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탑승동 포화상태 예고
T1 이전 1순위 '제주항공' 꼽혀
타항공사도 라운지 운영권 눈독
고객 편의 향상·서열3위 입지도
'저비용항공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을 잡아라!'
인천국제공항 탑승동에 있는 저비용항공사(LCC)가 공항 제1여객터미널(T1)로 이전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항공사는 LCC의 고속 성장으로 탑승동이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항공사 일부를 T1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이에 맞춰 LCC들은 저마다 자신이 이전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 탑승동에 있는 LCC 중 일부를 T1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내년이면 인천공항 탑승동 주기장(비행기 등을 세워두는 곳)의 포화도가 10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CC 이전 배치 필요성이 대두했다.
탑승동에는 30개 주기장이 있는데, 2018년 주기장 수요는 31개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2020년이면 탑승동에 여객 2천345만 명이 몰려 여객 용량(2천250만 명)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T1의 경우 2020년에도 여객 포화도가 74%, 주기장 포화도가 71%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항공사는 당초 T1 이전 대상 항공사 가운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을 '제주항공'으로 봤다. 제주항공 한 곳만 이전해도 탑승동 포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운송 규모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3위다. 공항공사는 이 같은 내용을 제주항공 측에도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여객터미널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취지로 공항공사에서 전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LCC와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제주항공의 T1 이전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LCC들도 T1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탑승동에서 여객터미널로 이전할 경우 공항 이용료 등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지만, 고객 편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이전을 희망한다.
비행기를 타려고 셔틀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된다. 라운지 운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제3의 국적항공사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우리도 여객터미널 이전과 라운지 운영을 희망한다고 공항공사 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T2, 내년 초 예정) 개장 이후 기존 계획대로 항공사 배치를 진행한다는 데 변화가 없다"며 "추후 필요할 경우 검토할 것이고,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공항공사는 대한항공, 에어프랑스, KLM, 델타항공 등 4개 항공사를 T2로 이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