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성남 판교테크노밸리(판교TV)가 지역을 외면하는 나홀로 성장으로 뭇매를 맞고있다. 경기도는 제2·제3의 판교테크노밸리 확장계획을 확정짓고 대규모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나 지역고용이나 지역경제 성장없는 그들만의 성장을 지켜보는 지역주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판교TV가 삼한시대 '소도'를 연상케하는 이유다. 소도는 북과 방울을 매단 장대를 세워놓고 귀신에게 제사하는 곳인 신성불가침의 구역이었다. 성남시 입장에서는 판교TV가 상생의 동반자가 아니라 아무 이득 없이 뒤치다꺼리를 해주어야 할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판교TV는 주말이면 인적이 비어 을씨년스러운 유령도시로 전락한다. 입주기업 1천270곳에 종사하는 6만2천여명의 72%는 성남이 아닌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성남시가 조사한 판교TV 유동인구수는 주중 낮 시간대 8만명 정도 규모이지만 직장인들이 퇴근한 이후인 평일이나 휴일의 활동인구는 4분의 1인 2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때문에 '토·일 휴무'를 써붙인 상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면 판교TV의 평일 모습은 확연히 달라진다. 만원상태인 신분당선 지하철 판교역에서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는 직장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나온다. 1㎞ 남짓 떨어진 판교TV로 향하는 발걸음들이다. 역앞에 대기중인 마을버스들은 금세 승객들로 가득차고 입주기업이 배차하는 셔틀버스들도 이들을 실어나르는데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고 한다. 텅빈 주말과 너무나 대조적인 평일 출근 풍경은 판교TV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두 얼굴의 모습이다. 다른 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인원만 4만5천여명이다 보니 자연히 출·퇴근시간대 교통전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와 LH 등은 제2판교TV를 올해말 조성을 완료하고, 제3의 판교TV도 오는 2023년 완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교통 상황이라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교통대란이 불보듯 뻔하다. 애꿎은 성남시민들은 고용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혜택없이 이런 불편함을 떠안고 살아야만 한다. 판교TV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도 불만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집값이 너무 비싸 판교TV주변은 전·월세도 얻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판교TV 조성당시 종사자들을 위한 임대형 주택이나 전용 기숙사 등의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지역과 판교TV가 상생하는 거버넌스 시스템이 빨리 이뤄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