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규직화, 협력업체와 계약해지 갈등]"올림픽전 T2 개장 못할라" 중재 목소리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7-09-04
공사 "차질 우려" 협조공문 보내
비대협 "밀어붙이기 오히려 차질"
내년 2월 대회, 정부 역할론 커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 협력업체들의 갈등(8월 23일자 1·3면 보도)이 고조되면서, 공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 개장 차질에 대한 우려까지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협력업체와 계약해지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화는 물론이고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며,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최근 '인천공항 외주업체 비상대책협의회(이하 비대협)'에 보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 보안경비, 수화물처리, 미화, 시설유지 등을 담당하는 13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비대협이 계약기간 준수 등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공항공사에 제출하자, 이같이 회신한 것이다.

비대협은 지난달 28일 호소문을 통해 공항공사의 계약해지 요구가 용역 계약 기간을 준수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과도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협력업체 상당수는 계약기간이 3년 가까이 남아있다. 그런데도 공항공사가 '연내(年內)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협력업체 측에 부당하게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은 공항공사가 자회사를 통해 협력업체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한다. 협력업체들은 더 나아가 공항공사의 계약해지 요구에 맞서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소송 등을 진행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개장 차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공항공사는 이번 공문에서 "금년 말로 예정된 제2여객터미널 오픈 시 공항 운영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여객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일화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신속한 정규직화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2터미널을 성공적으로 개장하기 위해서라도 협력업체와 계약 해지를 밀어붙이면 안 된다"며 "현재 2천명에 달하는 2터미널 운영 인력을 협력업체가 고용하고 있는데, 계약 해지를 할 경우 이들에 대한 교육 훈련 등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 개장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도 맞물려 있다. 공항공사와 협력업체의 갈등구도가 지속할 경우 국토교통부가 요구하고 있는 올림픽 개막 전 2터미널 개장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정규직화, 2터미널 개장 등과 관련한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항공사는 곧 협력업체들과 협의를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