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아침여객선 개통 한달째 '달라진 섬 풍경']가까워진 육지… 섬주민 '나들이 가방' 작아졌다

  • 김민재 기자
  • 발행일 2017-07-11
2박3일 → '1박2일' 생활권
주민·군장병들 이용률 높아
선사측 실적 상관없이 운항
옹진군 "여객선 적자 보전을"


지난달 취항한 인천 옹진군 백령도 아침 출발 여객선 '옹진 훼미리호'(452t·여객정원 354명)가 개통 한 달여 만에 섬 주민들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육지와 2박 3일 생활권에서 1박 2일 생활권이 된 백령도 섬 주민들의 삶도 달라지고 있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취항한 옹진 훼미리호는 운항 첫 달인 6월 6천473명의 수송 실적을 보였다. 기상악화로 인한 결항을 제외한 순수 운항 날짜는 왕복 18일로 하루 평균 360명이 이 배를 이용했다. 특히 이 기간 도서민 2천512명, 군장병 1천120명이 여객선을 이용하는 등 섬에 실제 사는 사람들의 이용률이 56%에 달했다.

인천에 한 번 다녀오려면 최소 3일은 잡아야 했던 섬 주민들은 이틀이면 육지를 오갈 수 있게 됐다.

기존 백령도 아침 출발 여객선이었던 씨호프호(299t·여객정원 360명)가 2014년 11월 적자 문제로 운항을 중단한 이래 백령도 주민들은 인천항에서 아침에 출발해 점심에 들어오는 여객선을 타고 인천으로 나가야 했다.

오후 늦게 인천에 도착해 다음날 볼일을 보고 그 다음 날 백령도 행 여객선을 타고 돌아왔다. 하지만 옹진 훼미리호 취항으로 아침 배를 타고 나가 다음날 점심 배를 타고 돌아오는 1박 2일 생활이 가능해졌다.

특히 휴가를 나온 백령도 군 장병들이 점심까지 여객선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덜어졌다. 백령도와 군청을 오가는 공무원들도 이틀이면 출장이 가능해졌고, 중간 기항지인 대청도와 백령도는 하루 생활권으로 바뀌었다.

운영선사 고려고속훼리는 실제 주민들과 군 장병들의 이용이 높다는 점에 의의를 두면서 수송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운항을 지속할 계획이다.

옹진군은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백령도 아침 출발 여객선의 적자분을 보전하기로 했다.

고려고속훼리 관계자는 "아직 첫 달이라 평가를 하기는 어렵지만 섬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며 "옹진군에서 적자분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경영 문제로 배를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하모니플라워호(에이치해운)와 코리아킹호(고려고속훼리) 등 2척의 배가 수송했던 연평균 30만명의 백령도 방문 인원을 3척이 나눠 수송해야 하는 터라 기존 여객선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군 장병 면회객 할인이나 팸 투어 등으로 서해5도 방문 인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세월호 사건과 메르스 등으로 감소추세에 있던 섬 방문 인원이 회복되는 추세라 선사들의 운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