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인원 3387명중 1525명 뿐
개항 준비 긴급인력 선발 허용
고용 형태 전환 대상자에 포함
절차문제·비리가능성 등 지적인천국제공항공사가 협력업체의 직원 채용을 일부 허용했다. '연내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 결정 이후 각종 혼선을 막기 위해 중단시켰던 협력업체의 직원 채용이 두 달여 만에 재개된 셈이다. 이에 따라 공항공사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근로자의 채용을 협력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다소 특이한 상황이 됐다.
공항공사는 내년 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장 준비를 위해 긴급하게 인력이 필요하자 어쩔 수 없이 채용 재개를 허용했다. 공항공사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T2 개장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우선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선택을 했다.
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일부 협력업체에 'T2 개장 준비를 위한 긴급 소요 인원 채용을 허용한다'고 통보했다. 채용 재개 대상 근로자는 수화물 처리 등을 담당하는 5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은 지난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했을 때 '연내 인천공항 1만 명 아웃소싱 근로자 정규직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사는 6월 초에 협력업체에 채용 절차를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기준을 마련하기 전에 각 협력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면, 혼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방침 발표 후 채용된 공항 협력사 직원도 모두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포함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 'T2 긴급 인력 채용 재개'를 두고 공항공사 정규직 직원이 될 수 있는 근로자를 협력업체에서 뽑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과 채용 비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고용 등 공항공사 자체 실행방안이 나오기 전에 협력업체가 각자의 기준으로 인력을 채용하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공사 직접 고용, 자회사 설립을 통한 채용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 전략 및 실행방안 수립 용역'에 착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공항공사는 올해 말까지 T2 개장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라 협력업체의 직원 채용을 허용했다는 입장이다. 두 달여 만에 협력업체 채용과 관련한 입장을 바꾼 셈이다.
T2를 포함한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 종합공정률은 97.9%(6월30일 기준)다. 공항공사는 9월까지 건설·종합시험운영을 완료하고, 올해 말까지 개항 준비를 마쳐야 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 개장 준비에 차질이 있을 수 있어 긴급하게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 채용을 협력업체에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의 'T2 협력업체 추가 인력 채용 허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T2 개장을 앞두고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인력은 3천387명인데, 현재 1천525명만 채용됐다. 정부나 공항공사가 구체적 추가 인력 채용 기준을 마련하기 전, 협력사 주도의 채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 방침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임시법인을 설립해 T2 개장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정부 승인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