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싱가포르(창이) 첫 중장거리노선 합의

허브공항 육성정책 악영향 우려도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8-08-06 제13면

정부가 김해공항에 첫 중장거리 노선을 개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항공회담에서 양국 간 항공기 운항 가능 횟수를 최대 주 14회까지 확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에 확대된 운항권을 모두 부산 김해공항-싱가포르 창이공항 노선에 배정할 예정이다. 김해공항 입장에선 처음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보유할 기회를 얻게 됐다.

현재 김해공항은 미국령 괌·사이판,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으로 연결되는 중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부산-창이 노선에는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이 190석 정도의 'A321-NEO'나 'B737-MAX' 기종을 투입하면 하루 2회 이상 운항이 가능하다.

300석 이상의 B777 기종을 쓴다고 가정하면 주 1회 정도 운항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항공회담 결과에 대해 "동남권 주민의 여행 편의를 높이고,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응하는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놓고 정부가 그동안 추진하던 허브공항(인천공항) 육성 정책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허브공항 경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정부 스스로 깎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이공항은 2025년까지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을 1억3천500만명 수준으로 확장하는 등 아시아 허브공항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홍콩공항(2023년 1억1천만명), 중국 푸둥공항(2025년 1억6천만 명) 등 다른 공항들도 허브공항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공항시설 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장 내년이면 연간 여객 1억 명을 처리하는 중국 베이징 신공항이 개장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부산-창이공항 노선 개설을 계기로 지역에서 추가 장거리 노선 요구가 이어질 경우 인천공항이나 국내 항공산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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