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무인자동화 도입'… 문제는 투자비용·고용감소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8-06-11 제13면

해수부 간담회 열고 의견수렴
"생산성 1.5배·대기오염 줄어"

항만업계는 부정적 입장 피력
"비용 2배에 근로자 88% 실직"


해양수산부가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천 신항 신규 터미널에 무인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고자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인천에도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이 운영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초기 투자 비용 증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해수부는 최근 인천해수청에서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무인 자동화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해수부와 인천해수청, 인천항만공사 등 관계기관과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인천항운노조 등이 참석했다.

터미널 무인 자동화는 인공지능과 로봇 등 4차산업 혁명 기술을 적용해 하역 작업을 벌이는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말한다.

인천 신항 1-1단계 컨테이너 부두를 비롯한 국내 항만들은 아직 장치장 크레인만 원격으로 조정하고 안벽 크레인과 야드 트랙터 등은 사람이 운전하는 반자동화 단계로 운영되고 있다. 완전자동화 터미널은 안벽 크레인 원격 조정, 무인이송장비(AGV)를 이용한 컨테이너 자동 운반 등이 핵심이다.

201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시작으로 미국 롱비치항, 중국 칭다오항, 상하이 양산항 등은 무인자동화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까지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 1단계 시설에 무인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수부는 무인자동화시스템의 장점으로 높은 하역 생산성과 대기오염 절감 등을 꼽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로테르담항을 조사한 결과, 완전자동화 도입 2년 만에 하역 생산성이 25M(무브·컨테이너 처리 속도 단위)에서 35M으로 1.5배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디젤 컨테이너 차량을 운행하는 대신 저탄소 전기셔틀이 컨테이너를 나르기 때문에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간담회에 참석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와 항운노조 등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자동화 시스템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자동화로 인해 항만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항만운송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무인자동화시스템 도입을 위한 비용은 반자동화 터미널의 두 배로, 투자비 회수 기간이 12~15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터미널 현장 근로자의 88%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무인자동화시스템 도입에 대한 터미널 운영사와 항운노조 등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며 "도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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