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역 원룸 평균 월세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국내 부동산 플랫폼 다방은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등록된 서울 지역 원룸, 투·스리룸 매물의 보증금을 1천만원으로 일괄 조정해 분석한 '다방 임대 시세 리포트'를 발표했다.발표를 보면 3월 서울시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원룸) 평균 월세는 53만원으로 전달보다 2%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각 구별로 월세 등락 폭이 2~4% 수준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강서구, 관악구, 구로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중랑구 등 7개 구에서 2~3% 원룸 월세가 소폭 상승했다. 원룸 월세가 하락한 15개 구 역시 전달 대비 2~4%로 그 하락 폭 역시 크진 않았다.투·스리룸(전용면적 60㎡ 이하의 투·스리룸) 평균 월세도 2개월 연속 하락한 67만원을 기록했다. 8% 상승한 도봉구(66만원)을 비롯해 금천구, 구로구, 노원구 등의 지역에서 상승세를 보였으나,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등에서 각각 4%, 6%, 6%씩 하락했다.주요 대학가 원룸 월세에서는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교육대학교(51만원)이 전달 대비 7% 하락했으며, 숙명여자대학교(45만원)도 6% 내렸다.또한 중앙대학교(38만원), 연세대학교(48만원)도 각각 5%, 4%씩 하락하는 등 서울 주요 대학 월세는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히 보였다.강규호 스테이션3 다방 데이터 분석센터 팀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개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 개강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대학가 원룸 월세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라며 "1-2월 원룸 이사철이 끝났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도 연장되는 만큼 서울 원룸 월세 하락세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2020년 3월 서울 원룸 월세. /다방 제공
2020-04-10 윤혜경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 이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부동산 폭락'까지는 아니어도,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12·16 대책 이후 서울·경기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감소했다. 11월 1만1천492건 거래됐으나 12월 9천598건으로 16.5%나 줄었다.올해 1월에는 6천267건으로 전월 대비 34.7% 줄었으며, 코로나19 심각 단계에 들어간 지난달 역시 5천469건으로 감소세를 유지했다.같은 기간 경기도 내 규제지역 거래량을 보면 11월 1만436건, 12월 1만319건으로 하락하더니 1월에는 9천908건으로 급감했다.다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자금 마련이 쉬운 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2월에는 전월보다 632건 늘어난 1만540건을 기록했다.건설 경기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3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51.0으로 전월(81.9)보다 30.9p 폭락했다. 이는 지난 2018년 9·13대책 영향을 받았던 같은 해 11월 47.4로 떨어진 이래 17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이 전망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건설사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건설사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부동산 전문가들은 비즈엠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집값 하락과 거래감소 등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코로나19 장기화 '시스템 리스크' 작용강남 아파트 시장 동조화 가능성 높아"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08년 10월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됐고, 주택가격도 곤두박질쳤다"며 "당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을 기준으로 4개월간(2008년 9~12월) 20% 정도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3평형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도 비슷하게 떨어졌다"고 말했다.이어 "강북도 예외가 아니어서 노원구 상계동 주공 6단지 24평형도 20% 이상 떨어졌다"면서 "외부 돌발적인 쇼크로 가격이 내려간 만큼 회복세도 V자형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그는 "물론 과거에 그랬다는 얘기고 앞으로 그대로 이어진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부동산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사태의 지속 기간과 강도에 달려 있다"며 "지속 기간이 3~6개월 정도 이어지더라도 확진자가 늘지 않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가 크지 않다면 현재의 조정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기간이 장기화하고 충격의 강도까지 크다면 임계점을 지나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만약 시스템 리스크까지 부각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특히 "코로나 사태가 최악의 순간으로 이어진다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풍선효과도 오래가기 힘들고, 결국 강남 아파트 시장과 동조화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코로나19 금융위기급 번지면 주택시장 가격하락 불가피"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투매 현상이 벌어졌는데 코로나19 여파가 당시와 같은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교역과 자영업자 위기 등 실물경제 불안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대유행)'으로 번지면서 경기 위축 등 경제적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산상품 중 하나인 부동산도 장기적으로 구매수요의 심리적 위축과 거래시장의 하방압력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또 "이 상황이 금융위기급으로 확산한다면 주택시장도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감염병의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커 지금 글로벌 증시도 패닉 상태다. 주택 매입이 필요한 사람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힐 때까지 기다려보고 판단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이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시장의 약·보합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코로나 확산과 금융시장 불안은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이어져"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코로나 확산세와 금융시장 불안은 부동산 시장의 심리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재건축과 강남 고가아파트 위주로 호가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유동성 장세,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장기보유 등으로 출시되는 매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금융위기 때처럼 투매 현상이나 가격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코로나19 여파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코로나19 사태 5월 종식하면 부동산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5~6월 전에 종식된다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며, 이 사태가 한풀 꺾이면 안정성·수익성이 큰 부동산 쪽으로 유동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내년 서울 입주물량이 올해의 반 토막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이런 현상은 길면 내년까지 연결될 것이다. 지금은 관망하는 게 좋으며, 주택 구매를 한다면 급급매 위주로 하는 것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코로나 확산과 거래신고 강화에 강남 4구 아파트값 동반 하락. 사진은 15일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서울·경기 아파트매매 거래량 월별 추이./직방 제공
2020-03-16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