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TX 호재를 품은 곳은 훈풍이, 비껴간 곳은 냉기가 감돈다.안양 인덕원역 일대 집값은 이 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노선에 인덕원역, 왕십리역 추가를 제안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C 노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인덕원역 일대 아파트는 호가가 2억원 이상 뛰었다. 기대감이 바로 집값에 연결된 셈이다. 비즈엠은 A노선부터 D노선까지 GTX 확정 이후 집값 변화를 살펴보는 '집값 급행열차 GTX'를 연재한다. <편집자주>최근 안양 인덕원역에 GTX-C 신설 가능성이 커지며 GTX-C 노선이 주목받고 있다. GTX-C는 양주 덕정에서 수원까지 총 74.8km 구간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정차역은 △덕정 △의정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정부과천청사 △금정 △수원 등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GTX-C 노선 중에서도 금정역 일대의 미래 전망이 밝다고 평한다. 군포시 금정동에 위치한 금정역은 현재 수도권 1호선과 4호선이 오가는 '더블 역세권'이지만, 그간 산본역에 비해 저평가 받아왔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금정역에 GTX-C가 들어서게 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주택 가격 동향을 발표하는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리브온이 '동(洞)' 단위의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만큼, 산본역과 금정역 일대 집값 흐름을 짚어보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실거래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산본역 4번 출구가 단지와 연결된 '주공2-2단지(1993년 준공·476가구)'는 지난 6월 전용면적 51.66㎡가 4억7천500만원(5층)에 매매됐다. 동일 타입의 마지막 거래는 지난해 11월 3억3천만원이다.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된 아파트지만, 집값이 7개월 동안 1억4천500만원 올랐다. 금정역 4번출구에서 272m 거리에 있는 산본동 삼성아파트(1987년 준공·370가구)' 전용 55.21㎡ 5층은 2020년 6월 5억8천500만원에 거래되다 올해 4월 5억6천만원에 매매됐고, 지난 5월에는 6억3천500만원에 실거래됐다. 한국 나이로 35살 된 아파트지만, 산본역 아파트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 달 여 만에 7천500만원 상승하며 금정역 일대 집값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짐작게 했다.금정역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산본동 '래미안 하이어스(2019년 준공, 29개 동·2천644가구) 'e편한세상금정역에코센트럴(산본2차e편한세상, 2007년 준공, 9개 동·677가구)'도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래미안 하이어스 전용 84.97㎡는 올해 1월 9억9천만원(23층), 10억원(12층)에 거래되다 2월 10억1천만원(10층), 6월 11억1천만원(11층)에 매매되며 해당 면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보다 작은 면적인 전용 59.94㎡ 또한 지난 3월 8억6천500만원(29층)에 매매되다 지난 6월 9억1천900만원(26층)으로 손바뀜했다. 바로 옆 단지인 산본2차e편한세상 전용 84.99㎡는 올해 1월 7억5천만원(4층), 2월 7억7천만원(19층), 5월 8억4천500만원(8층), 6월 9억1천만원(13층)·8억6천500만원(12층), 7월 8억7천만원(20층)에 실거래됐다. 6개월 동안 집값이 1억원 이상 오른 것. 현재 래미안하이어스와 산본2차e편한세상 호가는 각각 11억5천만~13억3천만원, 9억5천~11억원에 나와 있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 금정역(4개 동·843가구)' 입주권 또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해당 단지 전용 84.92㎡ 입주권은 지난 4월 12억557만원(25층)에 거래됐다. 힐스테이트 금정역 전용 84㎡ 분양가가 5억7천820만~6억4천32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대비 2배 가까이 프리미엄(피)이 붙은 상황이다. 현재 매물은 14억~15억대에 올라와 있다.GTX는 집값뿐 아니라 지지부진했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도 탄력을 주고 있다. 군포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금정역 일대에서는 이른바 '산본1지구 재개발정비사업', '산본2지구 재개발정비사업', '금정역세권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 총 3곳에서 주민제안방식으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다. 최근 이들 사업지 정비계획 최종안이 군포시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진다.산본동의 한 대표 공인중개사는 "(산본)2지구는 7월 말 이전에 지구단위지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늦어도 3~5년 사이에 시작될 것이고, 8년 이내에는 최고 20~32층 사이, 2천100가구 규모의 주택이 조성될 것"이라며 "현재 금정역 일대는 30~40년된 건물이 많은데, GTX-C 노선이 확실히 시너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금정역에는 또 다른 호재도 있다. 바로 '복합환승센터'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제4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2021~2025)'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2025년까지 5개 대도시권에 광역철도 41개, 광역도로 25개, BRT 12개, 환승센터 44개 등 광역교통시설 총 122개가 확충된다는 내용으로, 금정역 복합환승센터가 확정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군포시는 지난해 1월 금정역 일원 도로 위에 1만㎡ 규모의 인공대지를 조성해 대중교통 연계형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내용의 금정 환승센터 입체화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환승센터 지하에는 주차시설과 판매시설이, 지상에는 대중교통연계형 환승시설, 근린생활시설, 편의시설, 주거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사업기간은 2019년부터 2026년까지이며, 군포시는 올해 12월까지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정역e편한공인중개사 김도은 대표는 "현재 강남을 가려면 광역버스로는 1시간, 전철로는 1시간~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GTX가 들어서면 삼성역까지 15분이면 간다"며 "편리성이 개선되는 만큼 미래가치는 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산본역 앞이 군포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GTX, 환승센터가 들어서는 금정역 앞 10분 거리 이내로 중심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현재 수도권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오가는 군포 금정역사. 2021.7.12.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GTX-C노선 위치도/국토교통부 제공금정역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산본동 '래미안 하이어스' 단지 전경. 2021.7.12.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군포 산본2차e편한세상 단지 전경. 2021.7.12.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금정역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힐스테이트 금정역'. 현재 해당 단지는 공사 중으로, 내년 3월 입주 예정이다. 2021.7.12.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금정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안)
2021-07-13 윤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