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원도심에 다시 봄을, 신도심에는 더 큰 미래를

  • 입력 2026-08-31 20:47:52
첫 출범한 서해구, 석남·가좌 등 변화 요구
활력 불어넣어줄 ‘원스톱 행정 체계’ 준비
청라·루원엔 더 큰 성장 발판 놓는 것 ‘목표’

구재용 인천 서해구청장 ‘○세권’이란 이름을 가진 신조어가 참 많다. 숲세권과 슬세권은 이미 고전이고,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가까운 ‘스세권’, 달리기 좋은 공원과 하천이 있는 ‘런세권’, 인기 주거지역과 맞닿아있는 뜻의 ‘옆세권’까지. 미처 따라가기 벅찰 정도이다. 누군가는 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고 더 편리한 교통을 선택한다. 일자리와 아이의 교육을 쫓기도 하고, 집 가까운 곳에 마트와 병원, 공원이 있길 바란다.

한쪽에선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얼마 전까지 밤낮으로 북적이던 거리는 어느 순간 한산해지고, 아이들이 뛰놀던 주택가의 풍경도 달라져 있다. 발길이 줄어든 자리에는 빈 점포가 늘어나고, 익숙했던 상권도 예전의 활기를 잃어간다. 이 또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변한 결과이지만, 이제는 달라진 삶의 기준에 맞춰 도시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출범한 인천광역시 서해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도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 산업과 주거의 중심이었던 가정동·신현동·석남동·가좌동에는 새로운 주거환경과 생활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청라국제도시와 루원시티는 지금의 성장을 넘어 교육·의료·문화 기능을 갖춘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도약이 필요하다. 특히 원도심의 변화에 대한 요구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서해구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사업만 6곳으로, 전체 면적은 53만4천㎡에 이른다. 재건축사업까지 더하면 수천 세대 규모의 새로운 주거 공간이 예상된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은 주민들의 의지만으론 속도를 내기 어려운 사업이다. 정비계획 수립부터 구역 지정, 각종 심의와 인허가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사업마다 이해관계와 여건도 달라 시간이 걸린다. 사업 장기화로 피로감을 겪는 주민들을 많이 만났고, 행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여러 차례 들었다. 주민들의 요구는 복잡한 행정절차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민선 9기 서해구는 복잡하고 분산된 행정 수요를 한곳에서 살피고 지원하는 원스톱 행정 체계 구축을 준비 중이다. 기존 석남·가좌 등 원도심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지원하는 팀과 청라·루원 등 신도시 개발사업 현안 사항을 지원하는 팀을 모아 지역 현안 행정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사업의 시작부터 단계마다 주민들이 필요한 행정절차를 놓치지 않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주민들이 사업 단계마다 거쳐야 할 행정절차와 관련 법령을 안내하고, 필요한 사항을 사전에 살펴 사업이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여러 부서에 걸친 사안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민들이 부서마다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도 줄인다.

원스톱 행정의 또 다른 축은 신도심이다. 이미 성장하고 있는 신도심은 그에 걸맞은 기능과 품격을 더해야 한다. 원스톱 행정 지원으로 신도심의 다양한 현안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보다 가까이에서 살피고, 여러 부서에 걸친 사안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우선 청라국제도시는 주거 중심의 신도시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국제 금융·비즈니스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하나금융그룹 본사 이전과 스타필드 청라 및 청라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국제학교 유치 등을 통해 교육·의료·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다. 루원시티 역시 주거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상업과 행정, 업무 기능이 함께 작동하는 새로운 도시 중심으로 완성해야 한다. 주거와 일자리, 행정과 생활이 가까운 곳에서 연결되는 입체적인 행정타운을 조성해 서해구의 행정과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심축으로 키워갈 것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서해구는 기대만큼이나 과제도 산적하다. 행정의 틀을 갖추면서도 당장의 요구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룰 수 없는 일이 분명히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그렇다. 원도심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신도심에는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놓을 것이다. 새로운 서해구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걸어가야 할 길이다.

/구재용 인천 서해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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