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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 신도시인 광교·동탄신도시에 호수공원내 음악분수 설치와 호수 규모를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2일 오후 동탄호수공원 미래 체험관에서 수위를 높여 호수 면적을 보다 넓게 해달라는 주민들과 현장간담회를 열고 대화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수원시 관리비용 등 문제 심의보류
주민 "설치해야" 시민단체 "돈 낭비"
"수위 높여 면적 넓게해야" 들끓어
"분수만 쓸데없이 크다" 볼멘소리
경기남부의 대표 신도시인 광교·동탄신도시에 이른바 '호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도시의 랜드마크인 호수공원내 분수 설치를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는 것이다. 광교는 호수공원에 설치할 호화 분수가, 동탄은 호수의 규모가 논란의 골자다.
22일 경기도시공사와 수원시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을 활용해 총사업비 200억원을 투입, 높이가 100m에 이르는 '초호화' 음악분수를 광교호수공원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지역 명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게 공사 측 구상이었다.
그러나 수원시 도시공원위원회는 지난 4월 설치 계획 승인을 보류했다. 분수 설치 후 수원시가 부담해야 할 엄청난 유지관리 비용, 수질 개선과 빛·소음 공해 해소 방안 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도시공사에 계획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보완이 충분히 이뤄지는 대로 재심의를 통해 설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결정이 유보된 사이 분수 설치 문제는 수원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달 초 광교신도시 주민들은 수원시청을 방문해 "분수가 광교신도시의 가치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분수 설치를 촉구했다.
반면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충북 충주시가 20억원을 들여 설치한 음악분수는 10년여 방치 끝에 고철로 판매됐다. 제주도도 28억원을 투입해 음악분수를 설치한 후 관리비 문제로 지난해 철거했다"며 "광교호수공원 음악분수 역시 예산낭비사업의 전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동탄2신도시의 랜드마크인 동탄호수공원도 신도시 주민들의 민원 집합소가 돼버렸다. 광교호수공원이 기존 원천·신대저수지를 토대로 조성된 것이라면 동탄호수공원은 산척저수지를 토대로 한다.
호수공원 조성에 624억원이 투입되는 랜드마크지만 신도시 홍보영상 등을 통해 주민들이 그렸던 호수보다 실제 조성되는 규모가 턱없이 작은 게 논란을 촉발했다. 이곳 호수는 사전 재해 영향성 검토 결과 3.3m 이하로 조성하도록 승인이 이뤄졌다.
"호수공원 하나 보고 들어왔는데 너무 초라하다" "이런 상태라면 랜드마크가 아니라 지역 흉물이 될 처지"라는 등의 불만이 폭주하자 이날 오후 남경필 도지사가 직접 호수공원 현장을 찾기도 했다. 수위를 높여 호수 면적을 보다 넓게 해달라는 게 이날 주민들이 제기한 주된 요구사항이었다.
낮은 수위 탓에 호수에 설치될 음악분수에 대해서도 "호수는 너무 작은데 분수만 크게 설치하면 뭐하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탄을 지역구로 둔 조광명(민·화성4) 경기도의원은 "남 지사와 호수 수위를 1m 더 올리는 방향으로 협의했다"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동탄호수공원 협의회를 구성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수공원이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개발을 둘러싸고 여러 잡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