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양대선사, 인천항도 흔들리나

  • 정운 기자
  • 발행일 2016-04-25 제7면

현대상선 채권단에 경영권 내줘
'시세의 5배' 용선료 낮추기 사활
협상 실패땐 미주항로 운영 중단
한진해운도 자율협약 신청 예정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채권단에 경영권을 맡기기로 하면서 인천항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은 인천항과 미국을 오가는 유일한 항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진해운은 인천신항한진터미널(HJIT)에 투입되는 3개 항로 중 2개 항로를 운영중이다. 이들 선사의 운명이 인천항 활성화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의 향후 운명은 선주들과의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협상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호황기 때 비싼 가격에 배를 빌려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 시세보다 5배 가량 비싼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용선료를 낮추기 위한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최근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는 인천항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인천항에서 가장 큰 규모인 6천TEU 급 선박 6척을 투입해 미주항로를 운영중인데,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물동량은 1천 TEU를 밑돌고 있어 현대상선 내부에서도 "인천항 미주항로를 접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이 경영권을 상실할 경우 인천항의 유일한 미주항로 운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인천신항 활성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주항로의 운영이 중단되면 인천항 이미지뿐 아니라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미주항로 신설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지난 22일 밝혔다.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같은 이유로 용선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인천신항한진터미널(HJIT)에 기항하는 3개 항로 중 2개의 항로를 타 선사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한진해운은 경인아라뱃길에 있는 경인항에서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항의 업계 관계자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들 두 선사의 운명이 인천항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용선료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경우 파장이 적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인천항 뿐 아니라 전국 항만에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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