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 간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가 1일 시행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빛이 바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두 항공사의 조인트벤처는 1일부터 시행됐고 앞으로 10년간 유효하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작년 6월 조인트벤처 협정을 체결했고, 올 3월 국토부 인가를 받아 본격적인 조인트벤처 운영에 들어가게 됐다.
양사는 각자 운영하고 있는 운항편의 출·도착 시각을 검토해 여객의 이용이 편리한 방향으로 노선 스케줄을 조정하게 된다. 공동으로 마케팅·영업 활동을 하고, 재무적 성과를 공유하는 등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를 구축하게 된다.
국토부는 주요 협력 사항에 대해 "아시아 지역과 미국을 연결하는 노선 여객과 여객기 화물 운송(Belly Cargo) 부문에서 협력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인천~시애틀 노선에 대한 공동운항(코드셰어)을 시작했다.
델타항공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시애틀~인천 항공편은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 오사카 등 아시아 18개 주요 도시를 연결하게 된다. 시애틀을 통해서는 피닉스, 덴버 등 미국 44개 도시를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 시행으로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항공 스케줄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환승 수요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확산하면서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 시행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열심히 조인트벤처를 추진해왔지만, 시행 축하 행사조차 열지 못하게 됐다"며 "직원 사이에서는 델타항공이 문제를 제기해 혹시라도 조인트벤처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