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못 벌고 고생만 하는데 누가 광역버스로 가려 하겠습니까."
지난 2일 인천 서구의 한 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기사들은 광역버스가 기피의 대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력 20년의 시내버스 운전기사 김모(55)씨는 "시내버스는 한 번 운행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리는 반면 광역버스는 4~5시간이 걸려 훨씬 힘들다"며 "무엇보다 일한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광역버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를 모두 경험했다는 버스 기사 김영준(48)씨는 "기사들이 예전에는 보수가 많은 광역버스를 더 선호했지만,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완전히 뒤바뀌었다"며 "경력이 많은 기사 대부분은 시내버스 운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천 지역 광역버스 운수업체들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광역버스 특성상 경험 많은 기사가 필요하지만, 기피 현상으로 인해 경력 1년 미만의 초보 기사나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 지역 한 운수업체의 광역버스 기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36명의 기사 중 11명은 버스 운전 경력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업체의 60세 이상 고령 기사는 모두 20명으로, 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버스업에 몸담고 있는 기사들은 광역버스로 이직을 거의 안 하고 있는 상태"라며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시내버스와 그렇지 않은 광역버스의 급여 차이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공승배·김태양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