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부두, 일도에 분산 조성해야"

인천항 워킹그룹 보고회서 남항 이전문제 해결 논의
기존 예정지 거첨도 공간협소… 화물차 통행 '숙제'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7-11-27 제8면

답보 상태에 있는 인천 남항 모래부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모래부두를 2곳으로 나눠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인천항 중장기 발전 워킹그룹 성과보고회'에서 인천발전연구원 강동준 연구위원은 "이전 예정지로 지정된 서구 거첨도는 공간이 협소한 데다 주민 반발이 심해 남항에 있는 12개 업체가 모두 이전할 수 없다"며 "원활한 이전을 위해서는 서구 일도에 추가로 모래부두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만공사는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인천항 모래부두에서 1천134만 4천792t의 모래가 처리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국 모래 물동량의 32.1%에 달하는 수치다. 강 연구위원은 이곳에서 공급된 모래가 인천과 서울, 경기도 서부권 등에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해양수산부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년)을 보면, 인천 남항에 있는 모래부두는 2020년까지 서구 거첨도로 이전하게 돼 있다. 인천 중구 일대 주거·상업지 일대 주민들의 환경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해수부는 지난해 이곳 부두를 거첨도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거첨도 관할 지자체인 서구가 주민 민원과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 대상지는 남항 모래부두보다 좁아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모래 물동량을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워 모래 처리 업체에서도 이전을 꺼리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모래부두를 거첨도로 옮기게 될 경우 매년 600만t(4~5개 선석)가량의 시설 과부족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근에 있는 영종대교가 모래를 실은 부선(바지선) 통항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강 연구위원은 이를 고려해 서구 일도에 모래부두를 추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서부화력발전소 인근에 있는 일도에는 현재 2곳의 모래 업체만 모래부두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항 모래 처리 업체가 이전할 공간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일도는 서부화력발전소로 가로막혀 있어 주민 민원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변에 대형 구조물이 없어 부선의 통항에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화물차 등의 통행이 어려워 관계기관과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장 연구위원은 조언했다.

한편, 항만공사는 지난 3월부터 인천항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 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인천항 중장기 발전을 위한 워킹그룹'을 운영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남항 모래부두 이전 문제를 포함해 남항 예부선(예인선·부선) 이전 처리 문제 해결 방안, 소규모 매립 투기장 조성 방안 등이 발표됐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날 논의한 결과를 '제4차 항만기본계획' 반영 요구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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