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항로 잃어버릴까 '출렁이는 인천항'

현대상선, 개설 1년만에 '수익성 악화' 기항중단 추진
내달 초 유지 여부 결론날듯… 업계 불안감만 한가득
  • 정운 기자
  • 발행일 2016-04-28 제7면

현대상선이 현재 운영중인 미주항로에서 인천항을 기항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인천항은 어렵게 개설한 미주항로를 1년 만에 잃게 되고, 국적선사의 경영권 위기가 인천항에 직격탄을 안겨주는 것이어서 큰 충격이 예상된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수익성 강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주항로의 기항지에서 인천항을 제외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현대상선은 6천 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해 인천, 중국 칭다오·상하이, 광양, 부산, 미국 로스앤젤레스·오클랜드 등을 기항하는 항로를 운영중이다.

현대상선은 그러나 처리화물이 1천TEU 안팎에 불과하고 화물도 사료 등 운임이 낮은 종류 중심인 인천항을 기항하지 않는 것이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인천항만공사 유창근 사장은 이날 현대상선을 방문해 인천항 기항을 유지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유 사장은 이 항로의 물동량이 증가추세인 점과 수익성이 높은 냉동·냉장 화물의 추가 유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아직 화주나 컨테이너 터미널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는 등 인천항 기항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인천항에 미주 항로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업계에 널리 퍼져 있다.

인천항에서 이 항로의 하역을 맡고 있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이도희 대표는 "6월부터 이 항로의 인천항 기항이 중단된다는 소문은 들리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미주항로 유지 여부는 5월 초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로를 1년이상 유지할 경우 인천항만공사에서 접안료와 입·출항료 50%(약 2억원)를 받을 수 있고, 통상 한달 전에는 선박 일정을 정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천신항이 건설된 이유는 미주항로 등을 개설해 인천항을 글로벌 항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개설된 지 1년 만에 수익성 악화로 미주항로가 끊기면 다른 선사들도 쉽게 항로 개설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고, 이는 인천신항 활성화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비즈엠 포스트

비즈엠 유튜브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