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폭등한 데다 전세물건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서울을 떠난 전세 난민들이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경인지역으로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46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12년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3%대에서 2013년 말 61%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70%를 돌파했다.
서울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1월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는데 2013년 9월 3억원을 넘어선 이후 4억원까지 오르는 데 28개월이 걸렸다. 월평균 357만원씩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가 7.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에서 겨우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북권의 평균 전셋값은 3억54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가 전세금을 모으는 데 5.8년이 걸리며, 강남권의 평균 전셋값은 4억3천886만원으로 8.3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반면 경기지역 아파트 전셋값을 모으는 데 필요한 기간은 4.3년으로 강남권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천262만원인데 비해 경기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천5만원 정도로 경기도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서울의 전셋값보다 20%가량 낮았다.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도는 내년 입주물량이 12만 가구로 크게 늘고 아파트 입주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서울을 떠나는 전세 난민의 행렬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철기자 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