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인도장 임대료 인천공항 돌려달라"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8-05-16 제13면

면세점협회, 반환청구소송 제기
작년 가산금 포함 378억원 납부
"공적시설물 불구 매출 연동돼"
공사 "영업행위 공간 문제없다"


인천공항에서 면세품 인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면세점협회가 과도하게 납부한 인도장 임대료를 돌려달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한국면세점협회는 최근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 내 면세품 인도장 공간을 빌려주면서 지나치게 많은 임대료를 받아 부당이득을 챙겼으니 이를 협회에 반환해달라는 주장이다.

현재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는 시내와 인터넷 면세점 매출의 일정 비율(대기업 0.628%, 중소중견 0.314%)로 산정되고 있다. 협회는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지난해 인도장 임대료로 378억원을 납부했다.

협회는 면세품 인도장은 근본적으로 공적 시설물인데 시내면세점 매출과 연동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장은 시내 또는 인터넷 면세점에서 계산을 완료한 면세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도장이 이처럼 면세품의 국내 유통을 막는 등 사실상 세관 당국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으므로, 공항 내 다른 공공시설물과 같이 낮은 고정 임대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인도장에서 면세사업자들의 영업 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존 임대료 책정 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공사 관계자는 "인도장은 인터넷 또는 시내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이 최종적으로 인도되는 곳인 만큼, 영업 행위를 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업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했다. 또한 "인도장은 면세품을 구매하는 사람만이 이용하는 시설이라 공적시설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소송으로 당분간 면세품 인도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도장 임대차 계약은 지난 2월28일 만료된 상태로, 소송이 진행되면서 '무단점유'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이외에 매달 7천만원에 달하는 가산금을 협회에 부과하고 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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