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보안 우려 번번이 무산
'외화유출 방지' 中·日 설치
내국인 설문 84% '찬성압도'
관련기관 도입 의견수렴중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내국인 편의 증진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국토교통부와 공항, 항공 관련 기관·기업 관계자가 모여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등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추진되는 것은 지난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한 이후 이번이 7번째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위한 관세법 개정 법률안은 그동안 의원 발의 형태로 6차례 입법이 추진됐지만, 공항 혼잡 발생과 보안 등에 대한 우려로 법 개정은 무산됐다.
이번에 다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추진되는 것은 대내외 환경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인천공항공사 설명이다. 최근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은 잇따라 국내 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기존 해외 공항 출국장에서 이뤄졌던 내국인의 면세품 구매를 흡수해 외화 유출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자국 공항·항만에 입국장 면세점 19개 신설을 승인했다. 일본의 경우 올 4월부터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미 전 세계 71개국 132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27개국에서 53개 공항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이 설치되면 해외여행 때마다 겪어야 하는 내국민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출국할 때 면세품을 구매해야 하다 보니 여행 중 휴대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출국 절차를 밟다가 시간이 부족해 면세품을 사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인천공항공사가 2002~2012년 9차례에 걸쳐 우리 국민 1만 7천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4%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입국장 면세점은 ▲관광수지 개선을 통한 국내 경제 활성화 ▲연관 산업 확대 및 일자리 창출 ▲공항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의 강점이 있다고 인천공항공사는 설명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 단계로, 앞으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 이해 관계자 및 정부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며 "입국장 면세점은 고가의 명품이 아닌 초콜릿 등 간단한 선물용 품목 중심의 소규모 매장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발생한 수익은 사회공헌활동 등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공익 목적으로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