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대한항공 미국행 승객 보안강화 이후…]T2 분산·전용카운터… 혼잡은 없었다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8-02-20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1
19일 오후 2시30분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231번 게이트 앞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대한항공 KE017편 승객을 대상으로 '탑승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요원배치 'TSA기준' 맞춰
수하물 관련한 탑승인터뷰
승객들 "절차 어렵지 않아"
환승객 적용 누락 '숙제로'


대한항공이 미국행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보안강화 조치를 시작했지만,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에 따른 여객 분산, 미국행 전용카운터 운영 등으로 큰 혼잡은 없었다.

19일 오후 2시30분께 인천공항 제2터미널 3층 출국장 231번 게이트.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대한항공 KE017편 탑승이 시작되자 게이트 앞에 긴 줄이 생겼다.

보안전문업체 소속 보안요원 10여 명이 나와 전체 승객을 대상으로 일일이 공통된 질문 3가지를 했다. "가방은 항상 들고 계셨었나요?" "면세품 이외에 구매하신 물품 있으신가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물건 있나요?"

대한항공은 지난 15일부터 미국으로 가는 승객을 대상으로 이 같은 보안 질의를 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지난해 10월26일부터 자국 직항 노선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한항공은 최근까지 보안강화 조치 적용을 유예받았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새로 개장한 제2터미널로의 이전을 완료하고, 터미널 운영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안강화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

대한항공의 보안강화 조치는 크게 2단계로 이뤄진다. 체크인 카운터 혹은 환승게이트에서 보안요원이 '보안인터뷰'로 질문 10여 개를 하고, 여권 뒷면에 스티커를 붙인다.

이후 탑승게이트 앞에서 수하물과 관련해 3가지 질문을 하는 '탑승인터뷰'가 진행된다. 보안·탑승인터뷰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된 승객은 항공기 탑승 전 별도 신체 검색과 휴대수하물 추가 검색을 받아야 한다.

이날 대한항공 탑승게이트에서 만난 보안전문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90여 명의 전문 보안요원이 배치돼 TSA의 기준에 맞는 보안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지난달부터 복수 터미널 체제로 운영되는 데다, 제2터미널 C카운터에 미국행(미국령 괌 포함) 전용 탑승수속 카운터가 마련돼 미국행 보안강화 조치에도 혼잡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로스앤젤레스행 탑승게이트 앞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 승객은 "보안이 강화됐다고 하지만 질의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혼잡한 것도 없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환승여객에 대한 보안강화 조치 적용'이 불가능한 문제가 있었다. 미국행 환승여객의 이동 경로가 다른 여객과 구분되지 않다 보니 환승게이트에서 보안인터뷰가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보안인터뷰를 한 뒤 보안요원이 수기로 의심승객 여부를 표시하는데 이를 위조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TSA는 보안강화 이후 정기·수시 점검을 진행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항공보안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날 대한항공 탑승게이트 앞에는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도 나와 보안인터뷰 절차 등을 유심히 지켜봤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24일까지 미국행 보안강화 조치 적용을 유예받은 바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