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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있는 교통 약자를 위한 '패스트트랙'.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
현재 교통약자 대상 서비스 운영
항공사들 일등석 승객 적용 요구
T2 프리미엄 여객 전용통로 마련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한 80여개 항공사로 구성된 인천공항 항공사 운영위원회(AOC)가 일등석 승객 등 프리미엄 여객의 신속한 출국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도입해달라고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요구했다.
현재 교통 약자에 제공하는 패스트트랙 서비스 적용 대상을 일등석 승객 등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공항 서비스가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사회적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30일 인천공항공사와 AOC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 인천공항공사, 항공사 등이 패스트트랙 도입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서비스 이용객은 전용 통로를 통해 보안 검색과 출국 심사를 받을 수 있어 신속한 출국이 가능하다. 현재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보행장애인, 7세 미만 어린아이, 70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등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AOC는 해당 서비스 이용 대상을 일등석, 비즈니스석 승객, 우수 고객 등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외국 정부기관 관계자, 기업 바이어 등 주요 외국 승객이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받으면 각종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공항공사도 패스트트랙 서비스가 확대되면 공항 서비스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OC에 따르면 국제선 이용 승객 상위 1~20에 들어가는 세계 공항 가운데 인천공항을 빼놓고는 모두 프리미엄 여객을 대상으로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초 개장을 앞둔 제2여객터미널 측면부에 패스트트랙 전용 통로를 마련해놨다. 이곳은 프리미엄 여객을 위한 것으로, 교통 약자 우대 출구는 별도로 설치돼 있다.
제1여객터미널의 경우 1·6번 출국장과 측문이 교통 약자를 위한 패스트트랙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중 일부를 프리미엄 여객 패스트트랙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공항이 프리미엄 여객에 대한 우대 정책을 펴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항공사 및 공항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유료로 도입해 이 재원을 교통 약자나 사회적으로 힘든 사람을 위해 쓴다면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확대로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등석, 비즈니스석 등 비싼 항공권을 사기 어려운 여객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국토부도 최근 이 같은 우려를 인천공항공사 등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을 확대하려면 국토부 출입국간소화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도입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인천공항 2터미널에 이미 설치한 패스트트랙의 경우 일반 여객 통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