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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인천시 서구 경인고속도로 밑 인천도시철도 2호선 서부여성회관역 출입구. 인적이 드물고 버스도 안 다니는 외딴곳에 기형적으로 조성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납득이 안 가는 역사 위치에 시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인적이 드물고 버스도 안 다니는 외딴곳에 기형적으로 조성된 경인고속도로 밑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역사에 대한 시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인천시의 엉뚱한 정책 결정에 따른 불편을 고스란히 주민들이 짊어지게 됐다. ┃표 참조
■납득 안 가는 역사 위치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기본계획이 처음 수립된 건 1992년이다. 당시 노선은 서구 검암에서 가정로, 석바위, 시청 등을 거쳐 남동산단을 잇는 24.4㎞ 노선이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건설이 늦어졌다.
인천시는 2005년 이 노선을 지금의 서구 오류동에서 남동구 운연동까지 29.2㎞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2호선 기본계획을 변경했다. 경제성 확보 등이 주된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가정로' 밑으로 계획됐던 노선은 '경인고속도로' 밑으로 들어갔다.
당시 시가 추진하던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현 루원시티 개발사업), 경인고속도로 간선화, 가좌IC 주변 도시재생사업 등 사업과 연계한 결정이었다. 2호선 건설이 마무리될 때쯤엔 이들 사업도 함께 끝나 경인고속도로는 간선화 되고, 서인천IC~가좌IC 구간은 인천의 새로운 중심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백지화됐다.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3.3㎡당 2천만 원이 넘는 높은 조성원가 탓에 아직도 정상 추진이 안 되고 있다.
가좌IC 주변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반대 등으로 2009년 인천시가 사업을 포기했다. 경인고속도로 가좌IC~서인천IC 구간 도로를 지하로 넣고, 상부를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간선화 계획도 사업비 조달 문제로, 2010년 사실상 무산됐다.
인천시는 이런 변화에도 2호선 노선 변경을 진행하지 않았다. 2호선 노선을 경인고속도로 밑으로 변경했던 주된 이유가 없어졌음에도 당시 결정을 그대로 밀고 나간 것이다. 2호선을 이용할 시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결국, 인천시의 이런 행정은 시민 불편만 키우는 기형적인 지하철 역사를 낳고 말았다.
■불편은 주민 몫더욱 문제는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가좌IC 구간이 일반 도로화되고, 주변 개발사업이 추진돼야 이 지역 시민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인천시 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는 수천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인천시는 이를 위한 재정 마련이 어렵고, 정부 역시 사업비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며 난색이다. 현재로선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착공 시점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잘못된 인천시 정책 결정에 따른 불편을 결국 시민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인도 확보, 버스 노선 진입을 위한 도로 확보 등 임시적인 대책이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