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공급하는 '한화포레나수원장안'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좋은 입지조건에 더해 최근 수원지역 아파트 가격 급등세까지 등에 업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인데,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호갱노노'에서 실시간 검색어 2위까지 등극하며 높아진 관심을 증명했다. 8일 한화건설은 한화포레나수원장안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일정에 돌입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마련된 견본주택에 걸린 대형 현수막 또한 분양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견본주택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견본주택은 당첨자만 들어갈 수 있어서 내부를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한화포레나수원장안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843만원으로 지난해 4월 포스코건설이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분양한 '더샵 광교산 퍼스트파크(1천520만원)'보다 323만원 비싸게 책정됐다. 최근 수원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과 입지조건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한화건설이 옛 국세공무원교육원 부지에 짓는 한화포레나수원장안은 지하 2층~지상 27층·11개 동·1천63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전용면적은 최근 실수요자에게 인기를 끄는 85㎡ 이하인 64~84㎡으로 구성된다.전용면적 별 공급물량은 △64㎡A 158가구 △64㎡B 164가구 △84㎡A 482가구 △84㎡B 259가구다. 면적 별 분양가는 △64㎡A 4억7천212만~5억1천19만원 △64㎡B 4억5천786만~5억565만원 △84㎡A 5억5천790만~6억1천615만원 △84㎡B 5억5천840만~6억1천669만원 등이다.한화포레나수원장안 인근은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다. 직선으로 300m 거리에 있는 '삼익아파트'는 1978년에 준공됐고, 직선거리 353.3m에 위치한 '파장동익주'는 1997년에 입주를 시작했다. 직선으로 388m 거리인 '북수원아이파크아파트'가 2005년 8월 준공으로 근방에서는 비교적 '젊은 아파트'에 속하지만, 역시 15년 이상 나이를 먹었다. 이곳 일대 아파트들은 오래된 연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1월 삼익아파트 전용 104.83㎡(11층)가 4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 동일 층 동일면적이 3억3천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4개월 만에 7천만원이 오른 상황이다. 파장동익주는 지난해 7월 전용 84.89㎡(7층)가 2억3천만원에 팔렸다 10월 들어 2억8천500만원(7층)에 매매거래가 성사됐다. 3개월 동안 5천500만원이 뛴 것이다. 북수원아이파크 전용 84.98㎡는 지난해 1월 3억8천만원(4층)에서 같은 해 2월 4억원(4층)으로 1개월만에 2천만원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구축 아파트의 시세와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차이는 1~2억원 선이다.한화포레나수원장안은 장안구에서 최근 분양한 더샵 광교산 퍼스트파크와 비교해도 분양가 격차가 크지 않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A 분양가는 5억320만~5억3천10만원이었다. 최고가 기준 8천605만원, 최저가 기준으로는 5천470만원 차이다. 최근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집값 상승세를 감안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파장동에 소재한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가가 비싸지는 않다"며 "담배인삼공사자리에 분양한 곳(화서역파크푸르지오) 분양가가 1천600만원이었는데 현재 프리미엄이 3억원 이상 붙었다. 당시만 해도 분양가가 비싸다는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시세가 그렇다. 이런 것을 보면 분양가가 비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파장동의 또 다른 중개사는 "분양가만 보면 비싸다고 느낄 순 있다"면서도 "팔달8구역(매교역 푸르지오 SK뷰) 등의 분양가가 1천800만원대였으니 그 정도로 맞춰서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의 경우 전용 59㎡ 아파트 분양권이 6억8천170만~7억4천85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한화포레나수원장안은 입지가 뛰어난 편이다. 단지 바로 앞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북수원역(가칭)'이 오는 2026년에 개통할 예정이며, 수일초·중, 이목고, 경기과학고 등 탄탄한 학군을 갖추고 있다. 또 장안구청, 북수원 홈플러스, 광교산, 정자문화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이처럼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곳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인 만큼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오후 4시 기준으로 1천콜 이상 문의가 온 상황"이라고 말했다.관련 문의는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파장동에서 1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했다는 한 중개사는 "이런저런 문의가 많다"면서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여기 괜찮냐'고 물어보시고, 젊은 분들은 '신혼부부 특공으로 넣었을 때 전매가 가능하냐'고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원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전매가 제한된다.청약은 가구주만 가능하며, 청약통장은 24개월 이상 해당하는 예치금액을 충족해야 한다.청약 일정은 오는 1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9일(해당지역)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내달 2일이며, 같은 달 15일부터 24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한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8일 분양 일정에 돌입한 한화건설 '한화포레나수원장안' 견본주택 외관.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한화포레나수원장안' 투시도. /한화건설 제공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한화포레나수원장안' 신축공사 현장.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호갱노노 실시간 인기아파트 캡처.
2021-02-08 윤혜경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비규제지역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정부가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파주 등 37곳(투기과열지구 1곳, 조정대상지역 36곳)을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한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다른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결국 집값 급등지역에 대한 규제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 시키기에 역부족 이라는 것이다. 이날 현재 기준 전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49곳,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111곳에 달한다.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전방위 핀셋 규제에도 투자세력이 비규제지역의 '틈새시장'을 찾아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 또 다른 풍선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지역이 광범위하게 지정된 만큼 투자 수요는 비규제지역 또는 강남 3구 등 핵심지역으로 양분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규제지역과 인접한 곳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쓰고 있는데 오히려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집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9억원 이하면 40%, 9억원 초과는 20%가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를 비롯해 분양권 전매 제한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LTV가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가 적용된다. 이들 지역은 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한층 강화되고 청약은 1순위 자격 요건이 높아지는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이처럼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세제·청약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되고 자금조달계획서까지 내야 해 거래 위축이 불가피하므로 투자 수요는 또 다른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경기·인천지역 내 비규제지역은 여주, 이천,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용인시 처인구(포곡읍, 모현면, 백암면, 양지면, 원삼면(가재월리, 사암리, 미평리, 좌항리, 두창리, 맹리)) 일부 지역과 광주시(초월읍, 곤지암읍, 도척면, 퇴촌면, 남종면, 남한산성면), 남양주시(화도읍, 수동면, 조안면), 양주시(백석읍, 남면, 광적면, 은현면), 안성시(미양면, 대덕면, 양성면, 고삼면, 보개면, 서운면, 금광면, 죽산면, 삼죽면) 등이다.인천에서는 중구(을왕동, 남북동, 덕교동, 무의동)가 비규제지역에 해당한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넘치고 전세난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이번에 규제를 피한 비규제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결국 지방 대도시 아파트값이 껑충 뛰면서 강남이 오히려 싸 보이는 심리적 착시까지 생겨 일부는 상경 투자로 선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실제 정부가 추가 규제지역을 발표한 지난 17일부터 2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아파트실거래정보앱 '호갱노노' 실시간 인기 지역 상위권에 인천, 아산, 양주, 용인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3천조를 넘어선 시중 과잉 부동자금과 저금리 현상을 고려할 때 비규제지역에 투자 수요 쏠림 현상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 해제된 인천 중구는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및 여행 관련 종사자가 줄면서 당분간 어려운 분위기고 양주와 안성시 또한 집값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정부는 최근 3개월 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 등 정량요건 충족지역 중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열이라고 판단되거나 과열 우려가 있는 곳을 규제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집값이 급등한 뒤 규제 지역으로 묶는 정부의 대책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서진형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투기 지역이나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함으로써 집값이 안정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곳은 없다"며 "선진국에서 이런 정책을 펴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이제는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박원갑 전문의원은 "정부가 집값 과열을 막겠다며 규제 지역을 지정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풍선효과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는 정책 대응도 빨라야 한다. 현상과 정책 대응 간의 시차를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집값 안정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함영진 랩장은 "부동산 규제로 투기적 가수요와 갭투자, 다주택자의 추가 구매를 차단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세제와 대출·청약제도가 전셋값 상승 우려를 높이고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조건 투기 원인을 가수요로만 보고 조정지역을 지정해서는 집값을 안정시키긴 어렵다고 본다"면서 "시장의 기본 원리인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무시하고, 정치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파주시를 비롯한 전국 36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됐다. 사진은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LH제공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는 수원시 일대. /비즈엠DB
2020-12-21 이상훈
비규제로 주목받는 신동탄포레자이분양가는 합리적 도보 인프라는 글쎄GS건설이 화성시 반월동 17번지 일대에 짓는 '신동탄포레자이'가 아파트 실거래가 앱 '호갱노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7일 호갱노노를 보면 이날 오후 2시39분 기준으로 1천640명이 신동탄포레자이의 전용면적별 분양가와 공급 가구 수 등의 단지 정보를 확인했다.해당 단지가 들어서는 화성시 반월동 일대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같은 시간 1천886명이 살펴봤다.이처럼 신동탄포레자이와 화성시 반월동이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으로 보인다.화성시 반월동은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에 속하지 않으므로 해당 단지는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도 청약 통장 가입 후 12개월 이상 및 일정 예치금 충족 시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또 계약금 10% 납부 후 사업주체가 지정한 대출취급기관을 통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당첨자 발표 6개월 후에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74㎡ 분양최고가 5억2천340만원현재 인근 시세보다 2억여원 저렴분양가는 합리적이란 평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면적 59㎡가 4억3천940만원 △74㎡ 5억2천340만원 △84㎡A 5억6천600만원 △84㎡B 5억6천20만원 △84P(펜트하우스) 7억6천30만원이다. 단지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있는 수원시 영통구 'e편한세상 영통2차 2단지(2020년 3월 입주)' 전용 74㎡는 지난 3월 5억5천650만원에 실거래됐다. 네이버 부동산에는 동일 면적 매물이 7억원에 나와 있다.입주한 지 13년 차가 되는 화성시 반월동 소재 '반달마을두산위브1단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을 보면 반달마을두산위브1단지의 전용 84㎡A 시세는 3억3천500만~4억1천만원이다. 현재 4억6천만원에 올라온 매물도 있다. 구축과 분양단지의 차이는 1억여원이다.분양 홈페이지서 교통·교육 강조도보로 학교는 10분 역까지는 30분 입지도 실수요자 및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분양 홈페이지에서 입지환경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교통, 교육, 생활특권의 골든 트라이앵글 신동탄포레자이의 자부심이 프리미엄으로 이어집니다'라고 커다랗게 적힌 문구가 제일 먼저 보인다.교통에 대해서는 분당선 망포역과 영통역을 이용해 강남권 및 분당·수원·용인 등 수도권 남부로 이동이 편리하며, 교육은 도보통학이 가능한 율목초등학교를 비롯해 동학중, 서천고, 경희대가 인접하다고 써놨다.비즈엠은 신동탄포레자이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해 도보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지 확인해봤다. 신축 공사 현장에서 알게 된 단지 주 출입문 위치를 출발지로, 그리고 교통과 교육 홍보 문구에서 가장 먼저 거론한 곳인 망포역과 율목초등학교를 목적지로 설정했다.먼저 확인한 곳은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고 설명된 율목초등학교다. 지도 앱을 통해 도보 길 찾기를 하자 소요시간과 거리가 13분, 837m인 코스가 추천 경로로 나왔다. 현장에서 초등학교까지의 거리는 세계 5위의 초고층 빌딩으로 꼽히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높이 555m)를 가로로 눕힌 것보다 길다.바로 길 안내를 시작, 추천 경로대로 걸어봤다. 성인 여성 보통 걸음으로 율목초등학교까지는 11분 31초가 걸렸다. 횡단보도는 두 번 건너면 됐다. 두 건널목 모두 아파트 단지 앞에 있었다.신축공사 현장에서 분당선 망포역까지는 도보로 30분이 걸린다고 검색됐다.최단거리 추천 경로로 이동해본 결과, 망포역 8번 출구까지 32분 9초가 소요됐다. 횡단보도는 왕복 14차선 도로를 비롯해 총 11번을 건넜다. 계단도 내려왔다.도보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망포역까지 가는데 최대 30분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분양 홈페이지 내 입지환경을 보면 분당선 망포역과 영통역 출입구 사진이 있어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철역까지 이동이 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상은 역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즉, 역세권은 아닌 단지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화성시 반월동에 들어선 GS건설 '신동탄포레자이' 견본주택. GS건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 중이다.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GS건설 '신동탄포레자이' 분양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아파트 단지 입지환경. /분양 홈페이지 캡처신동탄포레자이 주출입문 위치.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2020-05-07 윤혜경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국내 포털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 연봉이 높고 복지까지 탄탄해 선망의 대상인 이 두 직장을 그는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시장에 투명한 정보를 제공,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신념이 그를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2015년 8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기반으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부동산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를 설립했다. 4년이 지난 지금, 호갱노노는 아파트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 인구, 주변 인프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월 100만 명 이상이 접속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객관적인 자료 제공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겠다는 그의 꿈이 차근차근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자리한 호갱노노 사무실에서 호갱노노 설립자인 심상민(37) 대표를 만났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개발자를 하다 현재는 '호갱노노'로 아파트 부동산종합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는 심상민이다.Q. 사명이 독특하다. '호갱노노', 무슨 뜻인가.'호갱'과 '노노'의 합성어로 호구 고객이 되지 말자는 뜻으로, 이케아(IKEA) 국내·외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었을 때 사용한 이름이다.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했던 당시, 국내에만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얘기가 있었다. 개발자인 만큼 쉽게 가격비교 사이트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사이트를 개설해 비싸게 파는 제품도 있고 오히려 저렴하게 파는 물건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렸다.그 이후 서비스를 부동산 실거래가, 호가 비교로 변경했다. 바뀐 서비스에서도 동일한 이름을 쓴 이유는 개발자로서 비대칭적 정보가 난무하는 모든 분야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겠다는 취지에서다. 결국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해 사용자를 이롭게 하는 것이 호갱노노의 궁극적인 방향이다.Q. 네이버와 카카오를 재직했다. 꿈의 직장을 제 발로 나와 호갱노노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예전부터 창업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학생 때 '중고장터'라는 서비스를 창업했었다. 중고나라가 나오기 전이었는데, 실력도 안 될뿐더러 인맥도 없어 성공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보고 SKC&C에 입사했다. 입사 후에도 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 네이버를 거쳐 카카오에 몸담고 있을 때도 쉬는 시간이나 주말에 항상 뭔가를 만들었지만 잘 안됐다. 그러다 카카오 재직 시절 만든 이케아 가격비교 사이트가 처음으로 반응을 이끌어냈고, 주변에서 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고민이 됐다. 아내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기 힘들었다. 5개월간 고민을 하다 안 했을 때 후회가 더 클 것이란 판단이 들어 시도해야겠다고 결심했다.Q. 데이터는 어떻게 얻나.호갱노노는 개발자 2명이 초창기 모델을 만들었다. 전국 서비스를 하는데, 둘이서 하다 보니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계가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등 20종 이상의 공공 데이터를 수집해 가공, 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부분 것들이 자동으로 돌아간다.Q.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이용하게 된 배경은.지금이야 대형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국토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역과 기간을 설정하고 아파트를 선택한 뒤 매매와 전세 등의 카테고리를 골라야 테이블 형태로 실거래가가 떴다. 다른 기간의 자료를 보거나 다른 아파트의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가 있음에도 대형 포털사이트나 부동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사이트에서는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왜 그랬는지 정확히 설명하긴 힘들지만, 정보가 있어도 사용자들은 이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집을 구할 때도 실거래가를 모른 채 중개업소를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개인에게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아파트인데도 말이다.반면 해외에서는 특정 사이트에서 실거래가뿐만 아니라 교통, 학군, 범죄율 같은 것들을 지도 위에 표기해 보기 쉽게 공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기술력, 정보가 부족해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기존 플랫폼이 계속 유지가 됐던 거다.따지고 보면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믿을만한 정보다. 개발자로서 이 데이터를 보기 쉽게 제공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정보를 제공하면 매우 큰 문제가 해소될 수 있겠단 생각에 지도 위에 실거래가를 표기했다. '이 아파트는 얼마다'라고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이후로 전체적인 산업이 정보 공개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다.Q. '아파트'에 주력하는 이유는.아파트만 해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저희가 실거래가, 학군, 학원가, 출퇴근 정보 등을 공유하지만 아직 제공하지 못한 정보도 많다. 앞으로 공개할 기능을 일일이 설명하진 못하지만 사용자에게 아파트 가격이 형성된 배경에 대한 정보를 다 줄 생각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아파트에만 몇 년 더 매달려야 할 듯하다.향후 방향은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되는데,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의 경험을 바꿔주고 싶다. 중개업자와의 거래 등 기존 산업에서 주는 경험보다 한 차원 나은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큰돈이 오간다. 특히 요즘은 집값이 상승해 중개수수료로 수천만 원이 오가기도 한다. 그런데 서비스나 질은 기존에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다. 아직 산업이 발전하지 못해 그렇다. 그래서 이 부분을 IT적으로 조금 더 나은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찾고 있다.Q. 설립 4년 차, 수익이 궁금하다.현재는 이렇다 할 수익은 없다. 주변에서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우리는 호갱노노를 플랫폼 사업으로 생각한다. 플랫폼 사업은 수익이 나중에 나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도 창업 후 5년간은 수익이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호갱노노는 아직 창업한 지 4년밖에 안 됐다. '아직은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우리는 사용자의 편의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Q. 방문자 수치는 어떻게 되나.정확한 말씀을 드릴 순 없지만, 직방에 인수된 후 매스마케팅을 하면서 월간 방문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 7월에는 구글스토어 전체 순위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Q. 직방 인수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일단 마음이 편해졌다.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케팅'이다. 호갱노노 직원 수가 14명인데도 불구하고 매스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직방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투자 등 다양한 부분을 직방에서 알아서 해준다. 저희는 오롯이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Q. 직원의 고용형태나 복지는 어떤가.현재 직원 14명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했으며, 최대의 복지는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대기업에 있어본 결과, 복지가 쏠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결혼을 한 사람이나 집이 먼 사람 등 선택적인 복지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래서 호갱노노는 복지를 '연봉'이라고 생각, 고연봉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밖에 자율출퇴근을 시행 중이다. 출근시간과 휴가일을 일일이 세지 않는다. 맡은 바 일만 잘하면 얼마든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한 달간 써도 상관없다. 이는 신입사원도 마찬가지다.Q. 호갱노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현재 호갱노노 직원 14명 중 10명이 개발자다. 이는 서비스의 품질과 편의성을 통해 사용자의 행태를 바꾸고 나아가 이 업에 대한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묘사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 불편하고 피해를 겪고 있는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기능을 만들고 그것을 알리는 게 우리가 당면한 과제다. 적어도 10년은 이런 것들을 해갈 듯하다.Q. 부동산 시장에서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제가 '지금 집을 구한다면 어떻게 할까'로 질문을 바꾸겠다. 우선 플랫폼과 여러 가지 앱을 통해 이른바 '손품'을 팔아 모든 정보를 통합한 뒤 지역을 먼저 정한다. 그리고 입주할 아파트를 고른 뒤 실거주자의 의견과 미래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를 수집한다. 여기까지 완료했으면 플랫폼을 떠나 오프라인으로 떠나 중개업소를 찾는다. 여러 곳의 중개업소를 방문해 실제 매물을 보고 현재 시세도 파악하고 중개업자만 아는 정보가 있는 지까지를 파악한 뒤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거다. 그래야 이 시장에서 '호갱'이 되지 않는다. 제 생각엔 그걸 가장 크게 도와주는 것은 '호갱노노'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아파트 부동산종합플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박소연기자parksy@kyengin.com아파트 부동산종합프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모습.실거래가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호갱노노 홈페이지 모습. / 호갱노노 홈페이지 캡처부동산 종합정보 플랫폼 '호갱노노' 심상민 대표 인터뷰 모습.아파트 부동산종합플랫폼 '호갱노노' 사무실 모습.
2019-11-07 윤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