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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델타 조인트벤처 관련 공청회'에서 윤문길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좌장) 등 각계 전문가 8명이 지정토의를 하고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추진하는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설립에 따라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와 미주지역을 연결하는 제1의 허브 공항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양사의 조인트벤처(JV)가 항공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도 혜택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소비자, 공정거래 분야 전문가들은 경쟁 감소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대한항공 우기홍 부사장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델타 조인트벤처 관련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대한항공,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에 따라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트랜짓(환승) 허브'가 인천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아시아에서 타이베이, 도쿄, 홍콩에 이어 인천이 4위 수준인데 조인트벤처로 1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인트벤처는 여러 항공사가 특정 노선에서 하나의 기업처럼 공동으로 영업·운항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말한다. 코드쉐어(공동운항), 얼라이언스(항공동맹)보다 높은 단계의 협력 형태로, 국내에서 대한항공이 최초로 추진해왔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말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계약을 맺고 7월에는 한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부에 각각 조인트벤처 시행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달 17일 미국 교통부로부터 조인트벤처 시행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고, 한국 국토부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는 분야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는 취지로 이날 공청회를 열었다.
우 부사장은 "델타항공은 아시아 허브 공항을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옮기고 있다. 조인트벤처가 되면 인천공항으로 (완전히) 옮겨오게 된다"며 "델타는 미주에 280개 노선이 있고, 대한항공은 77개 노선이 있는데 두 개를 곱해서 2만 개 이상 노선을 한 회사의 것처럼 운영하게 된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온 인천국제공항공사 최민아 허브화전략처장도 "조인트벤처에 따라 인천공항과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여객 입장에서도 선택권과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조인트벤처는 대한항공, 델타항공으로 끝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등을 통해 제2의 조인트벤처가 나올 것이다. LCC(저비용항공사) 급성장으로 단거리 노선 공급이 늘어나는 데 맞춰 장거리 네트워크도 경쟁이 활성화되고 확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토론자인 국민대학교 김종민 경제학과 교수 등은 조인트벤처에 따라 기존의 인천~시애틀, 인천~애틀랜타 노선 경쟁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부 김정희 국제항공과장은 조인트벤처 설립을 조건부로 인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조인트벤처는 지난 2007년 정부에서 시작한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첫발을 내딛는 단계"라며 "인천공항 허브화, 소비자 편익, 국적항공사 경쟁력 등 모든 부분을 고려해서 인가가 나갈 것이다. 오늘 나온 여러 이야기도 인가 조건에 부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