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뽐내던 인천공항 T2 '부족한 손님맞이'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8-02-14
수하물 검색장치 높이 제한
평창 외국선수 골프백 걸려
외부에서 기계 빌려와 조치 

보안 강화 'EDS 장비' 적용
공사측 "규격 작아져" 해명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스키플레이트 등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외국 선수들의 수하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급하게 관련 장비를 외부에서 빌려오는 조치를 취하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겠다며 지난달 개장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올림픽 장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을 두고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외부에서 빌려온 대형수하물(OOG, Out of Gauge) 검색장비를 설치했다.

제2터미널의 경우, 위탁 가능 대형수하물 높이 제한이 550㎜로, 제1터미널의 750㎜보다도 낮다. 이 때문에 골프백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이 제2터미널 운영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제2터미널 대형수하물 위탁 시설에서 만난 한 직원은 "2터미널은 1터미널보다 부칠 수 있는 짐이 적다. 제1터미널에서는 문제가 없는 수하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다른 직원은 "대형수하물이 벨트 중간에 걸리는 경우가 발생해 수하물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골프백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다 보니 올림픽이 끝난 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는 외국 선수들의 장비를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키 등 장비 상당수는 위탁 가능 대형수하물 규격을 초과한다. 대회가 끝나고 출국하는 선수들이 몰릴 경우, 수하물 처리가 늦어져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최근 제2터미널에서 쓸 대형수하물 X-Ray 검색 장비를 외부에서 빌렸다. 롤러컨베이어도 개장 이후에 별도로 구매했다.

지난달 개장한 '최첨단' 터미널이 구(舊) 터미널에서 쓰는 장비를 빌려와 쓰게 된 셈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제2터미널의 모든 위탁수하물을 EDS(폭발물정밀검색시스템) 장비로 검색하면서 1터미널에 비해 처리 가능한 대형수하물의 규격이 작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보안 강화 추세에 따라 강화된 국제 규정을 적용하면서 모든 위탁수하물을 EDS 장비로 검색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제1터미널은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하물만 EDS 장비로 선별 검색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존하는 EDS 장비 중에서 가장 큰 것을 설치했지만, 대형수하물 X-RAY 장비보다 처리 규격이 작다"며 "규격을 초과하면 원래는 조업사를 통해 직접 부쳐야 하는데, 외국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특별히 장비를 임차하고 추가 인력을 배치했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