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장 관리 'MARS 게이트'
게이트 대부분에 대형기 배정
탄력적 운영 장점 활용 못해
시험과정서 조업시설 충돌도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국내 최초로 도입된 최신 운항서비스 시스템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여객기가 몰리는 시간(첨두시간)대에 효율적으로 '주기장(駐機場)'을 관리하는 시스템 'MARS(Multi Aircraft Ramping System) 게이트'가 지난 1월18일 개장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입됐다. 그런데 개장 후 4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활용된 사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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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Multi Aircraft Ramping System) 게이트 개념도. /인천공항공사 제공 |
MARS 게이트는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F급) 주기 공간에 A320과 같은 소형기(C급) 2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제2터미널에는 F급 주기 공간이 5곳 있는데, 소형기가 몰릴 경우 이곳을 C급 주기 공간 10곳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픽 참조
또한 소형기(C급) 주기 공간 8곳을 A330 등 대형 항공기(E급) 주기 공간 4곳으로 쓸 수 있다. MARS 게이트를 잘 활용하면 제2터미널로 들어오는 항공기 특성에 맞춰 33개에서 42개까지 탄력적으로 게이트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제2터미널은 사실상 33개 게이트 체제로만 운영되고 있다. 모든 게이트가 대형 항공기에 맞춰 운영되다 보니 MARS 게이트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제2터미널 취항 항공사의 보유 기재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 최신 운항서비스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제2터미널 운항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항공의 보유 여객기는 134대인데, 이중 C급 항공기는 B737 기종 등 35대뿐이다. 게다가 C급 항공기 대다수는 국내선에 투입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들어오는 C급 항공기는 많지 않다. 제2터미널에 취항한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네덜란드항공도 모두 대형기를 운항 중이다.
기본적으로 운영되는 C급 항공기 주기장이 13곳이나 있는 상황에서 굳이 MARS 게이트를 운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MARS 게이트 시험운영 과정에서 항공기 조업시설이 서로 충돌하는 등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도 "현재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 비행기를 타는 '버스 게이트'를 운영 중인데, C급 항공기가 설령 들어온다고 해도 탑승게이트를 배정할 수가 없다. 대형 기종에 우선 탑승게이트를 배정해야 한다"며 "대한항공의 항공기 구성과 MARS 게이트가 맞지 않아 쓸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안 나온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앞으로 제2터미널을 확장하는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을 추진할 때는 사전에 항공사 배치 계획을 확정하고, 각 항공사의 보유 기재 및 도입 계획 등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제2터미널의 운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공사 배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