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철수' 최악의 경우엔… "인천 내항 물동량 절반 줄수도"

5부두 완성차 수출량 93% 차지
차·부품류, 전체물량 58% 달해
중고차 수출 '전진기지'도 위협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8-03-26 제8면

한국지엠이 철수하면 인천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천 항만업계에서는 당장 인천 내항 물동량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내항 5부두를 통해 수출된 한국지엠 차량은 29만266대다. 이는 전체 완성차 수출량의 93%에 달하는 것이다.

또 지난해 내항 5부두 전체 물동량은 600만8천RT(운임 톤)를 기록했는데, 자동차와 부품류(352만9천RT)가 58%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이 철수하면 내항 5부두 물동량의 50% 이상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차량을 반조립 상태로 수출하는 한국지엠 KD센터(Knock Down, 자동차부품 포장 수출센터)의 물동량도 줄어든다. 한국지엠 KD센터에서는 연간 3만~4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를 해외로 보내고 있다. 물동량 감소로 내항 5부두에 기항하는 선박 수도 적어진다.

지난해 내항 5부두를 찾는 선박은 337척이었다. 한국지엠 수출 물량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 내항 5부두에 접안하는 선박이 120척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자동차 전용부두 형태로 운영되는 내항 5부두에서 자동차 물동량이 없어지면 자동차 운반선이 이곳을 찾을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선박 수 감소로 줄어드는 예선료나 도선료, 접안료, 항만시설 사용료 등은 연간 2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기항 선박 수가 줄어들면 중고차 수출 물동량도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항에 입항하는 자동차 운반선은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을 높이기 위해 수출용 완성차와 중고차를 함께 선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지엠 차량 수출 감소로 선박 기항이 줄어들게 되면 완성차 물량이 많은 평택항 등 다른 항만에서 수출용 중고차가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천항에서는 25만1천606대의 중고차가 수출됐는데, 이는 전국 중고차 수출량(28만6천197대)의 87%에 달하는 수치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철수하면 인천항만공사의 수익과 하역사 매출액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에는 근로자 임금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인천 내항의 생존과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인천항만공사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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