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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품귀현상이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지면서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전셋값 10억원 시대'가 열렸다.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데다 가을 이사철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을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백현마을 6단지' 전용면적 84㎡가 이달 초 10억8천만원(11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달 이 단지의 같은 면적이 10억원(9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져 신고가를 경신한 지 12일 만이다.과천시 중앙동에 있는 '푸르지오 써밋'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달 21일 10억3천만원(2층)에 전세 계약을 맺은데 이어 3일 만인 24일에는 7천만원 오른 11억원(27충)에 전세 거래돼 최고가 신기록을 썼다. 부동산 시장에는 20일 현재 전셋값 11억원(고층)에 매물 단 한 건이 올라와 있다. 주변에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의 경우 이미 전세 호가만 11억8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면적 97㎡도 이달 6일 6억5천만원(7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부동산 시장에 나온 9건의 매물 중 전셋값 10억 이하 매물은 한 건도 없다. 이 단지의 호가는 최대 13억원이다.이처럼 전셋값이 1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물조차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과천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는 이들은 많은데 매물이 없다 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게 시세가 될 정도"라며 "3기 신도시 청약 열기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대란도 이런 대란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한국감정원의 이달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6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률은 0.14%에서 0.16%로 0.02%p 올랐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 주 0.22%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0.18%(8월 둘째 주)→0.17%(8월 둘째 주)→0.16%(8월 셋째 주∼9월 넷째 주)→0.15%(9월 다섯째 주)→0.14%(10월 첫째 주) 등으로 점차 상승세가 꺾였다. 하지만 10월 둘째 주 들어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전세 수요 대비 공급량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가 지난달 187.0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최대 수치다. 기준선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공급보다 매물을 찾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대차 보호법과 0%대 초저금리 장기화,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영향 등으로 전세 매물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특히 전셋값의 주요 변수인 내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6천336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 18만7천991가구보다 5만여 가구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급등 등 주택임대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이 급등하고, 매물조차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임대차시장에 대한 규제와 달라진 청약제도, 신규 공급 주택 감소 등으로 전세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세시장의 불안을 단기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효과도 2~3년 뒤에야 나타나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임대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실제 이행될 때까지 일정 기간 이상 시간이 걸리는 만큼 수도권 전세난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수도권 주택 임대시장의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 양상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매물을 살펴보고 있는 수요자. /비즈엠DB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캡처.'과천 푸르지오 써밋' 조감도./대우건설 제공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도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지난 2013년 5억원 초반에 머물던 평균 집값이 7년 만에 2배가량 뛴 수준이다. 부동산114가 7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가구(호)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강남(20억1천776만원) △서초(19억5천434만원) △송파(14억7천738만원) △용산(14억5천273만원) △광진(10억9천661만원) △성동(10억7천548만원) △마포(10억5천618만원) △강동(10억3천282만원) △양천(10억1천742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구가 최초로 2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강남3구와 마용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서울시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10억원 돌파의 배후에는 전통의 강자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에 더해 신흥강자인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과 광진구 등이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이 중 가구당 20억원을 돌파한 강남구와 조만간 2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는 최근 2~3년 사이 재건축을 통해 구축아파트가 새 아파트 단지로 속속 탈바꿈하면서 서울 전체의 시세를 리드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12·16 부동산대책과 경기침체 여파로 잠시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말 상승 반전 이후 8월 현재까지 최근 11주 연속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정부의 각종 대책 발표에도 6월 아파트 거래량이 저금리 유동성과 절세매물 영향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7월 월간 상승폭도 작년 12월(1.08%) 이후 가장 높은 0.96%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아직까지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이어 "특히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이후에는 수요층이 원하는 알짜 매물들이 잠기면서(매물 잠김)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재편됐다. 이 때문에 매도자가 기존 고점보다 높은 가격 수준에 물건을 내 놓아도 수요가 붙으면서 고점 경신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정부의 8.4 공급대책이 발표된 이후 상승폭이 소폭 둔화되고, 3040 수요층 일부가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어 9~10월 이사철이 시장 방향의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이다./김명래기자 problema@biz-m.kr서울시내 아파트 전경./연합뉴스서울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 추이./부동산11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