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강조하는 기준, 짙어지는 의문

  • 입력 2026-08-30 19:20:29
유진주 인천 경제부 기자 “비수도권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지역 갈등이 누적돼 왔습니다.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는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전력시스템의 근본적 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장은 당국이 내세운 명분으로 가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마련한 이번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개편안’은 송전요금과 지역별 전력자립도, 국가균형발전 지수 등을 기준으로 삼아 지역별 요금을 차등화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당국자들의 설명대로라면 전력 시장은 전기를 생산하는 비수도권과 이를 소비하는 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명쾌하게 갈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관람석에서 설명을 듣는 내내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시지 않았다. 당국이 그토록 강조한 ‘원가’와 ‘자급률’이라는 잣대가 정작 인천이라는 지역에는 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영흥화력발전소를 안고 있는 인천은 발전소 가동에 따른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감내하며 수도권 전력 공급의 든든한 축을 담당해 왔다. 발전소가 인접해 송전 손실과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도 당국이 제시한 ‘원가 절감’ 기준에 부합한다. 정직한 수치만 대입한다면 인천은 세밀한 고려를 받아야 마땅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요금표에서 인천은 단순히 ‘수도권’이라는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묶였다. 전력자급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일부 비수도권 지역이 산업용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받는 사이, 자급률 170%가 넘는 인천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할인 구조에서 소외됐다. 당국이 내세운 산정 기준과 실제 결과물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크고 모순적이었다.

일방적인 공청회 진행 방식 역시 현장의 아쉬움을 키웠다. 공청회 취지는 무색하게 개편안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지자체와 지역 산업계가 목소리를 낼 만한 실질적인 의견 수렴 시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세부적인 산출 근거를 확인하고 싶어도 질문조차 던지지 못한 채 조용히 행사장을 떠나는 지역 관계자들의 뒷모습은 씁쓸한 잔상을 남겼다.

원가와 무관한 정책 지표가 얽힌 요금 체계는 또 다른 형평성 논란과 지역 갈등을 낳을 뿐이다. 인천이 바라는 것은 특혜나 시혜가 아니다. 당국이 강조한 그 ‘기준’을 인천에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대입해 달라는, 아주 상식적인 요구다.

/유진주 인천 경제부 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