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어지는 사업 줄소송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몰락'

동백쥬네브·메가볼시티 등 'LH·민간 합동사업' 성과없어
컨소시엄 유연성 부족 원인 "계약금이라도 찾자" 訴이어져
  • 최규원 기자
  • 발행일 2017-03-02
동백 쥬네브19
PF사업으로 추진돼 준공후 분양저조로 위기에 처한 용인 동백쥬네브. /경인일보DB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민간과 합동으로 추진했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줄줄이 좌초되는 등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형사업을 추진했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시작도 못하고 무산된 것으로 나타나, PF사업의 유연성과 추진력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LH에 따르면, 2003년 용인 동백 쥬네브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대전엑스포 스마트시티, 아산 배방 펜타포트, 용인 동백 모닝브릿지, 광명 역세권 엠시에타, 남양주별내 메가볼시티, 성남 판교 알파돔시티 등의 대형 PF사업이 추진됐다.

총 사업비만 13조 1천억원에 사업면적이 81만8천400㎡에 달하며, 컨소시엄이 LH에 지급한 계약금만해도 8천364억원에 달했다. 사업기간도 짧게는 5년에서 최장 15년까지 계획된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다.

하지만, 이들 사업중 대부분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좌초됐다. 광명역세권 엠시에타, 남양주별내 메가볼시티, 대전엑스포 스마트시티, 아산 배방 펜타포트 등은 수년간 논의만 벌이다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그밖의 사업들도 난관에 봉착해 있다. 용인 동백 쥬네브의 경우 2016년 준공했으나 대량 미분양 사태로 연내 상가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동탄 메타폴리스의 경우 1단계 사업은 성공했지만, 2단계 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사업성 검토 기간이 늘어나면서 2015년 사업협약이 해지됐다. 메타폴리스 2단계와 남양주별내 메가볼시티 사업은 PF사업이 무산된 후, 지난해 민간기업이 부지를 매입해 별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PF 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차질을 빚은 것은 사업주체의 추진력과 유연성이 부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PF는 대형건설사를 주축으로 중소건설업체까지 보통 10여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는데, 사업 주체별 사업성 검토 등 의사 결정 과정이 길어지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로 시간만 보내다가 LH와의 계약 기간을 넘겼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업체들은 출자금 및 사업 기간 동안 발생된 금융 비용 등을 메우기 위해 LH를 상대로 소송까지 벌이고 있어, 사업 무산의 후유증까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대해 LH 관계자는 "민간의 자본을 유입해 보다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추진됐으나 대부분의 사업이 분양까지 못했다"며 "부지당 최소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보니 좌초된 후 계약금이라도 받으려는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