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항공사들, 인천국제공항 도시명 '서울→인천' 움직임

5대 국적항공사 4곳 빼기로
간행물 도시명은 '서울' 여전
市 요구에도 정부 묵묵부답
  • 박경호 기자
  • 발행일 2016-04-21
국내 민간항공사들이 기내방송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도시명을 '서울'이 아닌 '인천'으로 바로잡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인천시의 계속되는 공식적인 인천공항 도시명 변경 요구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재덕 인천시 해양항공국장은 20일 인천시의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주요예산사업 추진상황 보고 자리에서 항공분야 추진 사업을 묻는 황인성 시의원의 질문에 "인천공항 도시명 변경을 추진해 이른바 5대 국적항공사 대부분이 기내방송에서 '서울 인천국제공항'이 아닌 '인천국제공항'으로 안내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5대 국적항공사 가운데 기내방송 도시명 안내에서 '서울'을 빼기로 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4곳이다. 나머지 하나인 아시아나항공도 기내 안내방송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국적항공사들과 지속해서 협의해온 결과 기내방송에서 '서울'을 빼는 데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며 "문제는 정부 간행물에 인천공항이 '서울/인천국제공항(SEOUL/Incheon International)'으로 표기돼 공식적으로는 인천공항의 도시명이 서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2011년부터 국토교통부가 발간하는 '항공정보간행물(AIP)'에서 인천공항의 도시명을 본래 행정구역인 인천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항공정보간행물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사용하는 우리나라 항공정보 자료집이다. 국토부가 간행물에서 인천공항 도시명을 수정하면, 다른 나라 항공업계도 자연스럽게 이를 따르게 된다.

시는 지난달 중순에도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재차 요청했지만, 국토부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0년부터 써온 '서울 인천국제공항'을 바꿀 경우 혼란이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 변경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