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환승센터 개통을 일주일 앞두고 수원역 육교 주변 상인들이 "일방적으로 버스 노선이 줄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가 뒤늦게 버스 노선 재조정에 나섰지만, 상인들은 역세권 균형 발전과 버스 승객들의 선택권 보장 등을 내세우며 시민과 상생할 수 있는 노선 재조정을 요구했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역 동서쪽 부지 2만 3천377㎡에 건립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수원역 환승센터(이하 환승센터)가 오는 16일 개통한다. 현재 수원역을 경유 중인 버스 1천242대 가운데 325대(전체의 26%)가 환승센터를 경유한다.
하지만 이번 노선 변경으로 화성 병점·봉담·발안·남양 등을 경유하는 버스가 기존 역전시장 정류장을 그대로 통과하면서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경우 역전시장 정류장을 오가는 44개 노선, 274대의 버스가 줄어든다. 이 정류장을 지나던 전체 버스 대수의 48%, 전체 노선의 63%에 달하는 비율이다.
특히 수원역 육교 주변에는 100여개의 소규모 점포들이 밀집해 있지만, 이들 점포의 상인들은 역전시장, 매산시장, 매산로 테마거리 상점가, 역전지하도 상가 등 수원역 일대 4개 상인회에 소속되지 않아 그동안 주민설명회 등에서 소외됐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수원역 남부상인회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시에 버스 노선 재조정을 촉구하고 있다.
역전시장 정류장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박모(48·여) 씨는 "화성지역을 경유하는 버스가 역전시장 정류장을 통과하면 이 버스로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는 승객들이 주 고객인 영세 상가들의 매출이 크게 줄 텐데 지난달까지 변경 사실을 몰랐다"며 "역전시장 정류장에서 내리거나 환승센터로 갈 수 있도록 승객들에게도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뒤늦게 계획을 일부 수정해 26개 노선, 133대 버스가 역전시장 정류장을 경유해 환승센터로 가도록 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들 노선 가운데 앞으로 감차 가능성이 높은 노선이 있다며 승객 수와 버스 대수, 운행 횟수 등이 비교적 많은 버스 노선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화성지역을 경유해 역전시장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버스 노선을 없애지 않고 상권을 보호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유동인구 변화와 교통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환승센터 개통 이후에도 합리적으로 노선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