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주차장, 문 열린 8부두 '표류중'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7-07-11 제7면

인천항 8부두 주차장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다 42년 만에 주민에게 개방된 인천항 8부두가 텅 빈 주차장으로 전락해 썰렁하다. /경인일보 DB

437대 규모 하루 수십대 이용
차이나타운 등 거리 1㎞ 달해
접근성 나빠 관광객도 외면
"재개발시 다른시설로 조성"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다 42년 만에 주민에게 개방된 인천 내항 8부두가 텅 빈 주차장으로 전락해 버렸다. 10일 정오께 인천 중구 북성동 인천항 8부두. 437대가 주차할 수 있는 3만 3천523㎡의 넓은 주차장에는 승용차 5대와 전세버스 1대만이 서 있다. 곡물 창고로 사용하던 면적 1만 2천150㎡의 거대한 '81창고'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다.

국가보안시설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던 이곳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4월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개방 당시에는 오는 2019년 개방 예정인 1부두와 함께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 공간을 만들 방침이었다.

그러나 '1·8부두 항만 재개발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민간사업자 공모가 유찰됐고, 관할 지자체인 인천 중구청 요청으로 인근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주차장으로 활용될 뿐이다.

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도 매우 적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차량은 1만 7천507대로, 하루에 64대 정도가 주차장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지난 5월에는 한 달간 5천700여 대의 차량이 출입했지만, 지난달에는 3천여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차장 이용 차량이 적은 이유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차이나타운이나 동화마을과 1㎞ 정도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나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같은 시각 차이나타운과 가까운 한중문화원 앞에는 관광버스 6대가 도로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8부두 주차장을 놔두고 도로에 불법 주차해 있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1·8부두 재개발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주차장은 철거하고 다른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주민 협의체도 구성해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재개발 방안을 세우겠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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