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나서는 이 없는 제주뱃길

3년 넘게 여객·화물 운송 난항
수협 등 사업성 떨어진다 포기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7-07-12 제7면

세월호 이후 나서는 이 없는 제주뱃길
세월호 사고로 인천~제주 항로의 여객선 운항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도권과 제주를 잇는 화물과 여객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오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여객선 선착장이 비어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세월호 사고로 인천~제주 항로의 여객선 운항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과 제주를 잇는 항로가 사라지면서 화물과 여객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인천~제주 항로는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로 카페리(여객+화물) 세월호(6천825t급)와 오하마나호(6천322t급)를 운항하던 선사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되면서 여객선 운항이 끊겼다. 하지만 사업성이 낮은 데다 사고 위험성도 높아 3년이 지나도록 이 항로를 운항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업자를 공모했지만, 제안서를 냈던 유일한 업체가 적격 기준(100점 만점에 8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 해당 업체는 도입 예정 선박의 선령이 14년으로 높은 데다, 회사 신용도가 좋지 않아 감점을 많이 받았다고 인천해수청은 설명했다.

앞서 2015년에도 수협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을 저울질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검토 작업을 중지했다. 화물과 여객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로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기 전에는 연간 100만t의 화물과 10만 명의 관광객이 이 항로를 이용해 제주에 도착했다.

인천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관계자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는 화물 대부분이 건축 자재나 생필품 등이기 때문에 화물선보다는 카페리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존에는 인천항까지만 화물차로 이동하면 됐지만, 목포 등 남해안에 위치한 항구까지 가야 해서 시간이나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최근 2곳의 업체에서 이 항로 운영에 관해 문의하는 등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며 "운항 안전성을 갖춘 우수한 사업자가 있으면 재공모를 통해 운항이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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