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수십 년간 유원지로 지정된 채 방치돼온 작약도 관광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인천시는 '작약도 유원지 조성계획 수립 용역'을 내년 1월까지 마무리 짓고, 이런 내용의 사업 구상안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인천시는 1980년대부터 여러 차례 작약도 개발계획을 시도해 왔지만 번번이 무산된 원인이 토지매입 때문이라고 보고 작약도 매입을 추진 중이다. 또 관광지 개발사업의 관건이 되는 민간자본 유치가 여의치 않으면 인천관광공사를 통한 사업추진도 고려중이다.
인천시가 작약도 관광의 '킬러 콘텐츠'로 내세운 것은 영종도 하늘도시 인근에 조성 예정인 '20호 공원' 부지에서 시작해 작약도까지 이어지는 1.2㎞ 길이의 '집라인'(Zipline: 하강레포츠시설)을 설치하고,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작약도까지 오갈 수 있는 도보다리(640m)를 건설하는 구상이다. 작약도에 이런 관광시설이 갖춰지면 인천국제공항(영종도) 환승 관광객 유치는 물론, 파라다이스시티 등 영종도 일대 복합리조트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작약도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집라인'은 자칫 월미도 은하레일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작약도는 도심에 인접한 바다의 작은 섬이다. 집라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십 미터 높이의 타워를 세워야 한다. 영종도와 작약도를 잇는 케이블과 오고 가는 트롤리로 인해 섬의 경관이나 분위기가 소란스런 레포츠장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 도보다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마찬가지이다. 다리를 놓아 연륙화하면 접근성은 높아지겠지만 섬 특유의 장소성이 사라지면서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떨어져 잠시 스쳐 가는 코스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작약도는 조선시대에는 물치도(勿淄島)로, 신미양요 당시에는 미군이 우디아일랜드(Woody Island)라고 불렀으며,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 함대가 보아제(Boisee)라 불렀듯이 한국 근대사의 영욕을 고스란히 겪은 현장이다.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콘텐츠부터 나열할 것이 아니라 작약도를 오랫동안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인천의 대표적 임해공원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방향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바다와 섬의 환경적 특성을 잘 활용하여 찾고 싶은 장소, 역사 문화자원에 바탕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명소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