과천지역에서 가장 비싸게 분양됐던 곳보다 무려 평당 6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특히 정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검토하는 등 고분양을 막기 위해 부동산 안정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과 상반돼 고분양가 논란도 불거졌다.이에 '과천제이드자이'와 '과천푸르지오 벨라르테'는 과천주공1단지가 몰고 온 고분양가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게 됐다. 정부의 눈치에 분양가를 평당 2천만원대 초반으로 낮춰 책정하면 주변 시세에 절반에 불과해 '로또분양'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분양가가 평당 2천만원대 중반 이상이면 정부의 정책에 역행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공공택지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가 위례신도시의 평당 2천1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중간 가격을 잡기도 어려운 실정이다.애초 올 2분기에 2천만원대 중반으로 분양에 나서려 했으나 분양가가 높다는 국토부의 눈치에 분양 일정을 미뤘던 것이 악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지연되는 분양의 피해는 청약을 기다리는 실수요자들이 떠안게 됐다.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공택지에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민간택지에 확대 적용하는 분양가 상한제 정책이 무너진다"며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분양일정을 미루면서 적정한 분양가 산정만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biz-m.kr사진은 과천 푸르지오 써밋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