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수심보다 얕다" 인천항 꺼리는 대형선박

1항로 18㎞ 구간 절반 14m 못돼
만조때 기다려 통행 경쟁력 저하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8-05-28 제25면

인천항 제1항로(팔미도~북항) 18㎞ 구간 중 절반 이상이 계획수심(14m)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항 제1항로를 100m 간격으로 측량해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 지점 1천149곳 가운데 586곳(51%)이 계획수심인 14m보다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인하대 산학협력단이 인천항만공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진행했다.

인천항 제1항로는 내항, 남항, 북항, 북항 유류부두,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등으로 입출항하는 화물선과 유조선의 주요 항로다.

해양수산부가 발간한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는 '인천항의 평균 해수면 높이를 고려하면 계획수심을 12~14m로 유지해야 선박이 원활하게 통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팔미도 인근 북측 해상은 전체 조사 지점 324곳 중 258곳(79%)이 14m보다 얕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심지어 북항 입구에는 수심이 8m도 채 되지 않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재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이 7.5m 이상 되는 입출항 선박이 이곳들을 통과하려면 만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게 항만업계 설명이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회 회장은 "계획수심보다 낮은 지점이 많아 현재 제1항로에 들어오는 선박 대부분은 적재 화물 일부를 다른 항만에 하역한 뒤, 인천에 입항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형 선박의 경우 물때를 맞춰 입항해야 하므로 인천항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인천항의 경쟁력이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제1항로 남측 부분(팔미도~내항) 13㎞는 자체적으로 준설 공사를 진행하고, 북측 부분(내항~북항)은 해수부가 공사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항로 준설은 수역 관리 권한을 가진 인천항만공사의 업무이지만, 북측 일부는 2007년 인천항만공사로 이관되기 전부터 얕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수부는 북측 부분 준설 사업비(490억 원)의 30% 정도만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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