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셔틀버스 노선' 단축… 학생 배려없는 경전철 활성화

용인시, 강남대에 협조공문
'적자해소' 희생 강요 논란
  • 홍정표 기자
  • 발행일 2016-04-28
"경전철 활성화를 위해 왜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나요?"

서울과 수원 등지에서 분당선 연장선을 타고 기흥역에 도착한 강남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제공한 셔틀버스를 이용해 편하게 캠퍼스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신학기부터 이 학교 학생들은 기흥역에 도착해도 다시 용인 경전철을 갈아타고 강남대역에서 내려 셔틀버스를 타고 등교해야 한다. 학교 측이 교정과 기흥역을 오가는 교내 셔틀버스 3대의 노선을 단축해 강남대역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왜 멀쩡한 셔틀버스 노선을 단축해 경전철을 또 타도록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기흥역에서 경전철을 갈아타기 귀찮은 학생들은 아예 2㎞ 남짓 거리를 걸어서 등교하기도 한다. 경전철을 갈아타고 강남대역까지 온 학생들도 교정까지 수백미터에 불과해 걸어서 가는 게 편하다고 하소연 한다.

학교는 왜 멀쩡한 노선을 단축해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을까. 발단은 용인시의 협조공문이었다. 시는 지난해 강남대에 공문을 보내 더 많은 학생들이 에버라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셔틀버스 노선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경전철 적자 해소와 이용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각 대학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하지만 셔틀버스 노선 단축을 강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노선단축으로 불편을 겪게 된 학생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에버라인의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던 시가 학생들의 희생을 볼모로 하는 어처구니 없는 활성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여학생은 "학교측이 왜 저렇게 차량운행을 할까 이해가 안됐는데 그 이유가 용인시의 실책인 에버라인 적자해소 방안의 하나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허탈했다"며 "원래대로 기흥역으로 돌려놓아 시간을 다투며 멀리서 오는 학생들의 편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