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호황을 이어온 부동산 경매시장이 내년에는 찬바람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법원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매시장에서 이어져온 '고경쟁·고낙찰가율' 현상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한풀 꺾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지표는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낙찰률은 2012년 32.6%를 기록한 이후 2016년 40.3%까지 4년 연속 상승세였으나, 올해는 하반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승세가 꺾여 39.1%로 마감했다. 경쟁률을 나타내는 평균 응찰자 수도 4.0명에 그치면서 작년보다 0.2명 감소했다.
지지옥션은 내년 들어서는 낙찰가율도 하락 조정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낙찰가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찰 물건들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으로 보았다.
유찰 물건들이 늘어나면 가격이 저감된 물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점진적 낙찰가율 하락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법원 경매에서는 유찰 시 최초 감정가에서 20~30% 감액해 입찰하는 강제저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지옥션은 내년 낙찰가율 하락폭에 대해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5% 내외 정도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4월 다주택자 양도세 물건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낙찰가율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은 수도권 외곽의 연립·다세대 등의 물건은 낙찰가율 하락폭이 다소 클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옥션은 내년도 경매 매수 타이밍은 물건이 늘어나는 하반기 이후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 대출 규제로 인해 대환대출이 막힌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경매 대중화로 인해 물건이 증가해도 낙찰가율 하락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급매 물량이 늘어날 경우 급매 가격에 맞춰 해당 지역 낙찰가율의 조정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원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