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우크라이나 무인 열병식

  • 입력 2026-08-26 19:31:08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초로 무인 열병식을 거행했다. 35주년 독립기념일인 지난 24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의 대로를 육상 전투 드론이 오와 열을 맞춰 질주했고, 공중 드론들이 편대 비행으로 하늘을 수놓을 동안 수상 드론들은 드니프로 강의 물살을 갈랐다.

이미 전투 로봇과 드론으로 현대전의 개념과 양상을 바꾼 우크라이나였다.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속수무책이던 전황을 무인 전투 시스템으로 호각세로 전환시켰다. 드론으로 병력과 무기의 열세를 메웠다. 2024년엔 아예 드론군을 창설했고, 최근엔 드론 폭격으로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의 군수, 에너지, 물류 인프라를 파괴했다. 수상 드론은 러시아 흑해 함대를 크림 반도에서 철수시키는 전과를 올렸다. 러시아는 수도 방어 실패의 치욕을 당하고 원유수입국으로 전락했다. 물론 ‘자율 살상 AI 드론’을 실전 투입한 러시아의 드론 전투 역량도 만만치 않다.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의 무인 열병식을 미래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예고편으로 주목한다. 지난 4월 독일 다국적 합동훈련 모의 전투에서 미군 기갑여단이 우크라이나 드론군에게 삽시간에 괴멸됐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 드론 요격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고갈돼, 중동 미군기지 방공망이 붕괴되는 망신을 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 불량을 지적하며 망신을 줬던 미국이, 이제 우크라이나에 드론 전술·전략을 구걸해야 할 판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 속도를 감안하면 인간 병력을 대체할 로봇 군단 출현도 멀지 않았다. 전 세계가 전쟁 패러다임의 대전환 앞에 선 셈이다. 적응국과 부적응국의 운명을 가를 이정표다. 언제나 사람이 문제다. 우크라이나조차 드론 국방의 일등공신인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30대 국방장관의 무인 국방개혁이 군기득권층의 재래식 전쟁관에 무릎 꿇었다. 선거 없이 전시 대통령으로 임기를 연장한 젤렌스키가 무장한 군부의 편에 선 탓이다.

우리도 무인 국방 추세에 열외되면 안 된다. 북한군은 이미 러-우 전쟁에서 드론 전술·전략을 실전으로 체험 중이다. 재래 전력의 열세를 드론 전력으로 만회할 전략을 세웠을 테다. 반면 우리는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했지만,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며 기구를 재편하느라 실전용 전력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무인 열병식을 뉴스로 볼 게 아니라 당장 우크라이나로 달려가야 맞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